세상 살기가 팍팍하다고 합니다. 성나고 열 받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그렇습니다. 그것을 보고 자신도 몰래 거친 말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분노를 어디에 풀어야 할지 고민스러워 합니다.

우리 민족은 이렇게 짜증을 내는 민족이 아니었습니다. 늘 흥이 넘쳐나는 민족이었지요. 지난 IMF 위기 때 외국인들이 우리를 보고 세 번 놀랐다고 합니다. 잘 나가던 나라가 그렇게 갑작스럽게 IMF의 도움을 받게 된 것에 놀라고, IMF를 극복하겠다고 전 국민이 줄을 서서 금붙이를 내놓는 모습에 다시 놀라고, 그렇게 빠른 시간에 IMF를 극복하는 모습에 또 다시 놀랐다고 합니다.

실패하는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란 듯이 88올림픽을 성공시켰고, 2002 월드컵 때는 빛나는 응원문화와 휴지 하나 남기지 않는 관전 문화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와 월드컵 야구에서 모두 4강안에 든 나라가 세계에 몇 나라나 되겠습니까? 그 나라는 세계에 딱 한 나라가 있습니다. 그 나라는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골드만삭스가 2050년에 국민소득 9만 달러를 넘어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나라입니다. 그 나라는 참으로 신비한 괴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여서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을 가능케 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위대한 나라이지요. 바로 우리 조국 대한민국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통하면 세계에서 단결이 가장 잘되는 민족입니다. 그렇게 신명이 나면 불가능이 없는 민족이지요. 대의를 위해서는 기꺼이 희생할 줄도 알고 참을 줄도 아는 민족이 바로 우리 민족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신명’을 찾을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안컨대 그 ‘신명’을 국가에 기대하기보다는 작은 도시에서부터 되찾는 운동을 시작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한 도시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하면 어떻겠습니까.

여수 인구는 약 30만 명입니다. 5천만의 국민이 마음을 합하기는 힘들겠지만 30만의 시민이 마음을 합하기는 쉬울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과 서로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을 갖게 하기에 딱 좋은 인구입니다.

‘I LOVE YEOSU'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우리가 세계박람회를 훌륭히 치렀듯이 시민들에게 서로 사랑하자고 호소하면 좋을 것입니다. 사람도 사랑하고 도시도 사랑하고 거리도 사랑하자고 호소하면 좋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우리가 함부로 대하지 않듯, 사랑하는 거리에 휴지나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리더가 그러한 도시를 만들자고 먼저 호소하면 좋을 것입니다. 우선 최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에게 이러한 도시를 만드는데 앞장 서 달라고 당부하는 것이 순서겠지요.

공무원이 변하면 도시도 그만큼 빨리 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무원의 경쟁력이 그 도시의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여수산단의 기업들을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연간 100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갖고 있는 이 기업들은 여수의 자산입니다. 그 기업들을 방문해 기업 활동에 어려움이 없는지,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는지를 묻고, 도와줄 테니 우리가 함께 가자고 호소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뭐가 가장 어렵냐고 물으면 보이지 않는 규제가 많다는 대답이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산단 용지가 부족해 공장증설이 어렵다는 대답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면 그에 대한 답을 찾아주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지요. 보이지 않는 규제는 풀고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해야겠지요. 즉 친절한 도시가 되는 것입니다. 감동이 있는 도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있겠지요.

교육문제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교육 문제는 30만 여수시민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아픔입니다. 이 문제는 수십 년 동안 풀지 못한 고질적인 문제이니 이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교육 문제만 해결되어도 여수 발전이 10년은 앞당겨질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중소기업인들과 영세상인들을 만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겪고 있는 애로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구동성으로 ‘힘들어 죽겠다’는 말을 할 것입니다. 요즘 경기가 정말로 힘들거든요.

이분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가슴을 울리는 얘기가 많이 나올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대부분은 도시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고 도시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분들에게 ‘내가 당신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해주면 좋을 것입니다. 그러면 힘든 이 분들에게 큰 용기가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여수의 건설 노동자들과도 만나야 할 것입니다. 서로 할 얘기가 많겠지요. 이분들을 설득하려고 하기보다는 먼저 이분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분들도 할 얘기가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심정도 충분히 전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도시발전을 위해서 도와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해도 좋을 것입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자주 만나서 깊이 있는 대화를 많이 나눠야 할 것입니다.

분야별로 할 얘기가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서로 사랑하자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그 마음이 도시의 문화가 되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멋있는 도시 한 번 만들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도시에 흥이 넘쳐흐르면 다른 도시에서 따라서 배우겠지요. 그것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길이 아니겠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도자가 통치를 하지 않고 소통을 해야 가능할 것입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들입니다. 정도 많고 재주도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생활 속에서 이 땅에 살고 있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부족합니다. 그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오직 리더의 몫입니다. 리더의 고민이 많아야 하는 까닭입니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