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동 ‘여수 갓 구운’ 베이커리

▲ 여수 돌산 갓을 넣어 만든 오동빵.

여수지역 특산물인 ‘돌산갓’이 빵과 쿠키 등 품격 높은 베이커리로 재탄생해 인기를 끌고 있다.

여수시 봉산동 ‘여수 갓 구운’ 베이커리.

“지난 2011년 5월 오픈했으니까 2년이 넘었네요. 갓 빵이 탄생하기까지 연구와 준비 기간을 합쳐 3년 정도 걸렸습니다.”

“박람회 때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우리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고, 들고 다니면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여수의 특산물 하면 돌산 갓인데 갓을 이용한 제품이 김치 외에는 없더라고요. 갓김치를 들고 다니면서 먹을 수는 없잖아요.”

특히 “갓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는 데이터가 전무한 실정이었습니다. 갓을 생산하는 데만 주력할 뿐 2차 가공 식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어 많이 아쉬웠죠.” ‘여수 갓 구운’ 베이커리 김경환 대표의 말이다.

갓을 이용해 베이커리 제품을 탄생시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발효를 통해 일정시간 숙성시켜야 빵이 만들어지는데 갓의 성분이 빵 반죽의 효모균 활성화를 억제해 발효가 잘 되지 않은 것이다. 1년 반의 끈질긴 연구노력 끝에 갓의 성분을 중화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까지 냈다. ‘여수 갓 구운’은 갓을 넣은 빵을 제조하는 특허와 갓의 성분을 중화시키는 특허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 모든 빵에 갓을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 고객들은 맛은 기본이고, 건강에도 좋은 빵을 선호합니다. 갓 빵인 ‘오동빵’에는 갓 뿐만 아니라 호두, 아몬드, 건포도, 우유 등이 들어가 영양도 풍부합니다.” “우리나라는 서양과 달리 빵이 주식은 아니지만 온 국민이 즐겨먹는 간식입니다. 맛과 영양이 균형을 이룬다면 소비자들이 찾게 되리라는 확신이 있었죠.”

▲ ‘여수 갓 구운’ 베이커리 김경환 대표(가운데).

오동빵, 갓쿠키, 갓전병, 갓파이 제품 출시
맛과 영양 풍부, 효소 등이 들어간 웰빙 식품

초반에는 가게 운영이 안 될 정도로 어려워
“고객들이 사랑해준 덕분…더욱 열심히 만들 것”

▲ 여수 돌산 갓을 넣어 만든 갓 파이.
“사실 첫 반응은 그리 좋은 건 아니었어요. 홍보도 부족했고, 생소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대기업처럼 물량공세를 할 수도 없고, 가게 운영이 안 될 정도로 어려웠죠. 하지만 맛과 영양에 자신이 있었던 만큼 꾸준히 홍보하고 열심히 빵을 만들었습니다. 입 소문이 주효했습니다. 먹어본 사람들이 맛있으니까 블로그, 트윗 등을 통해 소문을 낸 거죠. 특히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베이커리다 보니 고객들이 더 많이 찾아주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여수 갓 구운’은 돌산 갓을 건조시켜 만든 분말을 밀가루 반죽에 혼합시켜 빵과 쿠키를 굽는다. 빵과 쿠키에는 친환경 돌산갓 분말 15%정도가 들어가며, 모든 빵은 저온 숙성, 천연단백질 효소가 들어가는 웰빙 식품이다.

갓의 상큼함이 함유된 토핑과 기능장들이 손수 개발한 팥 앙금이 어우러진 ‘오동빵’과 ‘갓 쿠키’, 웰빙 ‘갓 파이’ 등이 대표제품이다. 파이의 경우 돌산 갓과 백련초, 당근, 감귤, 마늘 등을 넣은 100% 수제생산으로 인공감미료나 첨가물을 쓰지 않고 직접 분쇄해거나 착즙해 반죽에 섞어 만든다. 이 외에도 민들레, 흑마늘 등이 들어간 건강쿠키와 전병 등 총 12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돌산 갓 성분 중에는 알릴리소티오시네이트(allylisothiocynate), 글루코시놀래트(glucosicolate)를 비롯해 여러 가지 함 황 화합물은 항균성, 항 곰팡이성, 항 혈액 응고성에 효과가 있다. 통상적인 배추에 비해 칼슘의 함량이 약 4배 정도 높고, 비타민A가 약 300~500배, 비타민C·B1도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문이 나면서 서울, 광주 등에 체인점을 내자는 제안도 꾸준히 들어온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당일 소비되는 곳이 아니면 베이커리를 판매하지 않는다. 오동빵과 갓 파이 등은 유동 인구가 많은 여수엠블호텔과 박람회장 스카이타워 등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김 대표는 “오동빵은 유통기한이 4일인데 가급적이면 당일 판매를 목표로 합니다. 당일 출시된 빵과 3~4일이 지난 빵은 맛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만일 고객이 3~4일 지난 빵을 먹고 맛없다고 하면 맛이 없는 빵이 되는 것입니다.”

김 대표의 친동생(기능장 김경오)도 수도권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정기적으로 올라가 베이커리업계 동향을 파악한다. 또 기술이나 마케팅 등의 교류를 통해 신제품 개발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 빵집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미 갓을 이용한 자장면, 수제비, 국수 등을 만들어냈다. 얼마든지 갓을 응용한 제품이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역의 토종빵집들이 영세하다보니 기술을 개발하고, 신제품을 내놓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골목 상권의 생태계를 보존하는데 힘을 모으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수에 와야만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고 싶었는데 연구하고 열심히 빵을 만들어내니 현실이 됐다”며 고객들이 사랑해준 덕분이라고 겸손해했다. 

▲ ‘여수 갓 구운’ 베이커리 실내 모습.
▲ ‘여수 갓 구운’ 베이커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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