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최초 전국기능경기대회 제과·제빵 금메달
다음 목표는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금메달
하지만 경제적 비용 등 부담 만만치 않아
학교․교육청․동문회 등 지역사회 지원 필요

▲ 여수정보과학고 박종렬 군.
최근 열린 제48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제과·제빵 부문에서 전남 최초로 금메달을 받은 여수정보과학고 관광조리과 2학년 박종렬(17) 군.

박 군이 처음 제과·제빵을 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운영하는 제과·제빵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다.

박 군은 “손으로 무얼 만드는 과정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미화(49) 씨는 “종렬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찰흙으로 미니어처만 만들었다”며 손재주가 남달랐다고 회고했다.

여수정보과학고 관광조리과에 진학한 박 군은 고1 때 한식과 양식, 중식 자격증을 모두 취득할 정도로 남달랐다.

지난 4월 열린 전남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하면서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전 자격을 얻은 박 군은 부산의 제과제빵 전문학원을 다니며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고된 훈련에 매진한 결과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 제과·제빵 부문에서 전남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 군은 “힘들어 수차례 포기하려고도 했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며 “부모님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내 꿈을 키워나가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군은 “연습은 원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내 것에만 집중하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최선을 다한 만큼 결과에 만족하고 감사하다”면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앞으로 최고의 제과 명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학력이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될 것이라 믿고 제과·제빵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기술뿐만 아니라 인성도 연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종렬 군이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만든 작품.
박 군의 다음 목표는 2015년 7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내년 전국기능대회 금메달리스트와 평가전을 치러야 한다. 특히 가정 형편이 그리 넉넉지 않은데다 매달 들어가는 500~600만원의 비용이 박 군에게는 큰 부담이다.

최근 여수 최초로 제과기능장을 획득한 박 군의 스승 정은성(48) 박사는 “종렬이는 기술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인성도 좋은 아이다. 무엇보다 승부 근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해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종렬이의 의지가 강하지만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오롯이 부모가 뒷바라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며 종렬이의 꿈이 여기서 좌절되지 않을까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공부만 잘하는 아이만 인재가 아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를 꿈꾸는 종렬이도 지역의 인재”라며 “학교, 동문회 등 지역사회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특히 제과·제빵 부문에서 모든 면에서 취약한 여수지역의 시스템 속에서 종렬이 같은 뛰어난 아이가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의 제과제빵 전문학원에서 종렬이와 함께 공부하는 한 대학생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학원비, 옷, 식비, 교통비 등을 모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종렬이가 특성화고인 여수정보과학고 학생이지만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사비를 들여 전문학원을 다녀야할 만큼 학교나 교육청 등의 지원 시스템은 취약하다”고 꼬집었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아이들에게 축하를 해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들 앞에 놓인 현실은 더욱 큰 짐으로 다가온다”며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 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 박종렬 군이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만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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