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풍과 20여가지 한약재로 만든 소스에 숙성시킨 꽃게장

▲ 소선우 방풍꽃게장 김명희 대표.
“성질은 따뜻하며 맛이 달고 매우며 독이 없다. 36가지 풍증을 치료하며 오장을 좋게 하고 맥풍(脈風)을 몰아내 어지럼증, 통풍, 눈물이 나는 것, 온몸의 뼈마디가 아프고 저린 것 등을 치료한다. 식은땀을 멈추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풍을 치료하는 데 두루 쓴다.”

“게는 열기를 풀어준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방풍과 게에 대한 이야기이다.

<본초강목>은 “게가 산후의 위경련과 혈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을 다스려준다”고 했다. 게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타우린과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등의 성분이 고혈압·간장병 등 각종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는 것은 서양의학에서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방풍을 이용해 특허까지 낸 소스(장)에 꽃게를 넣어 숙성시킨 방풍꽃게장이 입소문을 타면서 여수지역 대표 먹거리인 게장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수시 봉산동에 소재한 소선우 방풍꽃게장.

일반 게장은 바위 밑에 사는 돌게를 주로 사용하지만 소선우 방풍꽃게장은 서해안에서 잡은 꽃게, 그 중에서도 암게를 사용한다. 배를 갈랐을 때 흘러내릴 듯한 붉은 알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을 돌게 한다. 수게보다 3배 이상 가격이 비싼 암게를 고집하는 이유다.

‘밥도둑’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방풍꽃게장과 막걸리 식초로 버무린 서대회, 생선구이가 어우러진 밥상은 식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소선우 방풍꽃게장에서 내어놓는 음식은 모두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다. 방풍꽃게장만으로도 밥을 두세 그릇 거뜬히 먹는다. 그러다보니 밑반찬이 남는 경우가 많다.

김명희(54) 대표는 “남는 음식을 일절 재사용하지 않다보니 음식 쓰레기가 자연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집에서 먹는 상차림처럼 소박하고 정갈스럽게 차린다. 대신 더 달라고 하면 아낌없이 내준다”고 말했다.

효소에 숙성시켜 고추장에 무친 생 죽순은 아삭아삭하다. 또 호박을 말려 볶은 호박나물은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방풍을 이용한 반찬은 사계절 내내 나온다. 방풍 나물, 방풍 장아찌, 방풍샐러드, 방풍부침개, 방풍을 넣어 만든 잡채까지 그야말로 방풍요리 전문점답다.

김 대표는 “방풍은 잎, 줄기, 뿌리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며 “방풍은 모든 요리에 응용이 가능한 웰빙 먹거리다”고 말했다. 소스(장)에는 방풍 뿐만 아니라 20여 가지의 한약재도 들어간다. 소스(장) 자체가 보약이다.

▲ 방풍꽃게장.

게장을 만들 때면 간장 냄새가 많이 날 수밖에 없는데 방풍이 간장 냄새와 게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 뒷맛을 깔끔하게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게만 먹고 소스(장)를 싸 달라고 하는 손님도 제법 많다고 귀띔했다. 돌게장은 1주일, 꽃게장은 3일 정도 숙성을 시킨다. 숙성을 하지 않고 곧바로 상에 내놓으면 비린내가 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여수시가 지역 60여곳의 게장 요리 업소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봉산동 게장 거리 업소 20여곳 가운데 유해균 등이 있는 7곳 등 모두 9곳을 적발하고 판매 금지 조치했다.

소선우 방풍꽃게장에서는 게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 것은 물론 초음파 살균 세척기에 20분 동안 담가 둔다. 그러면 식중독 균의 원인으로 알려진 미세한 개흙(뻘)까지 걸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식약청의 불시 점검에도 합격점을 받았다.

소선우 방풍꽃게장은 여수시가 지정한 청결 CCTV설치 업소다. 식당과 주방의 상황을 식당 입구의 모니터를 통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여수시 지정맛집, 남도음식명가, 엑스포맛집, 순천정원박람회맛집으로 지정됐다.

소선우 방풍꽃게장은 관광버스와 택시기사가 추천하는 맛집 중의 맛집으로 더 입소문을 타고 있다. 김 대표가 방풍을 이용해 만든 방풍 요리 레시피만 방풍나물 무침, 건나물볶음, 녹즙, 수육, 떡, 약식, 분말, 효소 나물밥 등 20여 가지가 넘는다. 앞으로도 분말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개발할 계획이다.

농민들이 방풍 생산에만 집중한 나머지 또 다른 소득 창출인 2차 가공식품에는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 김 대표는 방풍 재배로 유명한 여수시 남면 금오도에 방풍영농조합을 설립해 방풍생산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부활동에도 적극 참여한다. 여수시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남본부와 공동 캠페인으로 하고 있는 ‘밥 한공기의 기적’에 참여해 공기 추가로 발생된 수익금을 후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월드비젼, 사랑의 열매, 굿네이버스, 장기적출비용 모금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들도 굿네이버스, 장기기증에 동참해 기부가족으로 불린다. 김 대표는 또 쌍봉복지관에 독거어르신을 위해 1주일에 3차례 반찬 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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