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관심과 사랑, 사회에 돌려주고 싶어”

▲ 여남고등학교 3학년 진성일 군.
여수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 여수시 남면 금오도에 위치한 전교생 45명의 섬마을 학교 여남고등학교(교장 변태수)가 개교 이래 첫 서울대학교 합격생을 배출해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 8월 KBS 제95대 골든벨을 울린 진성일(3학년) 군. 진 군은 지난 6일 발표한 2014학년도 서울대학교 수시모집 기회균형선발에서 인문계열(광역)에 합격했다.

진군의 합격은 학원도 없는 섬에서 오직 학교교육과 EBS교육방송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이루어낸 성과여서 의미가 더 깊다.

진 군은 금오도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줄곧 이곳에서 다녀 사교육은 언감생심이었다. 더욱이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아 3학년 1학기 때까지만 해도 서울대 진학 꿈을 접고 해양대에 진학해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진 군은 골든벨 우승을 계기로 국사 공부를 새로 시작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11월 수능시험에서 국·수·영 과목에서 각각 1·1·2 등급을 받았다.

진 군은 “선생님들의 열성적인 지도와 가족, 친구 등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서울대에 합격한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진 군은 앞으로 철학을 전공, 교수의 길을 걸으면서 자신이 받은 관심과 사랑을 사회에 돌려주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한편 여남고는 지난해 졸업생 13명 중 3명의 학생이 광주교대에 진학하는 등 전남 도서지역 학교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둬 주목을 받았다.

여남고는 올해 진성일 군 외에도 고려대학교 수시 1차는 합격했지만 아쉽게도 최종 합격을 하지 못한 김선호 군이 수능시험에서 370점을 획득했다. 그리고 영어 과목 2등급 이상이 4명이나 되는 등 11명에 불과한 3학년 학생들은 발군의 실력을 내고 있다.

이처럼 소규모 학교만의 장점을 살린 여남고는 특히 독서토론수업이 활성화 돼 있다. 자치법정을 학생회 주도로 이끌어가고 있으며, 학교생활기록부는 2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꼼꼼하게 기록되고 있는 등 왕따나 학교폭력이 전혀 없는 학교다.

이런 입소문을 나면서 2년 전 신입생 5명으로 폐교 위기에 몰렸던 여남고는 지난해부터 육지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학교로 탈바꿈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신입생 정원을 모두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섬 마을의 작은 학교가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