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평수원지의 산림숲은 아름드리 편백나무와 후박나무 숲이 주류를 이룬다. 그런데 그 숲속에 소곤대는 나무와 곤충들의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미평수원지에는 여수지역 특색나비인 청띠제비나비가 유난히 많다.



이 나비의 애벌레가 후박나무 잎만 먹고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후박나무는 순천 조계산 이북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열대성 나무이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 좋아 보이는 후박나무 숲과 편백나무 숲에 슬픈 이야기가 있다.

다른 식물들이 그 숲속에서는 살아갈 수 없다. 겨울에도 싱싱한 잎이 그대여서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이 나무 아래에서 다른 싹들이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여수 숲 해설가 총무인 김혜진씨는 "숲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있어야 다양한 곤충들이 존재하고, 다양한 곤충들이 있어야 다양한 새들이 찾아오는데 그런 면에서 조금은 아쉽다"고 한다. 우리 주위의 숲 속에는 청띠신선나비가 자주 보인다.



이 나비의 애벌레는 맹감나무 잎을 먹고 사는데 어찌된 일인지 맹감나무는 소나무 있는 곳에 많이 있다. 그래서 청띠신선나비는 소나무껍질위에 붙어 있으면 좀처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흡사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나비가 나래를 펴고 하늘을 날면 그것처럼 우아한 것은 없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렇게 숲에는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이 숲 해설가이다.



숲 해설가 회장을 맡고 있는 김정일씨는 “숲 해설가는 단순히 숲 속을 거닐면서 동식물의 이름과 특성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으로 숲을 읽어낼 수 감성을 발달시켜 주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울창한 숲속에 발을 들여 놓으면 왠지 기분이 상쾌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른바 산림욕 효과 때문이다.



이 산림욕 효과를 높여주는 정체가 바로 ‘피톤치드(phytoncide)’이다. 피톤치드는 강력한 항균력을 가지는 외에도 우리 인간에게는 면역력 강화시켜주고, 스트레스 해소, 긴장완화, 이뇨, 거담, 강장, 혈압강하 효과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자폐증세가 있는 어린이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노인들에게 자신감과 적극성을 갖게 해주며 여성들의 피부미용에도 특별한 효과가 있어 갈수록 각광을 받고 있다.



이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나무중에 하나가 바로 편백나무이다. 미평수원지의 산림숲에 많이 있는 나무이다. 최근 ‘산림요법’이라는 건강법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것은 숲속에 들어가서 나무가 발산하는 향기를 마심으로써 정신의 안정되고, 진정효과를 기대하려는 것이다. 이렇듯 숲은 신체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자연적으로 치유시키는 데 가장 좋은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숲 속에서 서있는 것만으로도 아니 숲속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김혜진씨는 강조한다.이제 숲은 살아 있는 병원이다. 이러한 숲을 찾는 사람들의 친절한 안내자이자 자연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통역하는 통역자가 바로 숲 해설가다.



숲 해설가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종합예술가라고 한다. 숲 해설가는 자연공원, 도시공원, 각종 휴양림, 식물원 등 자연보호지역이나 자연관찰센터 등에서 그곳을 찾아오는 탐방객이나 이용객을 상태로 유익하고도 흥미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활동가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니까 자연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연환경과 생태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말하지 않는 자연의 입이 되어 인간의 언어로 통역하는 통역자인 셈이다.이들이 통역해내는 내용은 동물이나 식물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언어, 역사, 문화, 과학,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망라한다.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자연체험이 풍부하고 특별한 지식과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과 함께 한다면 지금까지 보아왔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자연의 모습이 우리 앞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최근 숲을 찾는 인구가 늘면서 숲해설가에 도전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여수에서도 이러한 숲 해설가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숲 해설가 모임 김정일 회장은 “좋은 숲 해설가가 되려면 먼저 자신이 숲을 사랑해야 하며, 그 사랑을 기반으로 숲이 주는 감동을 사람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숲 해설가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일에 대한 보람이 크고, 평생 동안 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맑은 숲에서 일하기에 자신의 건강도 좋아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숲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줄 수 있기에 보람이 크다”고 강조한다.



현재 숲 해설가 양성을 위해 여수 환경운동 연합에서는 숲 해설가 교육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박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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