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엑스포장을 돌아다니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거인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몸져누워 있는 듯하다는 끔찍한 생각.

그때 스카이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2012년 5월 11일, 여수엑스포의 개막을 선언할 때 박람회장에 웅장한 뱃고동 소리가 흘러나오던 그곳. 버려진 시멘트 저장고인 사일로가 파이프오르간으로 재탄생하여 친환경 여수엑스포의 상징물로 다가왔던 그 탑이다. 그때 우리는 20세기의 낡은 유물로 21세기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상징물로 손색이 없다고 환호했었는데, 파리에 에펠탑이 있다면 여수에는 스카이타워가 있다고 자랑했었는데…….

그런데 다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수엑스포장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힘도 바로 스카이타워를 세우던 정신에서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스카이타워 뒤로 하늘은 여전히 푸.르.다.

<사진, 글 : 여수고등학교 학생동아리 ‘여수엑스포장을 살리려는 학생들(Save the Yeosu Ex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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