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前 전남해양수산과학원장/전남대학교 출강·이학박사
지난 7월 여름철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일부해역에서 검출되면서 수산물에 의한 식중독 발생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어패류 취급과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름철 수산물 안전관리를 위해 오는 10월까지 16개 시·도와 함께 전국에 있는 수산물 유통·판매 업소에 대한 지도점검과 수거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경기침체와 세월호 사고에 비브리오 패혈증까지, 수산물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여수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수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블니피쿠스균에 의해 발병된다. 비브리오 블니피쿠스균은 장마철에 빗물이 해수에 유입돼 바닷물 농도가 1% 정도로 낮아질 때와 바닷물의 온도가 20~37℃에서 증식 활동이 활발해 주로 8~9월에 발생하고 있다.

매년 국내에서 간질환자와 간염위험성이 높은 고위험 군에서 20~40명 정도가 발생한다. 발열과 설사, 다리 통증 등의 증상과 함께 심한 경우 50%이상의 치사율을 보인다.

특히 간·당뇨 등의 만성질환자와 면역력이 약한 사람, 당뇨병, 심장병, 알코올중독자, 피부에 상처 있는 경우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반드시 수산물을 익혀 먹고, 일반가정과 생선 횟집 등에서는 조리도구를 철저히 세척·소독해야 하며, 낚시터나 해수욕장 등에서는 반드시 수돗물에 씻어 섭취해야 한다.

비브리오 블니피쿠스균은 민물에 넣으면 삼투현상으로 곧바로 균이 사멸하므로 수돗물에 30초만 씻어도 제거된다. 아울러 살균장치가 된 횟집 수족관의 수산물이나 가정집 냉장고 적정온도 수준인 5℃이하로 저온처리하면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

건강한 사람은 걸릴 확률이 매우 낮다. 일부 언론이 노약자나 지병이 있는 이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대목만 집중 부각하면서 수산물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올 1월말 제철을 맞아 한창 출하될 굴을 양식하는 어업인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소비자원이 굴 등의 패류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식중독을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굴을 비롯한 수산물을 외면하기 시작했고 극심한 소비침체로 이어졌다.

당시 일부 언론보도를 보면 100건 중 4건에 불과한 시료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에 근거했지만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하지만 언론들은 한국소비자원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보도자료를 인용했을 뿐 사실이 왜곡된 내용이 없다며 정정보도나 반론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후 관련기관과 전문가의 검증에 의한 정정 보도를 요구한 결과 처음에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과도한 걱정을 늘어놨던 언론들도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KBS, MBN, 중앙일보 등 유수의 언론에서 노로바이러스 위험이 과장됐다며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기 시작했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이렇듯 한번 부정적 정보에 노출된 이상 이를 되돌리기 힘든 현상을 두고 심리학에서는 ‘부정성 효과’라고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부정적 정보에 노출된 경우 그 7~8배에 달하는 긍정적 정보를 집중적으로 노출시켜도 좀처럼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고 한다. ‘부정성 효과’를 쇄신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긍정적인 뉴스들이 국민들에게 전달돼야 한다. 언론들의 충분한 사실에 근거한 보도가 요구된다.

아무쪼록 여수수산물은 고도불포화 지방산인 EPA 및 DHA, 유리아미노산인 타우린 및 각종 비타민류, 무기질 등의 기능성 성분이 많아 여름 보양 건강식품 중에서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위생 수칙만 잘 준수하면 건강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되는 만큼 적극적인 수산물 소비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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