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수시민의 한 사람으로 오현섭 여수시장이 잘못되길 바란 적은 없다.
주변에서 ‘너무 독선적인 면이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적지 않은 우려를 하고 있을 때도 ‘기다려 보자’ 하며 다독거린 적도 많다.
그러나 요즘, 그가 하는 일 하나 하나가 도대체 감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한다.

그가 시장이 된 이후 여수시민들이 그로부터 받은 '특별한 감동'은 무엇일까. 여수시민과 중앙정부가 함께하기는 했지만 엑스포 유치에 그의 공로를 일정부분 인정한다.
그 이후 우리 도시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 엑스포 개최도시답게 활기는 띠고 있는가? 지역의 경제는 어떠한가? 지역의 교육문제는 또 어떠한가?

그가 취임 후 벌인 약 460억원의 이순신 광장 조성공사와 약 400억원의 야간경관 사업, 그리고 서둘러 공사가 진행 중인 약 92억원의 웅천생태터널과 약 84억원이 들어가는 웅천인공해수욕장 공사, 이 해수욕장을 위해 주차장과 주변시설을 만들겠다고 팔았던 땅 약 170억원의 분양해지 등을 보면서 시민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 시장 나름대로 도시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소신을 가지고 이 사업들을 추진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 시장의 그러한 소신에 대해 의아해 하는 시민들이 많다.

시장이 최근 각 읍면동을 찾아다니면서 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이 사업들에 대한 해명을 하는 것만 봐도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스스로 느끼고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오 시장이 시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내가 여수시를 위해 이러한 일들은 잘했지요?”라고 왜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가.

얼마 전 시청의 모 관계자가 “동부매일이 오 시장의 하는 일에 비판만 하지 말고, 잘 한 것이 있으면 잘 한다고 칭찬 좀 해 달라”고 부탁을 해 왔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그에게 “오 시장이 임기 3년여 동안 잘 한 사업이 있으면 3가지만 말해 달라”하고 부탁을 했다.
이 질문은 굳이 시청 관계자에게 한정된 질문이 아니다. 일반 시민들에게도 이 질문은 유효하다.

비판보다 칭찬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래서 가급적 비판보다는 칭찬을 하고 싶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해 공개적으로 답변을 요구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오 시장 임기 중에 잘 한 것이 있으면 3가지만 추천해 주기를 권한다.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면 홍보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
뚜렷이 답변을 못한다거나 이 글을 읽는 시민들이 이 답을 찾는데 한참을 고민하게 되면 나름대로 오 시장에 대한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엑스포가 여수의 미래를 담보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오 시장은 여수시민의 마음을 읽고, 지역의 바람을 읽어야 한다. 시민들이 지금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무엇을 기대하며, 무엇을 꿈꾸고 있는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민들의 욕구와 희망을 가시적인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이를 현실화시켜 내야 한다.

지금 오 시장이 도시발전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벌이고 있는 수백억원의 대형공사들을 보면서 ‘그 돈으로 과연 그것밖에 하지 못할까, 더 시급하고 투자에 비해 효과가 큰 사업을 왜 추진하지 못하는 것일까?’ 안타까움이 많다.
약 92억 들어가는 웅천생태터널을 왜 만드는지, 약 84억원이 들어가는 웅천 인공해수욕장을 왜 만드는지, 약 460억원이나 들여 이순신광장을 왜 만드는지, 400억원의 야간경관 사업을 왜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왜 동부매일은 오 시장이 하는 일에 대해 사사건건 비판만 하느냐?”고 나무랄 수 있다.
그리고 “이왕 시작한 사업이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언론의 역할 아니냐?”고 물어올 수도 있다. 맞다.
그러나 여수시민 중에 웅천에 인공해수욕장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웅천고개에 다시 생태터널을 만든다는 것 역시 얼마나 많은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어서 이 사업을 시행하는 것일까를 생각하면 그 답이 나온다.

박람회장으로 연결되는 시내권 도로확장을 하려면 약 1,90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고 한다.
오 시장은 한 해 약 8천 300억원의 여수시 예산으로는 예산이 부족해 이 사업을 할 수 없으므로 중앙정부에 국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시내권 도로는 국비지원 사업이 아니므로 지원이 어렵다고 대답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

엑스포가 개최되면 1일 평균 약 8만명이 여수를 찾게 된다고 하는데 시민들은 엑스포를 통해 무엇을 얻게 될 것인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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