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재향군인회 회장 김재철







기나긴 겨울의 모진 추위를 견디고 활짝 핀 홍매화 꽃을 TV 화면으로 보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우리의 생활터전인 이곳저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만큼 봄은 저만큼 앞서가고 있다.



‘늘 처음처럼’ 이란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은 우리 귀에 익은 단어지만 언제나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이유는 문구 속에 순수함과 겸손함,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도전의 뜻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입학이 시작되는 3월에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다. 엊그제 3월 2일 일제히 개학을 하여 저마다 청운의 뜻을 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학생 본인은 물론이고 학부모들도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지난 2월은 어느 장소와 모임이든 우리 여수지역에 대학입시 성적의 저조한 결과로 인해서 많은 이야기와 고민을 들었다. 나는 수험생은 없지만 수험생을 둔 주위의 많은 이웃과 친지들이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었다.



우선 평준화 이전에는 매년에 10여 명 정도는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였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 학생에 대한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칭찬과 부모님들에 대한 부러운 마음이 들곤 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 평준화가 이루어진지 졸업 2년이 경과된 지금은 올해의 경우 단 3명만이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는 사실에 다들 놀라고 있다.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지역 인재가 잘 성장하여야만 좁게는 개인적으로 넓게는 지역과 국가를 위해서 발전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때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곧게 자란 나무가 건축시 대들보의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인재의 성장은 지역의 발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매년 중학교 성적 우수자들 250여 명 정도가 타지 학교로 입학하고 있으며 2009년 올해에도 341명이 외부 학교에 진학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한다.

이 사실은 이미 지역 신문에서 심층 취재하여 지면에 활자화하였기 때문에 관심 있는 시민은 대다수 인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역고등학교가 평준화되면서 그 대안을 모색하던 중학교 3학년 학부모들이 많은 고민을 하여 타 지역으로 학생들을 진학시켰으나 이 학생들 250여 명 중에서 한 명도 서울대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서울대학교 진학이 최고의 목표는 아니지만 과연 타 지역으로의 방향 전환이 최선의 선택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때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결국은 학부모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학교생활의 절제력과 기숙사 생활이 학력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에 학부모들이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여수시는 순천시와 목포시에 비해서 인문계 사립 고등학교가 2개밖에 없다.

고교 평준화의 취지에서 보면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기피대상이 되었던 기존의 인식을 탈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학교차원에서 볼 때 그동안 관행적으로 답습되고 있는 과정은 없는지 외부의 지원에 대한 의타적인 경영은 혹시 없었는지 고민해 봐야 할 때이며 어느 일선 학교 선생님의 말씀처럼 “우리도 옛날처럼 훌륭한 학생이 입학하면 좋은 대학에 진학시킬 수 있는데 타 지역으로 가버리니 어쩔 수 없다”는 변명만 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교육의 현장에서 지도하는 선생님들도 함께 고민하고 좋은 대안을 찾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예를 들어 대학 본고사 제도가 부활될 것으로 예견되는데, 그렇게 되면 앞으로 더더욱 명문대학에 진학시키기가 어려워질 것이라 생각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학 I․Ⅱ가 인문계 자연계 구분 없이 공통과목으로 결정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이산수학에 대한 비중이 증대되는 것은 불을 보듯 확연하다 할 것이다. 이에 유능한 외래 전공강사들을 초빙해서라도 이를 보완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고 진학지도에도 보다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에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여수시와 교육청 등에서도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위한 특별대책을 내놓고 공청회 등을 개최하여 시민들과 함께 그 대안 찾기에 노력을 한다고 하니 기대를 하면서 적극적 대안이 되기를 바란다.



오동도 전역에 차가운 해풍에도 굴하지 않고 붉게 활짝 핀 동백꽃의 당당한 자태에 취하지 않을 수 없다. 여수의 자존심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온실 속에서 핀 어느 봄꽃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강인한 생명력을 느끼며 그 의미가 특별해 보인다.

입학과 시작의 3월에 학생과 학부모들의 소망과 계획들이 모두 다 이루어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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