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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사람이 사람답게
발행인 박완규  |  pawg3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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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13  15: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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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우리 사회가 뒤숭숭할 때가 또 있었을까 싶습니다.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어제만 해도 영종대교에서 106중 충동사고가 발생했고, 체육관이 무너져 사람들이 죽었고, 국무총리 청문회는 ‘무슨 이런 일이 있나’ 싶습니다.

그제는 여수에서 아이들만 있는 집에 불이 나서 아이 한 명이 불에 타 숨졌습니다. 엄마가 일하러 나간 사이에 집에 불이 났고 그 불에 정신지체 아이가 숨졌습니다. 전국 어디나 이렇게 다치고, 죽고, 싸우고, 깨지는 것 투성이입니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뉴스 보기가 겁나는 요즘입니다. 날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일들이 천연덕스럽게 일어납니다. 방송과 신문에 나오는 대로라면 세상은 욕망과 폭력과 비리의 도가니처럼 보입니다. 우리 사회에 선량한 사람들은 죄다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엊그제 서울교육청에 학부모들이 모여 데모를 했다고 합니다. 데모를 한 사람들은 강남의 한 아파트단지 주민들인데, 이분들이 데모를 한 까닭은 인근 보금자리주택의 학생 19명이 단지 안에 있는 중학교에 배정되자 그것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기 위해 데모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임대주택에 사는 가난하고 못사는 애들과 자기 자식을 같이 공부시킬 수 없다는 것이 그분들의 논리였습니다. 기준은 단지 돈이었습니다. 이처럼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비상식이 상식을 뛰어넘는 사회가 되었고, 물질이 윤리를 뛰어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처럼 보입니다. 윤리나 도덕은 케케묵은 옛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다들 ‘돈돈’합니다. 아무리 착하고 열심히 살아도 돈 없으면 우습게 알고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이러한 사회를 이제는 당연시 하는 사람이 그 전보다 훨씬 더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가난한 사람조차도 같은 가난한 사람을 무시하고 돈 많은 사람을 우러러보고 따른다는 사실입니다.

이제는 이러한 비이성적인 사회현상을 고치려고 나서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누구 한 사람 나서서 ‘우리 사회가 이러면 안 된다’고 외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럼요. 자신들이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 이 자리까지 왔으니 지금의 비이성적인 사회현상은 그들 눈에 당연하게 보이겠지요. 그래서 다른 집 자식들은 군대를 가든지 말든지, 고생을 하든지 말든지, 내 자식은 군대 안 보내도 되고, 고생 안 시켜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조금 나쁜 짓을 해도 성공만 하면 되고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어제는 어느 학교 교육복지사 선생님이 찾아와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5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등하교하는 중학교 1학년 아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다니고 찢어진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아이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선생님은, 우리 사회에 이렇게 안타까운 아이들이 아직 이렇게 많은데 우리 어른들이 한 번만이라도 이 아이들을 제대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국가에서 도덕이나 윤리는 사라지고 성한 데가 없습니다.

세상의 재화는 넘쳐납니다. 그렇지만 인심은 더 각박해졌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사람으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저 또한 뉴스를 내보내는 언론사를 하고 있지만 뉴스도 반성해야 합니다. 이제 국민들은 살벌하고 자극적인 뉴스는 덜 보고 싶어 하고 덜 듣고 싶어 합니다.

사라진 감동을 그리워합니다. 사연 하나에 눈물 흘릴 수 있었던 옛날이 그립고, 사람이 사람으로 승리하는 이야기가 그립습니다. 엊그제 어느 분이 어렵게 사는 아이를 데리고 가서 속옷을 사주려는데 그 아이가 이러더랍니다.

“제 옷은 괜찮고요. 우리 할머니 속옷을 사 주세요.”

이 아이는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아이였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속옷보다 할머니의 구멍 난 속옷이 더 걱정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우리가 잘 먹고 잘 살고 떵떵거리며 사는 것도 좋지만 우리 어른들이 좀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꽃은 꽃이라서 아름답고 사람은 사람이라서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가진 사람이 못 가진 사람을 함부로 하지 않고,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가진 사람에게 열등감을 갖지 않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사람을 사람으로 대할 수 있는 세상이 진정 우리가 살아보고 싶은 세상이고, 우리가 살아볼 만한 세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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