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 근본적인 변화 필요

▲ 여수시 교동 중앙시장 2층. 빈 점포에 옷걸이 등이 쌓여 있다.

여수시가 2002년부터 현재까지 지역 전통시장에 아케이드 설치 등 인프라 구축에 국비포함 400억여원 가까이 지원했지만 지역의 전통시장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차별화된 아이템과 지자체의 혁신적인 지원, 시장 상인들의 노력이 합쳐져 성공한 시장이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지역의 전통시장은 이와는 거리가 멀기만 하다.

여수 교동의 중앙시장과 구 여천지역의 도깨비시장, 서교동의 서시장에는 빈 점포가 여러 곳 발견된다.

한때 교동과 중앙동을 중심으로 여수지역 최대의 상권이 형성됐지만 여서동과 구 여천지역이 개발되면서 인구가 많이 빠져나가 중앙시장 등 원도심 상권은 크게 위축됐다.

중앙시장의 경우 1982년 205개에 이르던 점포가 2008년 162개, 현재는 120여개로 줄었다. 주주들이 대부분인 1층은 그나마 빈 점포가 거의 없지만 주로 임대 세입자가 있는 2층은 10여 점포만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 여수시 교동 중앙시장 2층. 빈 점포가 수두룩하다.
중앙시장에서 34년째 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점포 주인은 “(기자에게)‘점포임대’를 붙여놓은 곳이 몇 곳인지 한 번 둘러봐라. 임대를 내놔도 전혀 나가지 않는다”며 “‘점포임대’를 언제 붙여 놓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사람이 들어와 구경이라도 해야 하는데 하루에 한 두 사람 구경하기도 힘든 날도 많다. 하루에 옷 한 벌도 팔지 못할 때가 부지기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매달 전기요금·임대료 등을 합해 23만원을 내고 있다는 그는 “건물 구조상 여름에는 층 전체를 에어컨을 가동하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온다. 더욱이 점포수가 줄어들어 부담해야 하는 전기요금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옷은 유행을 무시할 수 없는데 제때 반품하지 못해 제고가 쌓이고 있다”며 “빈 점포가 보기 좋지 않으니 한 점포가 2~3개의 빈 점포에 옷을 진열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시장에서 32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다른 한 점포 주인은 “아이엠프(IMF) 때가 오히려 장사가 잘됐다”며 “며칠 째 옷을 한 벌도 팔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영업하고 있는 점포들도 그만두고 나가는 판인데 누가 들어오겠냐”며 “상인들 힘만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문규 여수소상공인 회장은 “타 지역 전통시장 견학 등 중앙시장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청년 창업자들이 중앙시장 빈 점포에 입점할 경우 일정기간 임대료 등을 면제해 주는 등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층이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도 함께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시장과 학동 롯데케미칼 사택 건너편의 도깨비시장 곳곳의 빈 점포도 오랫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막대한 재원을 쏟아 붓고도 여전히 효과는 의문부호가 달리는 여수시의 전통시장 활성화 시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 여수시 교동 중앙시장 2층. 빈 점포가 수두룩하다.
▲ 여수시 교동 중앙시장 2층. 빈 점포가 수두룩하다. 중앙에 '점포임대'가 붙어 있고, 옆 점포에서 빈 점포가 보기 좋지 않다며 옷을 진열해 놓고 있다.
▲ 여수시 학동 롯데케미칼 사택 건너편의 도깨비시장 내. 빈 점포가 곳곳에 눈에 띤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