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전통시장 빈 점포 청년상인 ‘인큐베이터’로 활용
전통시장, 임대료 저렴·아이템 차별화 등 창업 장소로 적합
청년상인 활용으로 일자리 창출·전통시장 활성화 ‘일거양득’

관광형시장 ‘교동시장·수산물특화시장’…중단되거나 시너지 효과 못살려
‘특화 콘텐츠’ 개발 절실…상인들 자구노력 없인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 여수 교동시장.
그동안 정부와 여수시는 시설현대화로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유통시장 개방, 대형마트·SSM 진출 등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매출 하락, 빈 점포 증가 등 지역 전통시장은 갈수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획일적인 시설개선과 일회성 행사지원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고 있는 전통시장의 근본적인 자생력을 높이기에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시설 현대화사업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전통시장으로 돌리는 데 어느 정도 일조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성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통시장들에게는 ‘소프트웨어 강화’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겨줬지만 개선된 하드웨어만큼이나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성공한 전통시장 사례를 참고해 지역문화와 융합된 상품개발과 차별화된 마케팅 및 조직의 혁신이 요구되지만 변화에는 여전히 수동적이다.

정부는 아케이드 설치 등의 하드웨어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도 효과가 크지 않자 개성과 특색 있는 시장 육성, 청년 상인을 활용한 전통시장 살리기로 정책을 바꿨다.

올해 중소기업청은 올해 활력을 잃고 있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청년상인 유인책 확대 등 총 2822억원을 투입한다. 이에 전통시장 내 청년들의 창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청은 2만여개에 이르는 전통시장의 빈 점포를 청년상인 ‘인큐베이터’로 활용하기로 했다.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를 평가해 창업교육과 컨설팅, 영업 공간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 활용을 위해 올해 20개 대학·시장을 연계하는 프로그램 및 예능계 학생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개조사업도 시범 실시한다.

아울러 비가림막(아케이드)이나 주차장 설치 등 하드웨어 중심의 획일적 지원에서 탈피해 민간 참여를 통한 시장별 차별화를 추진키로 했다. 특히 시장별 ‘선택과 집중’으로 가능성 있는 시장을 선별하고 이를 통해 2017년까지 375개 특성화 시장을 육성키로 했다.

시장별 입지에 따라 도시·주택가는 도심골목 시장, 관광지 인접지는 문화관광형 시장,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은 글로벌 명품 시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시장 현대화 등에 국비 2조원 등 3조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전통시장 매출은 2006년 24조 9000억원에서 2013년 19조 9000억원으로 오히려 20.1%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차별화와 특성화를 바탕으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것으로 안착할 경우 일자리 창출과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일거양득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여수시도 청년 취업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청년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본이나 경험 등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전통시장은 인근 상가보다 임대료가 저렴하고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으로 투자대비 효율성이 높아 창업 장소로 적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위한 기반시설 조성과 마케팅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여수시의 한발 앞선 행정이 요구된다.

여수시는 중앙동 진남상가를 도심골목 시장으로, 교동의 여수수산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공모에 참여, 지난 4일 현장실사를 마쳤다.

그러나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된다고 해서 전통시장이 꼭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지난 2010년, 여수박람회 기간 관광객 유치와 전통시장을 활성화를 위해 교동시장이 지역의 고유문화와 관광자원을 연계한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돼 총사업비 16억여원이 투입됐으나 현재는 흐지부지된 상태다.

2013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된 수산물특화시장도 국비 2억1400여만원을 지원받았으나 수년째 벌어지는 대표와 상인들 간 다툼은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고 있다.

특화시장 내에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이 미니콘서트, 맨손으로 고기잡기, 어린이 놀이터 등을 운영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상인들의 무관심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시장 상인들의 지속적인 자구 노력 없이는 정부나 지자체가 아무리 지원을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원이 중단돼도 자생력을 갖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하는데 지원에만 의존하다보니 결국 자생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는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도 정부나 여수시에 손만 벌릴 것이 아니라 상인회를 중심으로 한 주도적인 역할이 절실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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