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지역아동센터 운영하기>



돌산지역아동센터장 , 여수시 지역아동센터연합회 회장







요즘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주문이 있습니다. 모 회사의 광고중 “비비디 바비디 부"는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주문입니다.

이 노래는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에서 나온 내용으로 계모 밑에서 자란 신데렐라는 왕자님을 만나러 무도회에 가고 싶은데 입고 갈 옷도, 마차도 없었습니다.

그때 그녀를 위한 마법의 요정이 나타나 주문을 외워 무도회에 갈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 그때 그 마법의 요정이 외운 주문이 "비비디 바비디 부"입니다.



지역아동센터에 있으면서 하루에 서너 번 정도는 이 주문을 외우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해 주고 싶을 때, 추운 겨울날 따뜻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일 때, 그리고 먼 거리 아이들을 기름값 걱정하지 않고 안전하게 귀가시킬 수 있기를 바랄 때도 이 주문을 외우고 싶습니다.



또 있습니다. 체험학습 나갈 때 차량이 부족하여 자원봉사자의 승용차를 빌려 10대 가량이 움직일 때는 중고 봉고차라도 한대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생각이 들어 또 이 주문을 외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은 지역 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아동과 청소년들의 이용시설입니다.

지속적인 불경기와 빈곤의 악순환으로 빈곤 가정의 동반 자살과 결식아동의 사망사건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동 자신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가 건강해야함은 당연합니다.



아동은 진공 상태에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속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건강한 지역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삶의 모델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개인 시설에서 개인이 책임지고 가기에는 지역아동센타 운영이 힘겨울 때가 훨씬 많음을 고백합니다.



이주여성가정, 한 부모가정, 조손가정, 친인척가정이 심리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접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설중 하나가 지역아동센터입니다.

여수시에는 이러한 지역아동센타가 총 29개가 있습니다. 이 시설을 이용하는 아동은 기관별로 하루 평균 40명 정도로, 1일 여수의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의 수가 총 1,200여명이 됩니다.



다른 시.도는 이 아이들에게 연중 급식비를 지원하는 도시도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친환경 유기농 음식을 먹이자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도시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 여수시는 여름방학, 겨울방학, 봄방학 중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 중 각 동사무소를 통하여 주부식권이나 급식을 받지 않는 아동에게만 그것도 방학 기간 동안만 중식 지원을 해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학기 중에는 이 아이들의 저녁밥을 고스란히 지역아동센터에서 먹여야합니다. 청소년이 있는 기관은 늦은 저녁 간식까지 먹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2012년 세계해양엑스포를 개최하는 우리 여수시는 분명 세계적인 도시입니다. 전남의 가장 큰 도시임을 자처 하는 여수시에서 지역아동센터 연중 급식에 관심을 가져주시길 소망합니다.



방과후 다른 아이들은 학원가서 공부할 시간에 슈퍼 앞 오락기 앞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쭈그리고 앉아, 부모님이 올 때까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어둑어둑 할 때까지 공터에서 옹기종기 앉아 흙먼지 일으키며 장난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무작정 손을 잡고 지역아동센타로 데려와 밥을 먹이고, 부모님 오실 때까지 데리고 있다가 돌려보내다 보니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납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늘고 자원봉사자들이 늘어가면서 보호를 넘어 이제는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센터가 되었다는 부름지역아동센터장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누가 이 아이들을 보살필까요. 농촌의 지역 특성상 학원도 없는 지역에서 학교 끝나면 가방을 맨 채로 공부방으로 달려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급식을 먹고 아쉬운 마음으로 가정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는 꿈쟁이 센터장의 사랑처럼 이렇게 지역아동센터는 작지만 큰일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빈곤 아동이 100만명이라고 합니다. 10명중 한명이 방임 아동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아직도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가장 보호 받고 인간답게 살아야할 이 땅의 미래 주역들이 꿈 한번 펼쳐 보지 못하고 구석진 곳에서 자라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저를 잘 이해하는 지인들이 가끔 묻습니다.

힘든 일을 왜 하냐고...

이 땅에 태어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보호 받지 못하고 열등감에 빠지기 쉬운 아동과 청소년에게 희망이 되고자 지역아동센터를 지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존경하며 여수를 사랑하는 모든 지역 주민 여러분! 작은 관심과 나눔의 실천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내 지역에 지역아동센터가 있으면 문을 열고 들어가 보세요. 여러분의 용기가 꿈 많은 아이들을 당당한 이 땅의 주인공으로 자라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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