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찬바람은 우리 지역 곳곳에서 불안하고 초조해 하는 마음을 할퀴고 있다.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리는 노동판 근로자들, 거리에 좌판을 벌여놓고 발길 뜸한 손님을 기다리는 노점상들, 줄어든 손님에 시름이 깊어지는 식당 주인들...
우리가 아무리 힘들어도 이렇게 힘들어 하는 이웃들을 껴안으며 우리에게 닥친 불황을 견뎌내야 한다.

여수시가 이렇게 힘든 시민들을 돕기 위해 상반기에 예산의 상당부분을 조기 집행한다고 했다. 그 규모만 6천억이 넘는 금액이다.
이 돈만 여수시민들에게 제대로 풀리면 시민들의 한숨소리가 덜하겠다는 생각에 여수시에서 상반기에 조기집행 할 사업들의 목록을 달라고 했다.

많은 시민들, 특히 지역의 영세사업자들 대부분이 여수시에서 어떤 공사를 준비하고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지역 사업자들이 여수시에서 어떤 사업을 하는지 알아야 입찰이라도 할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자료를 달라고 했다. 그러나 여수시의 답변은‘줄 수가 없다’이다. 이유는 공사에 관계된 사람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했다.

홍보를 해주겠다고 해도 공개를 못하는 이유가 대단히 궁금하다. 지금 시민들 사이에는 이러한 공사가 누구의 측근들에게 공사가 몰린다느니, 휴대폰만 가지고 있는 중간 브로커가 장난을 치고 있다는 등의 공사와 관련된 소문들이 횡행한다.
시민들 세금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면 시민들에게 못 알릴 이유가 없다. 결국 밀실에서 입맛에 맞는 업자에게 공사를 주겠다는 얘긴가?

투명하게 오픈해서 공정한 경쟁 속에서 공사가 낙찰되게 하는 것이 옳다. 이왕이면 지역의 사업자들이 그러한 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더욱 좋다.
그런데 사업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어떻게 하겠다는 얘긴가. 우리 신문이 공짜로 홍보를 해 주겠다는데도 못 주는 이유는 또 뭔가.
공사 비리는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는 데다 당사자 간에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어서 좀처럼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지역 사업자들을 위해 공개하기를 촉구한다.

또 있다. 여수시에서 40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한다는 야간경관 사업 중에서 이번에 시행하는 69억여원의 사업에 대해 어디에 어떤 시설을 하는지 자세한 사업 계획서를 달라고 했다.
우리 신문이 ‘방귀냄새는 나는데 방귀뀐 사람은 없다’고 보도해 오현섭시장에게 고발당한 사업이기도 하다.
잘못했으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고나 벌을 받아야 되겠기에 사업계획서를 달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형사피고인이 자료제출을 요구했는데 오현섭 시장은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절했다.
피고인이 달라고 하는데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거절한 것이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법적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사업을 추진했으면 무엇이 두려워 자료 공개를 못하겠다는 것인지, 혹시 공개 못할 또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인지를 묻고 싶다.

야간에 아름답게 불을 밝히면서 “이 지역에는 이러한 예산을 들여서, 이렇게 예쁘게 만들겠다”고 시민들에게 당당하게 밝히는 시장의 모습이 보고 싶다.
그래서 모든 것을 오픈 시켜놓고 공개토론회라도 한번 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애꿎은 기자 감옥에 넣겠다고 발버둥 칠 것이 아니라 자료부터 오픈해 보라.

또 있다. 오 시장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업무추진비의 상세 지출 내용도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공개 못하는 이유로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 및 영업상 비밀에 관한 정보가 포함되어...(중략) 주민 정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행정에 막연한 불신 등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
그러나 대법원 판례에서도 단체장의 업무추진비는 상세히 공개하라고 했고, 광주지법에서도 올 1월 목포시장의 업무추진비공개 소송에서 "개인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등을 제외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은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여수시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돈은 시장이나 공무원의 개인 돈이 아니다. 시민들이 뼈빠지게 벌어서 낸 세금이다. “이 도끼가 니 도끼냐?”고 묻고 싶다.
우리 신문은 시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 생선이 부패한 것은 그 썩은 냄새로 알 수 있듯, 사람의 부패는 그 마음가짐에서 엿볼 수 있다.

한 마디 해주고 싶다. “정확한 자료를 당당하게 공개하고 그 다음에 믿어달라고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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