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는 약 4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여수시 일대에 야간경관사업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해와 올해 모두 약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1·2차 사업을 현재 시행하고 있다.

며칠 전 여수시는 전국 최초로 야간경관의 풍력가로등에 ‘거꾸로 도는 계량기’를 설치한다고 발표하면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다.
그러한 발표를 접하면서 참으로 뻔뻔스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 신문은 야간경관사업의 시작단계에서부터 이사업의 문제점과 야간경관사업자 선정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이의를 제기해 왔다.

그 과정에서 오현섭시장으로부터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담당기자가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고, 어제도 검찰에 다녀왔다. 일단은 오시장의 작전(?)이 성공한 듯하다. 검찰에 불려 다니는 일은 참으로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검찰에도 수차례 다녀왔지만 서울에도 수차례 다녀왔다. 그곳에서 대학교수와 전문가들을 만나 야간경관에 대해 집중적인 공부를 했다. 신문이라고 무조건적인 반대를 할 것이 아니라, 그 대안들을 제시하면서 이 사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파헤치기 위해서다.
그 덕분에 야간경관에 대해서 그동안 몰랐던 많은 것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약 400억원의 여수시 야간경관사업은 웅천생태터널 못지않게 더 집요하고, 구체적으로 파헤치게 될 것이다. 한 달여 전 검찰에서 여수시의 야간경관담당공무원과 야간경관사업의 옳고 그름에 대한 대질심문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야간경관 사업의 비효율성과 비경제성에 대해 조목조목 얘기하면서 야간경관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 ‘거꾸로 가는 계량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야간조명을 밝히지 않는 주간에는 풍력이나 태양광발전을 이용해 발생된 전기를 거꾸로 한전에 되팔고, 야간조명을 밝히는 시간에는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여수시 야간경관담당 공무원이 있는 자리에서 검찰조사관에게 설명해 줬다.

그렇게 대질심문이 진행된 한 달여 후에 여수시는 야간경관조명에 ‘전국 최초로 거꾸로 가는 계량기’를 설치키로 했다는 발표를 했다. 마치 대단한 것이나 되는 것 같이. 그러나 그것을 홍보하기 이전에 우리가 제시한 그 안을 채택했으면 고맙다는 전화라도 하든지, 아니면 틀린 것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으니 검찰고발을 취하하든지 해야지, 마치 자신들이 생각해 낸 것같이 생색은 생색대로 내면서 아직까지 담당기자는 계속해서 검찰에 불려 다니게 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문제가 있는 사업을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는 기자를 집어넣겠다는 오현섭 시장의 발상에 새삼 경의를 표한다. 잘못이 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시민들의 세금이 이렇게 철저하게 베일 속에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우리신문은 만약 이 사건이 검찰에서 무혐의로 결정되면 이 사업의 자세한 문제점과 함께 오현섭 시장을 무고죄로 검찰에 다시 고소할 예정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이다.

여수시의 야간경관 사업은 ‘거꾸로 가는 계량기’를 설치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될 만큼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문제다.

현재까지도 여수시는 야간경관 사업에 대한 일체의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시의원들에게까지도 이 사업에 대한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동부매일과 법적공방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제출을 할 수 없다는 이유다. 자료제출을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을 보면 무엇인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우리 신문이 알고 싶은 자료는 어디에, 무슨 시설을, 어떤 장비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다. 한두 푼이 들어가는 사업이 아닌 것이다. 시민이 주인이라고 하면서 머슴이 돈 쓰는 것을 주인에게 알려줄 수 없다는 이치와 다를 것이 없는 구차한 변명이다.

시민들의 돈을 쓰면서 시민들과 언론사와 시의원들에게까지 자료공개를 거부한 상태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의혹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도 두려워서 자료공개를 두려워하는가? 그래서 우리 신문은 이 사업에 ‘냄새가 난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앞으로 소요될 약 400억원의 예산은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업자 선정과정에서부터 많은 의혹을 안고 출발했던 이 사업은 시민들의 혈세가 허실 없이 제대로 사용될 것인지, 매년 억단위가 넘게 소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료와 그 보다 더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구 교환비용과 관리비용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당장의 400억원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여수시가 약 400억원의 야간경관 사업 중에서 1차로 발주한 약 69억원의 오동도, 자산공원, 해안공원, 돌산공원, 소호동 일대의 사업만 놓고 볼 때, 여수시가 일체의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까지 입수한 자료만 가지고 얘기하면 이렇다.

2,300여개의 야간경관 불을 밝히기 위해 여수시는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해 발전을 한다고 했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그 전기를 저장하는 축전지가 필요하다. 여수시가 사전에 발표한 자료를 가지고 계산해 볼 때 최소 3억원에서 최대 15억의 비용이 축전지 비용으로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이 축전지의 수명은 대략 3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의견이다. 다시 말하면 3년마다 최소 3억원에서 최대 15억원의 별도 추가예산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2,300여개의 조명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월127만원의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시민들은 매월 800만원에서 최대 4,100만원의 축전지 비용을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것이 말이 되는 얘기냐고 묻고 싶어서, 또 이러한 계산을 추정치가 아닌 정확한 계산을 하기 위해 여수시에 자료제출을 요구했지만 여수시는 끝까지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69억원의 1차 사업을 가지고도 이러한데 앞으로 약 4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야간경관사업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여수시가 우리신문이 대안으로 제시한 ‘거꾸로 가는 계량기’를 설치하기로 했으면, 이제 그만큼의 축전지 비용을 아끼게 되었으니 사업비 또한 그만큼 삭감되어야 옳다.

(주)나이토피아 측과 계약한 약69억원의 사업비에는 이 축전지 비용이 오롯이 계산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여수시가 계획을 변경해 ‘거꾸로 가는 계량기’를 설치한다고 했으면 이제는 그렇게 해서 절약된 전기료가 얼마이고, 절약된 사업비가 얼마인지를 밝혀야 한다.

사업비가 절감되었는데 사업자에게 그 돈을 다 주겠다고 하면 우리는 또 ‘냄새가 난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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