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여수·의왕 사업장 16명씩 비대위 출범

삼성그룹 계열 삼성SDI 여수공장 직원들이 롯데그룹에 공장을 매각키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다.

기존의 사원협의회 위원 7명을 비롯해 모두 16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낮 12시 30분 여수사업장 본관 앞에서 사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고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비대위는 성명에서 “삼성SDI 케미칼을 비롯한 화학계열 3개사가 롯데그룹으로 매각 합의됐다는 소식이 미디어를 통해 발표됐지만 이후 최고경영자인 조남성 사장으로부터 한 마디 직접적인 설명이나 해명이 없는 상황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SDI 케미칼 임직원은 매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케미칼 사업부는 그룹의 핵심 수익창출원으로서 1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우량한 사업 구조를 구축해왔다”며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화학산업을 쉽게 포기하는 최고 경영진의 무능에 배신감과 허탈감을 느끼며, 그룹 내에서 화학사를 축출하는 행동이 ‘실용’으로 둔갑하는 작금의 사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배터리 사업 육성이라는 핑계로 매각을 발표하고 임직원들에게 일방적인 수용만을 강요하는 이 작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재용 부회장과 조남성 사장은 석고대죄의 자세로 임직원에게 사과하고 화학사업 매각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여수사업장 비대위는 앞으로 의왕사업장 비대위와 협의해 위원장을 선임하고 매각 철회를 위한 공동 투쟁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삼성SDI는 생산현장인 여수사업장 540명을 비롯해 영업과 구매, 개발, 연구 직원들이 근무하는 의왕사업장 660명 등 12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 중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삼성SDI 케미칼부문·삼성정밀화학·삼성비피(BP)화학 등을 롯데그룹으로 매각키로 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30일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를 3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중 삼성SDI 케미칼부문 매각액은 2조585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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