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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선거에 임박해서
발행인 박완규  |  pawg3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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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6  10: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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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봉사단체에서 교양강좌를 부탁해 와서 강의를 다녀왔습니다. 무슨 얘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아예 두 가지의 강의 주제를 갖고 갔습니다. 하나는 제가 평소에 느낀 ‘봉사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었고, 또 하나는 ‘여수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었습니다.

“이 두 개 중에서 오늘 강의는 어느 것으로 할까요?”

강의 시작 전에 이렇게 여쭤봤더니 여수의 방향성에 대한 얘기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평소에 느끼고 있었던 여러 가지 지역문제에 대해, 그리고 우리 도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 나름의 생각을 긴 시간 동안 전하고 왔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첫 질문은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제 아래서 단 기간에 나라를 흥하게도 할 수 있고 망하게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누구입니까?”

모두가 대통령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모두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대통령 한 사람에게 국가의 모든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검증도 없이 국가의 방향이 달라지고 정책의 방향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이 좋은 의미일 때는 상당히 순발력 있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이 되지만, 좋지 않은 의미일 때는 국가의 방향이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고,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중요한 까닭은 대내외적인 ‘국가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국가 권력을 나누고 배분하는 방식은 행정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를 정부형태라고 합니다. 이러한 정부형태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가 있습니다.

대통령제는 미국에서 발달한 제도입니다. 이 제도의 원래취지는 입법부와 행정부간의 권력 분립을 엄격하게 해서 서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제도는 어느 일방의 독주를 견제해서 국가의 권력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세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오바마 대통령도 의회를 무시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아니, 그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대통령제는 법안제출권은 의원에게만 주어지고 대통령은 입법부가 제안한 법안에 대해 그것을 수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렇게 입법부와 행정부가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면서 세계 최고의 나라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변형된 대통령제입니다. 대통령이 행정부의 고유권한인 집행권뿐만 아니라 입법부의 고유권한인 법안제출권까지도 같이 갖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북도 치고 장고도 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나라의 상투 끝을 잡고 통째로 잡아 흔들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하다보니 대통령의 품성이 곧 국가의 품성이 되고, 대통령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따뜻한 말을 많이 하면 온 나라에 따뜻한 말이 넘쳐나고, 대통령이 사나운 얘기를 많이 하면 온 나라에 사나운 말들이 넘쳐 납니다.

국민의 대통령이 내 편, 네 편을 나누기 시작하면 국민도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누기를 좋아하고, 대통령이 싸움을 좋아하면 온 국민이 싸움꾼이 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그러던지 말든지 국민만 잘하면 좋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얘기가 어디 국가에만 해당되겠습니까.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시도 유능한 지도자를 만나면 번성하는 것이고 유능하지 못한 지도자를 만나면 퇴보하는 것입니다. 국가의 운명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도시의 지도자가 되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도시의 상투 끝을 잡게 되는 것입니다. 지도자가 그 상투 끝을 잡고 왼쪽으로 잡아 흔들면 도시 전체가 왼쪽으로 기울게 되고, 오른쪽으로 잡아 흔들면 도시 전체가 오른쪽으로 기우는 것입니다.

이 말은 지도자가 어느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도시의 방향과 운명도 그에 맞게 결정된다는 의미입니다. 지도자가 애달프면 도시도 애달파지는 것이고, 지도자가 생각이 없으면 도시도 생각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좋은 제도, 좋은 정당, 그리고 좋은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 중에서도 특히 좋은 대통령, 좋은 국회의원, 좋은 장관, 좋은 시장이 많아야 우리네 삶도 편해지고 질도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대통령, 좋은 국회의원, 좋은 장관, 좋은 시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 할 것입니다. 이 분들이 의제 설정자로서, 정책결정권자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다할 때 정치도 좋아지고 사회도 좋아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불행은 좋은 사람이 많아야 할 이곳에 좋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과거처럼 뽑고 나서 후회하고, 그들을 향해 욕하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사람을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당’만 보고 뽑지 말고 ‘사람’을 보고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지역이라고, 같은 동문이라고 뽑지 말고 사람을 보고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처럼 뽑아 놓고 고통 받을 일을 우리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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