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오늘은 만나는 사람마다 “수고하셨다”는 말 한마디정도는 남겨야 할 것 같은 가슴 따뜻한 세밑입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이맘때면 뿌듯함보다는 아쉬움이 많은 시기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시기가 되면 희망을 얘기하고 무엇인가 다짐이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연말에 갖는 희망과 다짐은 곧 변화의 모색입니다. 그 변화의 모색은 지금의 나보다는 지금과는 다른 나를 꿈꾸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연말, 이 시기에는 무엇인가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시기이고 굳은 결심
을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지금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결심을 준비하고 계십니까? 혹시 아직 어떤 결심도 준비하고 계시지 않다면 이 시기를 절대 놓치지 마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저도 몇 가지 결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꼭 지키고 싶은, 꼭 지켜야 하는 결심 세 가지입니다.

저를 비롯한 누구에게나 자신이 갖고 있는 습관 중에서, 고치면 대단히 유익할 것 같은 그런 습관들 몇 개는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그 습관을 고치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고, 아마도 그 결심은 지켜질 것이라 믿습니다.
해가 바뀌는 새해에는 이러한 습관들을 고치기에 아주 적기입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할 생각입니다.

새해라는 것은 사람에게만 결심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도시에도 결심이라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민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결심, 예산을 내 돈같이 아껴서 사용하겠다는 결심, 후세를 위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결심…

오늘은 함평군에서 보도 자료 하나가 왔습니다. 함평군 손불면 일대 1,700여ha를 해당화 권역으로 개발해 함평을 전국적인 해당화의 명소로 만들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지역이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2010년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대상지로 선정되어 55억원을 지원받아 해당화 체험장, 해당화 꽃길 등이 조성된다는 자랑이었습니다.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들판에 날아다니는 나비 몇 마리로 세계적인 대박을 터트리더니, 가을국화로 그 다음의 대박을 냈고, 이제는 해당화로 그 다음을 준비하는 그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어제 밤에는 가족들과 함께 보성의 녹차밭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가보니 전국에서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녹차밭에 수놓은 대형트리와 아기자기한 조명으로 연말까지 50만명의 관광객을 보성 녹차밭에 끌어 모으겠다는 심산이었습니다. 그 배포도 부러웠습니다.

겨울 녹차밭은 운치가 있고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출근하자마자 보성군 공보과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녹차밭에 조명 설치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가?”고 물었습니다.
“총 2억 2천만원이 들었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2억 2천만원을 들여 2달여 동안 전국민에게 보성군을 알리는 그 노력이 또 부러웠습니다.
우리시가 시내 일원에 야간경관사업을 한다고 사용한 약 100억원 가까운 금액에 비하면, 보성군이 사용한 2억 2천만원은 나를 몹시도 부끄럽게 만들고, 초라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보성군이 2억 2천만원의 조명으로 전국에서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을 때, 우리는 약 100억원의 사업비를 들인 야간경관사업으로 과연 얼마나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시민들조차도 불러 모으지 못하는데 전 국민을 불러 모을 리는 없겠지요. 그것이 또 나를 부끄럽게 합니다.

보성군의 이 조명은 내년에도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니 며칠 사용하고 철거할 꽃탑 만드는데 수천만원씩 사용하는 우리시의 발상보다는 훨씬 예쁜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우리시 예산의 절반도 되지 않은 군 단위 지역에서 꽃으로, 또 아기자기한 노력으로 지역의 아름다움을 수놓는 것을 보면서, 도시를 이끌어 가는 것은 예산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도시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은 올해로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좋은 생각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새해니까 희망이라는 것을 가져야 하겠지요.

희망 없이, 그리고 내일은 오늘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 없이 어떻게 우리가 오늘을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이제 이틀 후면 새해가 밝아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김없이 희망과 다짐으로 새해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새 희망과 다짐을 가슴에 새기기 전에 우선 할 일 하나가 있습니다. 지금의 나와 지금의 우리를 한번쯤 되돌아보는 일입니다.
지금의 나와 우리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우리가 꿈꾸는 희망이란, 미래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새해에 동부매일신문을 받아 보시면 “어! 많이 바뀌었네?”하는 생각이 들것입니다. 조금 바뀐 게 아니라 많이 바뀌어서 독자들을 찾아뵐 것입니다.
새해에는 아름다운 소식들을 많이 담아드리겠습니다. 희망적인 소식들을 많이 담아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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