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포해양공원이 시민을 위한 공원인지 관광객을 위한 공원인지 낭만포차를 위한 공원인지 모르겠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공원 일대 음주·흡연·쓰레기·무단횡단 등으로 무질서
시민, “관광객보다 시민이 우선. 해양공원 돌려달라”

여수시 종포해양공원 일대가 밤바다와 낭만포차를 즐기려는 관광객 등이 몰리면서 음주와 불법 주·정차, 교통정체, 흡연, 무단횡단, 쓰레기 문제 등의 무질서로 시민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낭만포차 인근은 새벽까지 이어지는 음주 등으로 다음날 아침이면 쓰레기장으로 변한다. 미화원들이 아침부터 쓰레기를 치우지만 양이 너무 많아 감당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곳이 공원인지 술판인지, 시민들을 위한 공원인지 관광객을 위한 공원인지 낭만포차를 위한 공원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소극적인 대처로 비난을 키워온 여수시청이 어떤 특단의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지난 9일 밤 종포해양공원 일대 낭만포차 모습. 인도를 가로막고 있다. ⓒ마재일 기자

지난 8일과 9일 밤에 둘러본 종포해양공원 일대는 무법천지라고 할 정도로 무질서했다. 벤치와 공원 곳곳은 술을 마시는 사람들 차지가 되다보니 정작 시민들이 앉아서 마땅히 쉴 곳이 없었다.

해양공원은 금연구역이지만 이를 무색케 했다. 아이들이 지나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파가 집중되는 곳에서 흡연이 이뤄졌다. 도로가 낭만포차 식자재 차량 옆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으며 실제로 차량 주변에는 담배꽁초가 많았다. 쓰레기통은 쓰레기가 넘쳤으며 곳곳의 쓰레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인도를 낭만포차가 차지하다보니 포차 식자재 차량 옆으로 보행을 하거나 도로는 무단 횡단하는 사람들과 차량들이 뒤엉켜 자칫 안전사고까지 우려됐다. 해양공원 일대는 낚시통제구역이지만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낚시를 했으며, 공원에서는 화기 사용이 불가능한데도 불을 이용해 조리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간간이 폭죽도 터졌다.

인도를 점령한 불법 주정차들과 상가 앞 인도 위에서 의자를 펴놓고 술을 마셔 보행자들에게 적잖은 불편을 주고 있었다. 여자 화장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 지난 9일 밤 여수 종포해양공원의 쓰레기. ⓒ마재일 기자
▲ 지난달 12일 오전 6시경 여수 종포해양공원 쓰레기. ⓒ마재일 기자
▲ 지난달 12일 오전 5시 24분 종포해양공원 종포밤빛누리에서 취객들이 삼삼오오 술을 마시고 있고 주변에 쓰레기가 널려 있다. ⓒ마재일 기자

여수시청 홈페이지도 해양공원 일대의 불편·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A씨는 지난 6일 시청 홈페이지에 ‘해양공원 부근 도로 허가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최근 이순신광장에서 하멜등대까지 걸어서 이동을 했는데 인도는 포장마차가 점령하고 있고 한 차선은 포장마차와 관련된 차가 줄을 이어 주차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보행자가 그 구간을 이동하려면 복잡한 포장마차 시설 때문에 마음 놓고 걸어 다닐 수 없을 뿐 아니라 인도로 가지 못하고 차도로 다닐 수밖에 형편에 놓였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한 불법주차는 보행자가 마음 놓고 횡단보도를 횡단하지 못하게 하고 교통흐름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로를 주차장으로 만들지 말고, 인도의 포장마차로 보행자 이동을 막지 말아 달라”며 “인도의 도로점용허가를 취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수입이 올라서 좋을지 몰라도 전혀 관계없는 시민은 물가가 많이 올라 여수를 떠나고 싶다는 상당수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며 “떠나고 싶은 도시보다 행복한 도시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아무리 볼거리·먹을거리가 풍부하더라도 그곳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없다면 관광객이 여수를 한 번은 온다고 해도 두 번은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지난 9일 밤 종포해양공원 낭만포차 옆에서 흡연을 하고 있는 모습. 옆으로 어린이가 지나가고 있다. 해양공원은 금연구역이다. ⓒ마재일 기자
▲ 지난 9일 밤 종포해양공원 낭만포차 식자재 차량 옆에서 흡연을 하고 있는 모습. 해양공원은 금연구역이다. ⓒ마재일 기자
▲ 지난 9일 밤 종포해양공원에서 흡연을 하고 있는 모습. 해양공원은 금연구역이다. ⓒ마재일 기자

시민 B씨도 7일 시청 홈페이지에 ‘해양공원을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종포해양공원을 지나갈 때마다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휴가 성수기에 해양공원 앞을 지나다 교통체증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한 적이 있다”면서 “이곳은 분명 종포해양공원인데 시민을 위한 공원인지 한숨만 나왔다”고 했다. 또 밤에는 차량들 사이로 무단횡단하려고 불쑥 튀어나오는 사람들 때문에 위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그는 “관광객과 시민이 많고 공원에서 술을 먹게 했으면 관리도 잘 해야 될 것 아니냐”며 “지나갈 때마다 경찰차 와 있고 싸움에, 고성방가에 이곳이 정말 공원인지, 아침에 산책 나가보면 쓰레기와 술병, 음식물 쓰레기에 번화가 유흥가도 이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정말 해양공원이 여수 시민들을 위한 공원인지 관광객을 위한 공원인지 낭만포차를 위한 공원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잡상인들도 그렇고 통행도 못할 정도로 복잡하고 불편했다. 낭만포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는 없냐”고 했다.

C씨도 지난달 21일 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여수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낭만포차가 많은 불법적 요인들을 안고도 무리하게 진행된 부분이 있다. 그런 만큼 더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시민의 사랑을 받는 관광명소가 돼야 함에도 관리를 해야 할 시청은 알면서 묵인을 하는 것인지 관심이 없는 것인지, 현재 낭만포차는 무법천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밤이면 술 취한 젊은이 무단횡단은 기본이며 고성방가와 싸움 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면서 “관광객 우선이 아닌 여수시민이 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D씨는 “공원인지 야시장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 지난 9일 밤 종포해양공원 일대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는 모습. ⓒ마재일 기자
▲ 지난 9일 밤 종포해양공원 일대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는 모습. ⓒ마재일 기자

여수시의회 원용규 의원도 지난 7일 제179회 임시회 10분 자유발언을 통해 “종포해양공원 후면 도로에 주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쌓이는데 수거 시간이 늦어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른 새벽 시간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근본적으로 수거 시간과 방법 등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이와 함께 고소동 벽화마을 주민들이 주차, 쓰레기, 소음, 화장실 문제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여수시청은 낭만포차는 시청에서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도로점용허가, 가설건축물신고, 영업(음식)신고를 받은 적법 시설물이다고 밝혔다. 식자재 차량은 포차에 꼭 필요한 시설로 사업자우선주차구역으로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낭만포차 인도점용에 따른 통행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낭만포차 구간 2개소에 통행로를 확보할 계획이다고 했다.

아울러 연중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지도 단속을 강화하고 쓰레기 및 음식물 청소는 주중 4명, 주말 4명이 오전 6시경부터 청소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낭만포차 이전 등에 대해서는 보다 발전된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논의나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 지난 9일 밤 종포해양공원 상가 앞에서 테이블을 펴놓고 술을 마셔 보행에 불편을주고 있다. ⓒ마재일 기자
▲ 종포해양공원은 낚시통제구역이다. ⓒ마재일 기자

의원들 “청소년들 음주 등 지적…근본적인 대책 세워라”
과장들 “해양공원 일대 개판, 낭만포차 공공의 적 됐다”

지난 8일과 11일 여수시의회 경제건설위 세입세출 추경예산안 심사에서는 해양공원 일대의 문제점에 대한 의원들의 대책 마련 요구가 쏟아졌다.

원용규 의원은 “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시설물이 파손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차라리 ‘공원’을 뺀 해양공원 명칭 자체를 바꾸라”고 했다. 서완석 의원은 “신분증 검사를 안 하니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밤에 자유롭게 술을 마신다고 한다”면서 현재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관계 부서가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서 의원은 이어 “가장 많은 이익을 보는 것은 포차 주인들이다. 언제까지 시청에서 해줄 것이냐”며 원인자 부담과 역할도 강조했다. 특히 음식 가격 불만도 많다면서 대책을 주문했다.

이번 추경에 해양항만레저과는 해양공원 시설 유지관리비용으로 1000만 원 증액을 요구했다. 이영철 해양항만레저과장은 “관광객과 취객이 의자나 화장실 문 등을 발로 차 파손되고 있다”면서 “밤이면 공원 일대가 개판이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기간제 근로자 4명을 추가로 채용해 오전 5시부터 저녁 12시까지 청소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호 도시재생과장은 “관광수요는 충족했는데 시민 피해가 너무 커 낭만포차가 공공의 적이 됐다”면서 “11일 관련 부서 팀장 회의와 12일 과장 회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주차 차량들이 인도를 막고 있어 보행을 불편을 주고 있다. ⓒ마재일 기자
▲ 주차 차량들이 인도를 막고 있어 보행을 불편을 주고 있다. ⓒ마재일 기자

▲ 주차 차량들이 인도를 막고 있어 보행을 불편을 주고 있다. ⓒ마재일 기자

▲ 종포해양공원 내에서 상인들이 불을 이용한 음식을 팔고 있다. 공원 내에서는 화기 사용이 금지돼 있다. ⓒ 마재일 기자
▲ 종포해양공원 내 상인. ⓒ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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