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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시장과 의장이 서로 적폐라고 한다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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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10: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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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현 여수시장이 한손에는 권력을, 또 다른 손에는 권력을 지렛대 삼아 부정 축재한 재산을 쥐고 수십 년째 지역을 지배해온 기득권 적폐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고 말해 당사자로 지목된 선출직들의 반발을 부르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 박정채 여수시의장과 주철현 여수시장.

주 시장, “지역의 기득권·정경유착 세력 척결이 여수의 가장 큰 당면과제”

더불어민주당 소속 주철현 여수시장이 국가산단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선출직에 대해 기득권·정경유착 세력으로 규정하고 척결해야 할 적폐라고 하자 여수시의회 박정채 의장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반박하는 등 적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뜨겁게 달아오른 돌산 상포지구 특혜 의혹 논란이 적폐 공방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주 시장은 지난달 27일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GS칼텍스 등 산단 주요 기업 회장을 방문한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기자간담회 중 “여수국가산단 기업을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는 지역 선출직들은 시급히 청산해야 할 지역 적폐”라며 작심발언을 쏟아내 파장을 낳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평화당 박정채 여수시의회 의장과 바른미래당 주승용 국회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읽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박 의장은 여수산단 기업을 대상으로 토목 공사 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 의원은 팔레트 납품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두 의원은 선출직이 되기 훨씬 전부터 해오던 사업으로, 적법하고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사업을 하고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주 시장의 적폐 발언은 상포지구 특혜 의혹 논란 등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주 시장이 국면 전환용으로 적폐 청산 카드를 던졌다는 해석과 함께 지역 민주당 세력의 결집을 유도하고 지방선거에 앞서 이슈화를 통한 유리한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 시장은 이날 “지난해 촛불 혁명 때 세 가지 미션이 있었다. 시민의 힘으로 박근혜의 권위주의·정경유착 정부를 끝장내는 것과 새로운 민주정부를 탄생시키는 것이었다”면서 “그 중 대통령 탄핵과 새로운 정부 구성 등은 이뤘으나 지역사회의 기득권 적폐와 정경유착 세력을 척결하는 세 번째 미션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번 말한 적이 있는데 언론인들이 아무도 안 써준다.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우리 지역에서 가장 먼저 척결해야 할 적폐 세력이고 정경유착이라고 하면 산단이 억울할 수도 있다”면서도 “자료를 보니 한 선출직 정치인은 지난 1998년부터 월 6억 원 상당의 사업을 20년째 하고 있다. 다른 도급업체는 3년이면 변경되는데 이것만 안 바뀌고 있다. 다들 알고 있지 않나? 그런 정치인이 한 둘이 아니다”라고 폭로했다.

그는 “시장을 하면서 가장 느낀 것이 이것이다. 선출직들이 시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부당하게 경쟁해 공정한 경쟁이 안 되고 있으며, 부당한 이익을 취해 부당하게 유권자를 관리한다. 그러면 안 되지 않나?”라면서 “사업을 하려면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고 직격했다.

주 시장은 “여수시는 산단이 중요한 도시다. 산단과 관련된 이익을 시민 전체가 공유해야 하는데 선출직 몇 명이 권한을 빌미로 기업들과 사업하는 것은 정경유착·기득권 적폐 세력이 아닐 수 없다”며 “지방선거를 통해 공개적으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민사회는 잘 알고 있으면서 왜 관심을 갖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 1일 웅천 이순신공원 내 여수항일운동기념탑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주철현 여수시장과 박정채 여수시의장, 이용주·최도자 국회의원, 김충석 전 여수시장 등이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여수하트스튜디오 김성환 사진작가)

주 시장은 지난달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여수지역사회의 적폐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여수경제가 여수산단을 중심으로 50년 동안 토착화되면서 거기에 손대는 정치인, 언론인, 시민사회단체 등 기득권 세력이 있다. 이것을 척결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산단지배구조를 시민중심으로 바꾸려면 지역의 정경유착 세력부터 척결하는 것이 여수의 가장 큰 당면과제다”고 말했다.

여수산단의 정경유착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자 주 시장은 “의혹제기가 아니고 객관적인 팩트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선출직하신 분들이 여수산단과 교제를 하고 있지 않나. 그분들이 산단과 시민의 이익과 충돌되었을 때 누구 편을 들겠나? 시정책이나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분들이 산단에서 1년에 몇 백 억을 벌어먹고 있는데 이분들이 시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앞장서겠나? 권력이 시장인 제게 있지만 보호막인 국회의원이나 시의원이 있기 때문에 산단이 말을 안 듣는 거다. 시민의 90% 이상이 그분들이 산단과 관련해 거래를 하는지 모르는데 정면으로 논의해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득권 세력의 여수산단 정경유착이)공론화가 돼야 한다. 진즉 내가 말해 왔다. 촛불혁명 때도 말했고 이제는 기득권 타파와 정경유착 세력의 척결이 해결되지 않고 시민들이 참주인 되는 도시가 될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이것이 민주당 우리지역의 미션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장 “선출직 하기 전부터 사업…아무렇게나 말하는 것이 오히려 적폐”

여수시의회 박정채 의장은 이 같은 주 시장의 발언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고, 대답할 필요도 없는 엉터리 같은 물음”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박 의장은 지난달 28일 오후 2시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합류 선언 기자회견에서 “사업을 한 지 40년이 넘어 의원이 되기 전부터 사업을 했다”며 “사업을 하는 사람은 의원을 하지 말라는 법도 없고 법적인 하자도 없다. 그리고 사업은 성공하라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직자 윤리와 관련해 매년 점검을 받고 재산 역시 문제가 없다”며 “의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고 사업에서 손을 떼고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민을 위해 일해서 오랫동안 지지를 받아 5선 의원을 했다”며 “적폐 운운하는 것은 가소롭고 무책임한 난센스로, 오히려 (시장이) 자의적으로 아무렇게나 말하는 것이 적폐”라고 반박했다.

주승용 의원은 다음날 ‘여수 돌산 상포지구 특혜 의혹’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우회적으로 주 시장을 겨냥했다. 그는 “검찰은 돌산 상포지구 특혜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지역민들의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철저하게 감시하겠다”고 압박했다.

   
▲ 1일 웅천 이순신공원 내 여수항일운동기념탑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주철현 여수시장이 이용주 국회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주 시장 왼쪽은 박정채 시의장. (사진=여수하트스튜디오 김성환 사진작가)

그러나 주 시장은 적폐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주 시장은 1일 웅천 이순신공원 내 여수항일운동기념탑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행사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국순열들 앞에서 여수의 기득권 적폐 세력, 정경유착 세력을 반드시 척결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시민들께서 힘을 모아 주십사고 간절하게 기원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주 시장은 “작년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 열린 여수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탄핵을 확신하며 향후 미션으로 국가적으로는 민주정부 수립, 지역사회에서는 기득권 적폐 세력 척결을 이야기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박근혜 탄핵과 문재인 민주정부 수립은 이뤄졌다. 이제 여수지역에서 한손에는 권력을, 또 다른 손에는 권력을 지렛대 삼아 부정 축재한 재산을 쥐고 수십 년째 지역을 지배해온 기득권 적폐세력을 척결해야 할 때이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든 싸움이다. 지역에서 알만한 분들이나 시민사회, 언론이 말도 못하고 눈치만 봐온 이유를 알 것도 같다”면서 “그러나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서 기득권 적폐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여수, 시민이 참주인 되는 여수를 기필코 이루고야 말겠다”고 다짐하며 시민이 뜻과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 돌산 상포지구와 여수국가산단.

적폐 청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시기 부적절…자신 되돌아봐야
상포 특혜 의혹 등으로 수세 몰리자 국면 전환용 카드 분석도

주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특정 정치인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파장을 일으키며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주 시장이 못할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피상적이며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과 함께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공론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공감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지방 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 시장이 정치적으로 반대 세력을 적폐라고 몰아세우는 모양새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선거를 앞두고 상포 특혜 의혹을 전면 재수사중인 검찰이 여수시청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속도를 내고 있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주 시장이 전 시민단체 대표를 경찰에 고소해 갈등이 표면화되는 등 확산 양상으로 전개되자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수단으로 꺼냈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적폐를 뿌리 뽑으려면 지역사회에서 공론화를 통한 전반의 합의와 여론의 비난을 넘어 법과 제도를 통해 적폐를 막고 청산할 혁신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적폐(積弊)의 사전적 의미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관행, 부패, 비리 등 각종 폐단을 말한다. 전방위적인 개조가 필요한데 적폐 청산 대상의 기준과 주체가 명확치 않다는 점에서 문제제기 수준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주 시장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주 시장이 그동안 부적절한 공무원 인사와 특혜 의혹을 낳은 각종 사업 등 자신도 적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상포 특혜 의혹 사건이 이미 지방선거의 핫이슈로 떠올랐는데 주 시장 적폐 청산 발언이 얼마나 먹힐지 미지수다. 시기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 1호로 ‘적폐 청산’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적폐 청산’이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이슈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엉터리 같거나 자기이익만 챙기려고 혈안이 돼 있는 선출직을 선거에서 청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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