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주 <전 여수노동지청장>





 

오천동 수원지 일대는 아름드리 삼나무 숲이 병풍처럼 우거져있고, 다양한 식물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을 뿐만 아니라 호수와 남해바다가 있어 그림같이 아름답다.



지금 그곳에 준군사시설인 해양경찰학교를 유치착공하려고 한다. 시민들은 이미 확정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거나 침묵하고 있다.



계획이 확정되었더라도 여수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철회되어야 한다.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후손들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시민들은 30년 동안 민원을 제기해 군부대를 외곽으로 이전하게 하고 그곳에 위례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그런데 여수는 도심 가까운 곳에 준군사 시설을 불러들이고 있다. 참으로 기가 막힌다. 오천동과 신월동은 우리가 아껴야 할 황금 같은 땅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2012년까지 오천동에 해양경찰학교가 들어서면 상주직원이 약 1,000여명에 이르고, 면회객까지 포함 연간 60만 명 이상이 여수를 찾게 될 것이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유치 배경을 설명했다.



오천동 일부 주민들도 해양경찰학교가 경찰대학인 줄 착각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해양경찰학교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그곳은 해양경찰공무원 교육을 하는 곳이다.



천안에 있는 해양경찰학교 상근직원이 60~70여명이다. 논산훈련소도 아닌 공무원 교육원에 면회객이 연간 60만명이 올 수 없다.

필자도 노동부 재직 시 노동부 공무원 교육원에 한 달씩 교육가면 면회객은 어쩌다 한 두 사람 다녀 갈 정도다. 게다가 당초 계획에 의하면 여수시가 765억 원을 지원하게 되어 있다.



그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서 유치하면 무슨 부가가치가 있는가? 그 돈이면 수많은 공장을 유치해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군산으로 빼앗긴 위그선을 보자. 35~50억 원이면 유치할 수 있었다. 그 조선소가 완공되면 3,000여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오천동에 해양경찰학교가 들어서면 그곳은 총 쏘는 훈련장으로 사방이 철조망으로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고, 훈련생들은 그 안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게 될 것이다.



부두에도 경비 함정이 정박해서 항해가 제한 될 것이다. 그리고 인근 주민들 생각같이 일자리도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항구적인 준군사시설이 들어서면 그 지역은 영어(囹圄)의 도시로 개발이 제한될 것이다.



다른 도시는 부가가치가 없다고 유치를 포기했다. 서울 사람들이 크게 후회하고 있는 것이 있다. 여의도 개발이다. 여의도는 본래 한강의 삼각주로 비행장이 있던 곳이다. 그곳을 남이섬처럼 시민공원으로 개발했으면 서울의 허파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때늦은 후회를 하고 있다.



런던을 가보라. 유명한 하이드파크 등 공원이 320여개나 있다. 괴테는 “사람은 그가 아는 만큼 본다” 했다. 미래를 보지 못하고 그곳에 해양경찰학교를 유치하면 머지않아 땅을 치고 후회 할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당초계획을 철회하고 367만㎡ 부지에 시민휴식공원과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개발하고, 그 나머지는 후세의 몫으로 남겨두자.





오천동을 부가가치가 높은 여수의 명소로 만들자.



먼저 생태공원을 조성하자.

오천동은 숲과 물이 풍부하고 경관이 수려해서 생태체험공원의 최적지다. 순천에 갈대공원이 있듯이 여수에도 제대로 된 생태공원 등을 만들어서 시민휴식공간으로 돌려주고 관광 상품화 하자.



둘째, 골프의 중심지로 개발하자.

2007년 기준 우리나라 골프장 이용객은 연간 2,238만 명이다. 이들이 쓰는 돈이 2조 7,825억이다. 외국에 나간 금액까지 합하면 무려 4조 8,573억이다. 그런데 우리 여수는 한푼도 건지지 못했다. 겨울에도 눈이 오지 않는 오천동에 골프장 36홀을 건설하면 매일 600명 이상의 골프 이용객이 찾아 올 것이고, 그러면 모사금 등 오천리 상권이 살아날 것이고 300여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셋째, 실버타운을 건설하자.

고령화 시대를 맞아 우리 여수는 실버산업의 중심지가 되어야한다. 여수는 온대계절풍기후(연평균13.9°C, 전국평균10~13°C보다 높다) 지역에 4계절이 뚜렷할 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인근지역보다 2~3°C 높다.공기 맑고, 경관이 뛰어난 오천동에 3,000실의 실버타운을 건설하면 5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넷째, 오천동을 교육 메카로 만들자.

금년에 서울대 입학성적을 보면, 목포 23명, 순천 20명, 나주 14명, 광양 13명, 여수 5명이다. 이것이 전라남도 제1의 도시 교육성적표다.

자신의 미래를 이곳에 맡길 수 없어 2006~2009년까지 1,211명의 우수한 학생들이 빠져나갔다.



금년에도 312명이 나주, 목포, 전주, 서울 등지로 빠져나갔다. 이처럼 여수교육이 황폐화되고 있다. 조용하고, 풍광이 수려한 오천동에 자율형사립고등학교, 대학 등을 설립해서 여수교육의 메카로 만들면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해양경찰학교 유치는 중앙정부와 약속한 사항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그 학교는 돌산, 화양, 소라, 율촌 등지 해안가에 건설하면 예산도 절약되고, 그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순간의 선택이 도시 번영을 좌우한다. 깨어있는 시민의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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