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여행객, 인솔자·현지가이드·회사 측 대응 “이해할 수 없어” 분통
노랑풍선, “여행자보험 50만 원 지급…증거도 없는데 보상 더는 안 돼”

▲ 노랑풍선 홈페이지 캡처.

여행업체 ㈜노랑풍선(대표이사 김인중)이 여행객의 1200만 원 상당의 귀중품 도난사건에 대해 부실 대응했다는 지적과 함께 회사 측의 진정한 사과 한마디 없는 무성의한 태도에 해당 여행객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0일 여수시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 씨에 따르면 ㈜노랑풍선과 북유럽 패키지 여행상품을 계약하고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4국 8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다.

7월 27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헬싱키·투르크를 거쳐 선상에서 투숙하는 크루즈를 타고 28일 오전 6시 30분경 스웨덴 스톡홀름 항구에 도착, 남섬 전망대 관광을 했다. 현지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여행객 모두가 버스에서 내려 개별 사진 촬영을 했다. 15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다. A 씨는 “가방을 놓고 내려도 되느냐고 질문했고, 현지가이드는 가방은 차에 두고 사진만 찍고 돌아오라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버스의 앞뒷문은 개방된 상태였다.

그런데 인솔자와 현지가이드, 운전기사가 잡담과 휴식을 취하는 사이 절도범 1명이 버스에 침입해 A 씨의 가방과 인솔자의 배낭을 훔쳐 달아났다. 한국의 부모님과 잠시 전화통화를 하던 A 씨가 자신의 가방을 들고 달아나는 절도범을 목격하고 소리를 질렀다. 인솔자가 뒤쫓아갔으나 절도범은 차에 대기하고 있던 나머지 절도범과 도망을 친 뒤였다.

A 씨의 가방에는 다이아몬드 팔찌와 반지, 18K 귀걸이, 화장품, 선글라스 등 1200만 원 상당의 귀중품이 들어있었다. A 씨는 인솔자의 배낭에도 전날 여행객들로부터 받은 1000만 원 정도의 선택 관광비용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 피해 여행객의 일행이 찍은 절도범(왼쪽) 사진. 오른쪽 인물은 버스 운전기사.
▲ 피해 여행객의 일행이 찍은 절도범 사진.

A 씨는 도난사건 발생 과정에서 인솔자와 현지가이드의 이해할 수 없는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A 씨는 인솔자에게 현지 경찰에 신고할 것으로 요구했으나 “전문 절도범들이라 소용없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처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인솔자는 현장에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고 본인 여권을 분실했다며 택시를 타고 대사관으로 가버렸고, 현지가이드는 되레 A 씨의 부주의로 피해를 본 것이라고 책망했다고 했다.

이후 여행 중에 인솔자와 현지가이드에게 귀중품 도난 사실을 말했으나 버스 안내 방송을 통해 잃어버린 물건은 찾을 수 없으니 마음을 가라앉히라고만 할 뿐 적극적인 대처는 없었다. A 씨는 “600달러 정도의 보상제도가 있으니 한국에 가서 조서를 작성하라는 인솔자의 말뿐 이들은 지금까지 어떠한 사과나 피해 규모 파악과 피해보상 절차 등의 구체적인 안내가 없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여행 중인 7월 30일 노랑풍선 여행사 측에 전화했으나, 사고처리 담당자 역시 사과나 위로의 말은 하지 않고 되레 귀중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본인 과실이라는 책망을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다른 여행객들도 인솔자와 현지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버스에 귀중품, 여권, 현금 등이 들어있는 가방을 두고 내렸기 때문에 자칫 더 큰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인솔자와 현지가이드, 노랑풍선 여행사의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했다.

황당한 일은 더 있었다. 여행 6일째 코펜하겐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간 뷔페식 식당에서 A 씨 일행의 배낭을 훔쳐 달아나던 절도범을 다른 여행상품의 여행객이 붙잡았다. A 씨는 “인솔자와 현지가이드가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여행객들의 안전이나 편의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며 이러한 태도에 여행객 대부분이 분통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A 씨는 귀국 후 노랑풍선 여행사와 소비자보호원 등에 도난사건의 과정과 인솔자 등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A 씨는 “여행자의 안전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일정에도 없는 투어를 진행했으며, 특히 소지품을 버스에 두고 사진 촬영을 하라는 안내에 따랐는데도 피해가 발생한 것은 버스 관리를 소홀히 한 인솔자와 현지가이드, 운전기사의 과실이 크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또 회사 측이 버스 CCTV 확보, 경찰 신고, 피해물품 목록 작성 등 정상적인 사건처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A 씨는 “인솔자 본인도 10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도난당했고, 일행 중 한 명이 절도범 사진과 이들이 타고 온 차량번호를 알고 있으니 경찰서에 가자고 했는데도 경찰에 신고는커녕 현장을 내버려 둔 채 여권 발급을 위해 한국 대사관으로 가버린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여행객들의 안전과 피해 대처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인솔자가 부실 대응을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행객들은 인솔자와 절도범들이 공모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는 상황이다.

A 씨는 이번 도난사건은 인솔자와 현지가이드, 여행사의 과실이 크다며 피해물품 목록과 감정서, 매입 영수증, 7월 27일 핀란드에서 찍은 도난 팔찌와 다이야 반지, 귀걸이를 착용한 사진 등을 회사 측에 보내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노랑풍선 측은 여행사가 가입한 보험사에서 지급하는 50만 원 외에는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회사와 여행객 양측의 과실이 있다면서도, 가방 안에 귀중품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보상을 해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노랑풍선 측은 버스 CCTV 미확보, 경찰에 즉시 신고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 사실관계 파악 후 답변을 주기로 했으나 본지는 현재까지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했다.

A 씨는 “노랑풍선 여행사 대표에게 손해배상청구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고, 여행사도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 씨는 이어 “전액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사나 인솔자는 어떠한 실질적인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태도에 화가 치민다”며 이는 피해자를 두 번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A 씨는 “이번 여행은 최악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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