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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이냐, 균형발전이냐…여수시 통합청사 ‘또다시 갈등·분열 뇌관’20여 년간 지역의 갈등과 분열의 뇌관이 돼온 여수시청 통합청사 건립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어 이제는 지혜로운 해법을 찾아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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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07  17: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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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본 청사.


여수시청공노조 “시청 내 별관 증축 조속 추진” 촉구
시 정부-시의회 논의 후 반대 단체 설득 필요성 강조
주철현 “균형발전 차원에서 20~30년 내다보고 논의”
김행기 “효율성만 따지면 청와대·국회 지방 이전 왜”
여수시 “민원인·공무원 불편해 청사 한곳에 모아야”


“삼여 통합을 통해 지역사회가 IMF 환란을 극복했으며, 삼려 통합의 시대정신인 주민자치와 참여 정치, 지역에 대한 사랑과 헌신, 나눔과 배려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성공개최의 동력이었다.” 시민단체의 삼려 통합에 대한 평가다.

1997년 9월 9일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로 여수시·여천시·여천군 통합을 결의하면서 1998년 4월 1일 통합 여수시가 출범했다. 그러나 22년이 지난 지금 공식적인 기념식이나 기념일 제정 등 제대로 된 기념사업 하나 없는 실정으로 통합 정신이 되레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통합청사 문제는 그동안 반목과 갈등, 분열의 뇌관이 되면서 지역의 화합과 발전을 막는 굴레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통합청사 건립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여수시는 7곳으로 흩어진 청사를 한곳으로 모으기 위한 본 청사 별관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삼려 통합 이후 청사 기능 분산으로 인한 민원인 불편과 행정 비효율성 등의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된다는 이유에서다. 학동 100번지 일원 4만6372㎡ 대지에 사업비 392억여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3200㎡ 규모이다.

시는 지난해 시민 등 의견수렴,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등을 추진했고, 3월 전남도 지방재정투자심사 의결, 4월 시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쳤다. 이어 오는 9월 시의회에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의결 공공건축기획, 건축설계 공모를 진행하며, 내년 9월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마친 뒤 11월 행정절차를 이행(계약심사, 일상감사 등)해 2022년 2월 착공에 들어가 2023년 6월 완공할 계획이다.

권오봉 시장의 역점사업이기도 한 통합청사 건립은 그러나 일부 지역 정치권과 주민들이 의견을 달리하고 있어 또다시 지역 간 분열이나 소모적 논쟁으로 번지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 여수시청공무원노동조합이 6일 시청 상황실에서 시 청사 별관 증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여수시청공무원노조 제공)


여수시청 별관 증축과 관련해 여수시청공무원노동조합은 6일 삼려 통합 합의사항을 이행하라며 조속한 추진을 거듭 촉구했다. 여수시청공노조는 이날 시청 상황실에서 시 청사 별관 증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시가 추진하는 별관 증축이 일부 반대세력에 의해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 현실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 “통합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했다.

공노조는 “삼려 통합은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로 도시통합을 이룬 위대한 성과지만, 22년이 지난 지금 통합청사 추진은 정치적 이해관계로 퇴색돼 지역 간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고, 청사는 뿔뿔이 흩어져 시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인근 순천시는 1995년 승주군과 순천시가 통합하면서 청사 분산으로 인한 시민불편 해소를 위해 현재의 청사 중심으로 신청사를 건립 중”이라며 “우리 시 시민여론조사에서도 시민 67%가 본 청사 별관 증축에 찬성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청사 문제로 지역 간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일부 정치인과 여수시의회는 각성하고 대의적 차원에서 시 정부와 협력해야 한다”라며 “시 정부도 의회와 충분히 논의하고 반대하는 단체 등은 설명회 등을 통해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 정치권과 여문지구 주민 등은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어 지역사회가 이번에는 정책소통을 통해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총선에서 침체한 여문지구의 활성화를 위해 2청사 복원을 공약한 주철현 의원(여수갑)은 지난달 27일 KBS순천 라디오에 출연해 “지역 균형발전과 여수시 원도심과 여문 지역주민들의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라도 구 여수시 청사를 되찾아 학동 1청사와 함께 양 청사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시대의 요청”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에게 청사 복원을 위해 해양수산청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지역 지도자들이 정치적 이해득실 중심이 아니라 시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앞으로 20~30년을 내다보고 지역사회가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한다”라면서 “현 여수시장도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에 당정협의회를 통해 충분히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며, 당내 절차를 통해 구 여수시청사 복원을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여수시의회 전창곤 의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별관 증축과 함께 구 여수시청인 2청사를 되찾아 활성화하면 서로 윈윈할 수 있고, 2청사를 활성화해 여문지구를 활성화하고 별관 증축을 통해 시민불편을 줄여 행정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행기 기획행정위원장은 “별관 증축을 원칙적으로는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균형과 상생발전 차원에서 해수청을 매입해 2청사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곳으로 흩어진 시청사를 시의회가 있는 여서 청사가 있는 곳으로 합쳐 2개의 청사가 되면 시민들의 불편도 크게 줄어들고 지역 상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특히 “상권이 폭삭 망해가는데 통합한다고 전체를 몰아서 가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게 하는 것이다”라고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때 153개의 공공기관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 완료했고, 앞으로 100개를 더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청와대와 국회, 정부 부처 등 기관들의 세종시 이전까지 거론되는 상황인데 효율성만 따진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과 갑을 지역 간 갈등으로 번져선 안 된다. 여수 전체를 보고 정치적 타협을 통해 정리하는 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수시는 민원인과 직원들의 불편 등을 고려할 때 청사를 분산할 게 아니라 오히려 현재 곳곳에 흩어져 있는 부서들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 여수해양수산청. (사진=마재일 기자)

 

시, 2016년 돌산청사 대체 새 청사 건립계획 갈등

청사 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민선 6기인 지난 2016년 여수시 제3청사인 돌산청사에 국제교육원이 들어서면서 188명의 돌산청사 공무원의 대체 근무지를 놓고 삼려 통합 협약 이행 여부 논란이 벌어졌다.

여수시가 2016년 2월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돌산청사에 있는 부서 재배치를 위해 130억 원을 들여 1청사 주차장이나 2청사 테니스장(중부보건소 포함)에 새로운 청사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1청사 인근 주민들은 삼려 통합 당시 통합청사를 1청사에 두기로 한만큼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고, 2청사 인근 주민들은 여문지구가 쇠퇴하고 있다며 균형발전을 위해 2청사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으로 갈렸다. 삼려 통합 6개항 이행촉구 범시민 대책회의’는 3개의 청사를 1청사로 일원화하는 것이 삼려 통합의 전제 조건이었다며, 돌산청사에 있는 부서를 1청사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단법인 여수시민협은 “신축을 당연시하고 일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찾아보는 노력을 선행하고 시민 의견을 청취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시민협은 “여수시가 188명의 재배치를 위해 혈세 130억 원을 들여 청사를 신축한다는 것은 시급한 복지예산 등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등한시 한 시의 입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며, 예산의 효율성을 무시한 정책 방향으로 보여진다”라며 신축 계획을 반대했다. 그러면서 “공실 활용이나, 임대 활용 등의 대안을 찾아 예산을 절감하고 장기적인 도시계획 플랜을 잡아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시민협은 또 “고흥군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청사 신축 기금을 매년 적립해 예산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데 반해 여수시는 대응방안을 고민도 하지 않고 이전해야 하니 무작정 신축한다는 식의 행정은 졸속 행정으로 이어질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 본청 건물 뒤 별관 신축 예정 부지.

 

이견 있는 만큼 충분한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이 우선

통합청사 문제에 대해 시장과 국회의원, 일부 정치인들의 해법이 갈리면서 소모적 갈등과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당위성과 명분이 충분하다 하더라도 이견이 있는 만큼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과 갈등의 최소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상황에 맞는지 등 공론화를 통해 생산적인 논의를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합청사만이 아닌 제2청사·원도심 활성화 등 여수 도시 개발의 큰 틀에서 시민·전문가 의견을 듣고 방안을 마련해보자는 것이다.

청사 이전을 결정한 대구 중구청의 경우 시청사 이전 최적지와 후적지(건물을 이전하거나 철거해 비어 있는 땅) 개발방안, 원도심 발전전략 수립 용역을 함께 진행해 주민 반발을 줄이고 있다. 대구시도 시청을 이전할 때 시민 참여형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이전을 결정했다.

시는 별관 증축에 400억 원 정도를 예상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와는 달리 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는 등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세수입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의 재정적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한다.

충남 서산시의 경우 행정에서 청사 입지 선정위원회를 꾸렸다. 서산시는 2014년 ‘서산시 청사건립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만들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1000억 원을 목표로 매년 100억에서 200억 정도를 예치하기로 계획하고 현재 약 670억 원을 조성했다. 지난 5월 청사 입지 선정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시민여론 수렴을 위해 서산시 청사 입지 선정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는 공무원 편의성도 중요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원도심 주민 등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 과정이 필요하고 현실적인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가 통합청사 관련 정보를 이해관계자나 시민에게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편, 이들의 필요와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상호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정책소통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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