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고(9회)를 졸업한 ‘(사)작은도서관 만드는사람들’의 이기현 대표



전국 방방곡곡의 농산어촌학교에 책 기증운동 펼쳐 (1)





책이 있으면, 책을 읽는다는 믿음 하나로 전국방방곡곡에 ‘우리학교마을도서관’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의 이기현 대표는 여수사람이다.



지난 6월 30일 여수관기초등학교(교장 허정)에서 여수지역 최초로 ‘우리학교마을도서관’ 개관식이 있었다.



(주)NHN(네이버)가 후원하고 ‘(사)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책 3,000여권을 기증해 개관한 시골학교 도서관이다.

그곳에서 전국의 시골마을을 찾아다니며 책 기증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기현 대표가 바로 여수사람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어렵게 인터뷰 요청을 했다. 시민들에게 자랑스러운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여수사람이라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서다.



이기현 대표는 여수고등학교를 졸업(9회)하고 1965년 공군사관학교 13기 사관으로 임관하여 전투 조종사로서 2,850시간을 비행했다.



그리고 1976년 한국 과학기술원(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84년 미국 공군대학 안보전략정책과정(AWC)을 이수한 뒤, 1989년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고위정책결정과정을 수료했다.



이 대표의 군 경력은 민간 경력보다 더욱 화려하다. 공군 제 8 전투비행단장, 한미연합사 정보참모부장, 공군본부 작전참모부장, 공군 교육사령관, 공군사관학교 교장 등 공군의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그리고 1998년 3월 제21대 공군 작전사령관으로 부임하여 대한민국 영공을 책임지다가 2000년 4월 공군 중장으로 명예롭게 전역했다.

이때 개관식에 참석한 김충석 시장이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우리 이기현 장군께서는 당연히 공군참모총장이 되어야 할 분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참모총장이 되지 못했다. 그것이 지금도 개인적으로나 지역적으로도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다”



그 당시 육군참모총장과 해군참모총장이 전라도 사람인데 공군참모총장까지 전라도 사람에게 맡길 수 없다는 정치적 이유 때문에 이기현 대표는 1년 후배에게 공군참모총장 자리를 양보하고 군에서 예편을 했다.

그리고 주 레바논 대사를 역임하고 광주여자대학교 초빙교수를 거쳐 지금의 ‘(사)작은도서관만드는 사람들’의 대표를 맡고 있다.









다음은 이기현 대표와 일문일답



▶ 우선 여수시민들에게 간단한 인사 한 말씀 해 주시죠?



오랜만에 여수를 방문했습니다. 저를 키워준 곳이라 제가 어디에 있더라도 가슴 한 켠에 항상 자리 잡고 있는 곳이 바로 여수입니다.

앞으로 기회 닿는 대로 찾아뵙고 시민들에게 인사드리는 시간을 자주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단체입니까?



“책이 있으면 책을 읽으며, 좋은 책 한권이 사람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전국의 농어촌과 산간벽지, 그리고 섬마을에 ‘우리학교마을도서관’을 개설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2005년부터 2010년 7월 현재까지 186개의 ‘우리학교작은도서관’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증된 책이 약 65만권에 이릅니다.

그러나 아직도 농어촌, 산간벽지, 섬마을에는 우리 어린이들이 책 읽기를 열망하고 있지만 좋은 책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우리마을도서관 개관을 통해서 우리 어린이들의 큰 꿈이 이루어지도록 도울 겁니다.





▶ 현재 우리나라의 농어촌, 산간벽지, 섬마을의 실상은 어떻습니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60년 13만1,936개에 달했던 농어촌 마을이 1980년 12만4,028개로 줄어들었고, 1995년 11만6,373개에 이어 2007년 10만 5,377개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40년 뒤면 농어촌 마을은 절반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이렇게 인구가 줄고, 젊은 층이 사라지고 있는 농어촌은 문화혜택도 더불어 취약해 지고 있으며, 취약한 삶의 질로 인해 또 다시 인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과거 1960년대만 해도 1개면에 두서너 개의 초등학교가 있었으나, 오늘날은 1개면에 겨우 한 개의 초등학교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그나마 그 학교도 학생 수가 100 여명을 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여건에서 시골 학교와 시골 마을의 학생과 주민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을 사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가까운 읍내나 시내로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시골학교와 시골마을에 도서관을 만들어 줌으로서 어린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작은도서관만들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 ‘우리학교마을도서관’은 어떤 과정을 통해 추진되나요?



우리학교마을도서관사업은 우선 전국의 각 지자체(도지사, 교육감, 시장, 군수, 교육장 등)와 (주)NHN(네이버)과 지역 언론사, 그리고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상호 협력하여 각자에게 부여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체결합니다.



협약서의 주요내용은 지자체장들은 도서관 환경조성과 사서도우미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주)NHN은 도서구입 및 도서관 활성화와 관련한 예산 일체를 지원하며, 지역 언론사는 이를 홍보하고,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은 이를 종합하여 도서관개설사업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도 단위 지자체로는 강원도, 경상남북도, 전라남북도, 충청북도, 제주도와, 시군 단위 지자체로는 강릉시, 거창군, 함양군, 의령군, 산청군, 고성군, 합천군, 창녕군, 강진군, 영암군, 구례군, 정읍시, 부안군, 공주시와 협약을 체결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이 사업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첫째는 농어촌, 산간벽지, 도서지방에 ‘우리학교마을도서관’을 만드는 운동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에 책의 향기가 가득 차고, 책을 통해 우리 어린이와 주민들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배움의 기회가 취약한 지역의 초등학교를 선정해 매년 35개 이상의 도서관을 개설한 후 각 학교마다 도서 3,000여권을 기증하여 학교도서관을 마을 주민들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공마을도서관으로 확장시킵니다.



두 번째는 책 읽는 문화 전파하기입니다. 45인승 버스를 개조해 만든 3대의 이동도서관 버스를 이용해 전국방방곡곡에서 도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의 사람들을 찾아가 책과 연관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새로운 책 소개하기, 도서대여 등을 통해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또한 축제현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 가 독서캠페인을 전개합니다.



세 번째는 책을 통해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운동입니다. 사랑을 담은 책의 행복한 순환을 통해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전국의 교보문고, 영풍문고와 리브로에서 북리펀드로 선정된 도서를 구입하여 다 읽은 후 이 도서를 교보문고, 영풍문고, 리브로와 패밀리마트에 반납하면 책값의 절반을 돌려주고 반납된 도서는 학교마을도서관이나 책 버스를 통해 필요한 곳에 전해 주는 북리펀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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