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학입시 얘기 좀 해야 하겠습니다. 어제 발표된 서울대 수시1차에서 우리지역 고등학생 14명이 합격했습니다.

최종합격이 아닌 1차 합격이라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그래도 근래에 들어 가장 우수한 성적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고생하신 일선 고등학교 관계자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여수의 교육은 시민들로부터 항상 동네북이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어도 교육 때문이었고, 도시에 활기가 없는 것도 교육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시민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교육이 이제 서서히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는 하지만 분명 학교 안팎에서 불어오는 변화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바뀌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올해도 중학교 상위 성적의 학생들 상당수가 외지의 고등학교로 가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외지로 떠났던 아이들이 최근 들어 학기중에 부쩍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외지로 떠난다는 것이 꼭 옳은 선택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 달여 전 KAIST에 합격한 여천고 양예훈 군의 경우 여도중학교에서 전교 70등 정도 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당당히 KAIST 합격의 영광을 누렸습니다. 본인의 노력과 학교의 노력이 함께한 결과입니다.

여수는 지금 성적만 좋으면 외지로 나가려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당연한 듯 여겨지는 분위기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나간 우수한 성적의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냈다는 소식이 거의 들리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모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은 “그렇게 떠난 우수한 아이들이 지역의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면 이번 경우와 같이 서울대를 비롯한 일류대에 충분히 입학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도 전했습니다. 그 말의 진실성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얘기해도 떠날 학생은 떠날 것입니다. 지금은 지역을 믿고, 또 학교를 믿고 관내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을 우리가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관내 고등학교의 입시성적이 좋으면 떠나라고 등을 떠밀어도 떠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김충석 시장과 김영규 시의회의장은 순천에서 장시간 동안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을 만나 여수교육을 위한 여러 가지 제안을 했고 장만채 교육감으로부터 상당히 긍정적이고도 의미 있는 답변을 듣고 왔습니다. 지역이,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이제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함께 발버둥을 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내년도 여수의 교육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일선 학교에서부터 변화를 위한 몸부림이 치열합니다.

그 변화의 시작은 교사들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교사들이 중심이 된 대입 컨설팅 팀이 지금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조직적인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효과가 일선학교에서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지역이,
그리고 교사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반성하고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이번 서울대 수시1차에서 주목되는 것은 각 고등학교에서 골고루 합격했다는 점과 특히 중앙여고에서 2명, 화양고에서 2명이 합격을 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이 학교들이 시민들에게 많은 신뢰를 주지 못한 점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올 초부터 이 학교들은 학교 내부에서부터 피나는 노력들이 있었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년 대학입시부터는 입학정원의 60% 이상을 입학사정관을 비롯한 수시전형으로 선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입시정책의 의미는 수능성적보다 학교성적과 비교과영역에서의 활동을 더 높이 평가하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여수교육 정책도 이러한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학교성적이야 어차피 학교 안에서 아이들이 극복해야 할 문제이지만 성적이 아닌 비교과영역, 즉 대학입시에 필요한 스펙은 학교와 지역차원에서 챙겨주겠다는 나름의 노력들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에서의 이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대학입시를 한번이라도 경험해 본 학생이나 학부모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하실 줄로 믿습니다.

타 지역으로 떠나는 아이들, 특히 시골에 있는 군 단위 학교로 떠나는 아이들이 좀처럼 얻지 못하는 기회를 지금부터 우리 아이들을 위해 지역에서 제공해 주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독서동아리, 봉사동아리, 엑스포 연구동아리, 과학 동아리, 좋은 교사가 되고 싶은 모임, 좋은 의사가 되고 싶은 모임, 좋은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 모임,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은 모임, 지역문화를 이해하는 모임, 주말학교, 리더십학교 등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준비할 수 있는 수많은 동아리들이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여수시에서도 이들 동아리 활동들을 적극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과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이뿐 아니라 수학경시대회, 과학경시대회, 영어능력 경시대회, 논술경시대회, 예술분야 경시대회, 문학경시대회, 동아리별 봉사경시대회 등 다양한 경시대회도 분기별로 또 정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수많은 우리의 아이들이 이러한 대회를 통해 비교과 영역에서 다양한 스펙을 쌓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학교 밖에서 지역이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일들입니다.

지역과 교사와 학생이 함께 노력하면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여수가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가 아닌, 교육 때문에 찾아오는 도시가 되는 날, 여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입니다.
우리 시민들은 지금 그러한 도시를 꿈꾸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많은 시민들은 굳게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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