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면 마음이 맑아져요”











“연구도 많이 해야 하고, 책도 많이 봐야하고, 연습도 많이 해야 하고….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렇지만 너무 행복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인생의 시작은 ‘칠십’부터라고 했던가?



정순자·정옥 두 할머니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60여년을 함께한 친구라니 찰떡궁합이 따로 없다.



정순자 할머니는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만 봐도 너무 사랑스럽다”면서 “처음엔 딱딱한 예절만 가르치다 보니 아이들이 흥미를 잃더라구. 그래서 구연동화와 마술을 배우는 등 둘이서 연구를 많이 했지”라며 웃는다.



그러면서 “우선 동화책과 인터넷을 통해 아이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이야깃거리를 찾아 소품을 사서 직접 만들고, 시립도서관, 여성회관 등에서 배운 마술과 동화구연을 동시에 보여주면 아이들이 뿅 간다”고 말한다.



정옥 할머니는 “이른이 넘은 나이에 구연동화를 창작해 마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은 우리가 전국에서 최초가 아닐까”라면서 자부심을 나타냈다.

처음엔 복지관에서 동화구연을 배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이 일을 시작했다는 두 사람은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의 일환으로 매주 유치원·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정옥 할머니는 “아이들이 ‘선생님’ 하는 소리가 너무 좋다”면서 “이 나이에 어디 가서 선생님 소리 듣겠냐”고 활짝 웃는다.

또 “한때 삐뚤어졌던 아이가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주고, 이뻐해 주니까 어느 덧 인사도 잘하고 표정이 밝아지더라”면서 “그럴 때는 정말 가슴까지 뿌듯하다”고 말한다.



마술과 구연동화를 즉석에서 능수능란하게 시범을 보이는 게 전문가 수준이다. 마술은 속임수가 아니라 과학에 더 가깝다며 설명까지 곁들인다.



정숙자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새롭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보여주기 위해 책을 많이 읽는 것은 물론 인터넷 검색까지 척척 해낼 정도”라며 “나이 들어간다고 움츠러들지 말고 노력하면서 매사에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두 분의 할머니들은 요즘 젊은 엄마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어릴 때부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배려하는 기본예절을 철저히 가르쳐야 하는데 너무 오냐오냐 하면서 제 자식만 귀하게 키우는 젊은 엄마들의 자세가 아쉽다”고 말한다.



두 할머니는 “무심코 아이들 앞에서 올바르지 못한 언어나 행동들이 튀어나올 수 있어 친구들하고 어울릴 때에도 평소 말과 행동을 조심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무심코 한 말과 행동을 금방 따라 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부모들이 언행에 보다 신중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손녀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1일 교사로 나서 ‘여자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는 정숙자 할머니는 집 밖을 나설 땐 반드시 두 가지를 지킨다고 한다.



외출할 땐 꼭 화장을 할 것과 슬리퍼를 신지 않는다는 것. 젊은이들 못지않은 자신감이 이른 셋이라는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다.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 자체가 젊음을 유지하는 가장 큰 비결이라는 정숙자·정옥 할머니.



활짝 핀 가을 코스모스처럼 그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마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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