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농협 영농상담소 소장
여수농협 영농상담소 소장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5.8%,곡물자급률(사료가공용 포함) 21%에 불과하다. 2000년 29.7%에 비해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는 것이다.

전체 곡물공급량은 2000여만 톤인데 국내생산 440만 톤 중 387만 톤 쌀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수요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요소수 문제와 원유가격 급등으로 인한 비료, 필림, 철강 등이 올랐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비료 가격은 요소(그레뉼)비료 1포대(20kg)에 14,250원으로 지난해보다 54%, 복합비료인 ‘맞춤16호’는 9,450원에서 12,750원으로 35% 올랐으며, 금년부터는 농가별 비료가격 보조금 지원한도(최근 3년간 무기질비료 평균 구매량의 95% 금액을 지원)가 있어 초과 물량은 보조를 받지 못하는 가격으로 구입을 해야 하는데 요소는 28,900원, ‘맞춤16호’는 21,600원으로 농업현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또 원유가격 인상으로 한국석유공사 오피넷(Opinet)에 따르면 2월 둘째 주에 1ℓ당 난방등유 가격은 96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0원에 비해 40%나 올랐고, 지난해 10월 843원하던 난방등유 가격이 금년 1월 933원대로 오르고 있어 시설원예 농가의 난방비가 40~50%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11%, 옥수수는 16%를 차지 두 품목 모두 세계 4위권이며, 우리나라는 사료용 곡물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로부터 10%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20~30% 사료가격이 인상되어 한우, 양돈, 양계 농가뿐만 아니라 수산양식에도 생산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부분 원료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농약도 원료 값이 크게 상승되어 농약값 인상도 가시화 되고 있다. 농약 원자재 값이 급등한 이유는 중국정부가 지난해 9월 탄소배출제한정책을 시행하면서 농약 원제를 생산하는 공장들의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으로 지난해 말 기준 살균제 원료인 데부코나졸이 1kg에 25달러로 지난해보다 38%, 살충제 원료인 디노테퓨란 55달러로 15% 인상 품목별로 10~50%까지 가격상승 원인이 되고 있다.

이밖에도 하우스 및 멀칭용 필림 12%, 상자, 파이프값 30~40%, 육묘용 상토가격 등 농자재는 물론 물류비까지 안 오른 게 없어 농가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요소수 사태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례에서 보듯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식량부족은 경제적 마비로 인한 생활의 차이와는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식량은 바로 우리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에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국제시장에서 돈만주면 식량을 사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과 같이 농업을 다시 돌아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여수농협 영농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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