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명 여수시장 “섬 많고 산단 있는 동부권 닥터헬기 배치 시급”

경기도의 닥터헬기. (사진=경기도)
경기도의 닥터헬기. (사진=경기도)

전남시장군수협의회(회장 박우량 신안군수)가 전남 동부권에 응급 의료 전용 헬기인 ‘닥터헬기’ 도입을 정부와 전국시장군수협의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31일 여수시에 따르면 정기명 여수시장은 전날 영암군에서 열린 전남시장군수협의회에서 ‘전남 동부권 닥터헬기’ 배치를 건의했다.

정 시장은 “현재 전남의 닥터헬기 계류장이 신안군에 위치하고 있어 여수를 비롯한 동부권은 운항 범위를 벗어난 지역이 많다”며 “도서 지역 응급환자의 대다수가 해경 헬기와 선박을 통해 이송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로 응급을 필요로 하는 환자는 늘어나는 데 비해 해경 헬기는 응급·구호 장비가 부족하다 보니 신속한 이송과 치료가 어려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정 시장은 “전남 동부지역에 닥터헬기를 도입하면 전남도는 물론 광주광역시와 경남도까지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닥터헬기 배치 공모사업에 전남 동부지역이 선정될 수 있도록 공동 건의하자”고 제안했다.

전남시장군수협의회는 ‘전남 동부권 닥터헬기 배치’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중앙정부와 전국시장군수협의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정기명 여수시장이 30일 전남 영암군에서 열린 전남시장군수협의회에 참석해 동부권 닥터헬기 도입 등을 건의하고 있다. (사진=여수시)
정기명 여수시장이 30일 전남 영암군에서 열린 전남시장군수협의회에 참석해 동부권 닥터헬기 도입 등을 건의하고 있다. (사진=여수시)

현재 전국의 응급의료 전용헬기인 닥터헬기 배치 병원은 경북 안동병원, 인천 가천대길병원, 강원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전북 익산 원광대병원, 전남 목포한국병원 등 7곳이다. 올 하반기 제주에 8번째 닥터헬기가 도입된다.

전남에서는 서부권을 중심으로 신안에 전용 계류장과 목포에 지정병원(한국병원)을 두고 최근 5년 동안 1352차례 운항했지만 지리적인 여건상 동부권은 42차례 3%에 불과하다.

특히 여수는 도내에서 3번째로 섬이 많지만 섬 지역 응급의료 체계는 열악한 실정이다. 소방헬기는 의료기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실제 응급 구호에 효과를 발휘하는데 한계를 보인다.

주철현 의원(여수 갑)도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11년 서부권 지역에 닥터헬기가 도입돼 운영되고 있지만 여수를 비롯한 전남 동부권 지역은 10년 넘게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며 “닥터헬기가 응급의료 취약지역의 응급환자 이송 및 처지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닥터헬기 추가 도입이 필요한 실정이다”고 강조했다.

여수시는 닥터헬기 운용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근거로 정부 공모사업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전남에는 서부권에 1대가 배치돼 있어 미배정 지역 우선 배치라는 정부 방침이 걸림돌이다. 경남, 충북지역에는 닥터헬기가 없어 이들 지자체들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닥터헬기가 도입되더라도 연간 예상되는 70억 원(국·도비)의 유지비용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 2019년 2월 23일 여수시 남면 연도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주민이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져 피를 흘리는 등 다쳤다. 때마침 근처를 지나던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이 기도를 확보하면서 심폐소생술·CPR 실시하고 있다. 목포에서 출발한 닥터헬기보다 먼저 도착한 전남소방헬기가 1시간 정도 지연돼 순천 성가롤로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사진=박성미 의원)
지난 2019년 2월 23일 여수시 남면 연도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주민이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져 피를 흘리는 등 다쳤다. 때마침 근처를 지나던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이 기도를 확보하면서 심폐소생술·CPR 실시하고 있다. 목포에서 출발한 닥터헬기보다 먼저 도착한 전남소방헬기가 1시간 정도 지연돼 순천 성가롤로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다. (사진=박성미 의원)

그동안 동부권 닥터헬기 도입을 주장해온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은 “도서지역의 경우 주말에 도선 운행을 안 하는 곳이 많아 응급환자 이송에 큰 문제가 있다”며 동부권 닥터헬기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국·도비에 여수·순천·광양 3개 시가 유지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여수시는 순천시, 광양시 등 인근 자치단체와의 정책 공조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닥터헬기 도입 전이라도 동부권의 응급환자는 목포 한국병원이 아니라 전남동부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있는 순천 성가롤로병원으로 이송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성가롤로병원은 닥터헬기 계류장을 갖추고 있다. 여수지역은 닥터헬기 계류장을 갖춘 병원이 없다.

전남 동부권 3개시와 전남도, 정치권이 묘안을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재일 기자 killout1339@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