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학 통합 약속에 대한 정부 책임 인정…건립 요구해야”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실시, 상설 추진협의체 구성 제안

31일 오전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국가산단 내 수소제조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공장 관계자 3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진=마재일 기자)
▲ 지난 5월 31일 오전 전남 여수시 화치동 여수국가산단 내 수소제조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공장 관계자 3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진=마재일 기자)

지역의 열악한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여수시와 전남대 공동 협력은 물론 지역사회가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남 여수시의회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국동·대교동·월호동)이 지역의 열악한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여수시와 전남대학교가 의대 및 대학병원 유치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구체적‧실천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의원은 12일 제224회 임시회 10분 발언을 통해 ‘전라남도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의대유치 방안’ 토론회에서 발표된 이태진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의 자료 내용과 국립중앙의료원 자료를 인용해 여수시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설명했다.

2019년 기준 연령표준화 사망률을 보면 전남도는 전국 17개 시·도 중 7위, 건강검진 결과상 유질환자 판정자의 비율은 2위이다. 특히 전남 지역은 지역보건 취약지역 종합점수가 56.7점으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진 의원
▲고용진 의원

응급의료 역시 취약하다.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도 중 인구 10만 명 당 전공의 수와 응급의료기관 1개소 당 응급의학 전문의 수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자체 충족률은 입원이 14위, 외래는 16위, 진료 분야별 타 지역 유출률은 외과는 수도권으로, 분만·소아과는 광주지역으로 유출률이 높았다.

권력별로 보건의료 지표를 보면 동부권이 서부권에 비해 △높은 의료 수요 △높은 환자 중증도 △의사 부족 △전문 의료 서비스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자료에 따르면 권역별 의료기관 수를 보면 광주권에는 전남대학교병원,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조선대학교병원으로 3개의 상급종합병원이 있으나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은 상급종합병원이 전무하다. 특히 여수시는 순천과 비교해 의료 인력 현황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병상수도 2018년 기준 목포시 7147개로 가장 많았으며, 순천시 6090개, 여수시 4976개, 광양시 1146개로 동부권 3개시가 목포시에 비해 병상수가 적다.

특히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전남은 전국 평균보다 높고 그 중에서도 여수시가 비교적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 발병 시 생존율이 순천은 3.4, 곡성은 4 정도이지만 여수는 0에 가까울 정도로 응급의료의 지역편차가 크다.
 

▲응급의료기관. (자료=광주전남발전연구원의 지난해 3월 인포그래픽 제36호 광주전남 의료자원 현황)
▲응급의료기관. (자료=광주전남발전연구원의 지난해 3월 인포그래픽 제36호 광주전남 의료자원 현황)

고 의원은 특히 여수국가산단 사고 노동자가 겪는 생사의 위기와 상급‧응급 진료를 받기 힘든 섬 주민들의 고충을 예로 들며 열악한 의료 환경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여수시의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전남대-여수대 통합 당시 의대·대학병원 설립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고 의원에 따르면 최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통합이행각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됐다. 전남대-여수대 통합신청서에서 200억 원을 투입해 국동캠퍼스에 한의과대학을 신설하고 한의과에 정원 40명을 배정하겠다는 내용이다.

고 의원은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교육부가 어떻게든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며 대학 통합 약속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사진=뉴스탑전남DB)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 (사진=뉴스탑전남DB)

고 의원은 “지금이 기회이다”라며 “정부가 과오를 인정하고 대안을 찾고 있을 때 17년 전 국동캠퍼스에 정부가 약속한 의료시설을 건립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남대는 대학병원 건립 협의체를 구성해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전남대도 약속을 지키기 위한 로드맵을 공개하고 지역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여수시와 전남대가 함께 의대와 대학병원을 건립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체계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더는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지지 않도록 구체적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실시, 상설 추진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한편, 전남대와 여수시의회는 최근 간담회를 갖고 학생지원시설 신축과 여수캠퍼스 경유 시내버스 노선 개선, 전문병원 건립 등 통합 약속이 이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마재일 기자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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