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장소, 시간…여수시 평일 오전, 순천시 주말 오후에
여수시 아직도 시민 동원, 순천시 주말 이용 다양한 참여 유도

▲이날 참석한 시민들이 기념식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오지선 기자)
▲이날 참석한 시민들이 기념식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오지선 기자)

“시민의 날에 시민은 없고 정치인들만 있는 행사를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최근 민선 8기 여수시와 순천시가 개최한 시민의 날 기념행사를 두고 양 도시의 행정 수준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개최한 행사의 속을 들여다보면 행정이 누구를 중심에 두고 추진하는 것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먼저 시민의 날 개최 일시와 시간의 문제를 보자. 여수시는 평일 오전 9시 40분에 개막식을 진행했다. 이렇다 보니 다양한 시민들의 참석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침 일찍부터 각 읍면동에서 동원된 어르신들이 버스를 이용해 각 행사장에 참석했다.

더구나 이날은 기온이 올라갔고 정치인의 인사말이 길어지면서 2시간가량 지나면서 결국, 어르신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들은 땡볕에서 오랜 시간 동안 ‘햇볕을 가리기 위한 ‘일회용 모자’에 의지한 채 노출된 상태였다. 점심 또한 도시락으로 차 안에서 해결 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를 위한 시민의 날이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날 참석한 한 어르신은 “또 다른 참석자는 “맨날 행사장에 나이 든 노인들만 동원되고 있다”며 “시민의 날에 시민은 없고 정치인들만 득세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인근 순천시를 보자. 시민의 날 개최 일시는 평일이 아닌 15일 주말을 선택했다. 또 시간도 오후 6시로 정해 주말 다양하고 많은 시민이 편한 마음으로 참석해서 한 밤의 시간을 보내게 했다.

장소 선택도 순천만국가정원 잔디밭으로 정해 국가정원을 무료로 체험하고 다양한 행사를 관람케 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공무원들에게 각종 행사 준비를 검토할 때 일시와 장소, 시간 선정의 이유를 질문한다고 알려졌다.

특정일시의 선정은 동기와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행정 편의주의와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행정의 중심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민선 8기 정기명 시장은 ‘시민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행정의 답을 현장에서 찾겠다는 의지로 각종 행사장과 현장을 쫓아다니고 있다.

‘시도 읊고, 손뼉을 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이제는 듣는 것만이 소통이 아닌 선택과 결정을 내리고 시민들에게 답을 줘야 할 때다. 취임 100일 지나고 시민들은 시장 후보자가 아닌 시장으로서 눈높이로 정기명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김종호 기자 minje597921@naver.com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