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분양자 “산단 인근에 있어 혹시나” 불안
시 “중금속 오염 검사 진행한 적 없어…검토”
서울‧부산시, 텃밭 토양 중금속 오염 매년 검사

▲ 여수시가 시민에게 분양하는 가족텃밭. (사진=여수시)
▲ 여수시가 시민에게 분양하는 가족텃밭. (사진=여수시)

전남 여수시가 시민에게 분양하는 가족텃밭이 호응을 얻는 가운데 텃밭 토양에 대한 중금속 오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분양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먹거리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7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매년 ‘도시민 친환경 가족텃밭’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가족텃밭은 도시민에게 농작물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사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농업과 농촌에 대한 이해를 키워간다는 취지이다. 이와 함께 도시민에게 여가선용 기회를 제공하고, 농업체험 교육장으로 활용한 도‧농간 교류 활성화 목적도 있다.

주민등록상 만 19세 이상인 여수시 세대주면 누구나 가능하며 여수시 OK통합예약 누리집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가족텃밭 참가자로 최종 선정되면 구획 당 3만 원의 참가비를 납부하면 된다. 단 사회취약계층은 면제된다.

올해 대상지는 ▲안산동 텃밭(안산동 529) ▲해산동 텃밭(해산동 348 외) ▲대포리 텃밭(소라면 대포리 1633-8) 3곳이다. 이 중 1곳을 선택해 1가족(세대) 당 1구획만 신청해야 한다.

개인 소유 농지를 시가 임대해 분양하며 참여자에게는 텃밭 운영요령, 작물별 재배기술 등 사전 교육을 실시하고, 종자와 모종 일부를 지원한다. 삽, 괭이 등 농기구와 경작에 필요한 비용은 참가자 부담이며, 텃밭 운영 또한 참가가족이 직접 상추, 치커리, 파프리카, 고추 등의 작물을 심고 재배 관리하는 등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안전한 먹거리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가족텃밭에 대한 호응이 좋다. 시는 가족텃밭 수요가 증가하자 지난해 200구획에서 올해는 3개소 280구획으로 사업량을 확대했다.
 

▲ 여수시가 시민에게 분양하는 가족텃밭. (사진=여수시)
▲ 여수시가 시민에게 분양하는 가족텃밭. (사진=여수시)

하지만 텃밭이 중화학산단이 밀집한 국가산단과 가까이 있다 보니 토양의 중금속 오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불안해하는 일부 분양자가 생겨나고 있다.

한 분양자는 “국가산단과 멀지 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며 “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수시 농업진흥과 관계자는 “텃밭 토양에 대해 중금속 오염 검사를 별도로 진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려하는 시민이 있다면 검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부산시 등은 도시민에게 분양하는 텃밭에 대해 매년 중금속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시와 자치구가 분양하는 도시텃밭 92곳 토양의 중금속을 검사하고 있다. 지난해 검사 결과에서는 모두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다.
 

▲ 여수시가 시민에게 분양하는 가족텃밭. (사진=여수시)
▲ 여수시가 시민에게 분양하는 가족텃밭. (사진=여수시)

서울시는 텃밭에 대한 시민 관심과 참여 열기가 높아지면서 텃밭 조성이 늘어나고 안전성 검사 수요도 커지자 매년 검사하고 있다. 중금속 검사 항목은 카드뮴(Cd), 구리(Cu), 비소(As), 수은(Hg), 납(Pb), 육가크롬(Cr6+), 아연(Zn), 니켈(Ni) 등 모두 8종이다.

부산시도 올해 도시텃밭 64곳을 대상으로 토양 중금속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모두 토양환경보전법상 농경지 기준 이내의 안전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지만, 아연(Zn)과 구리(Cu) 등 기준치에 근접하게 나타난 8곳의 텃밭에 대해서는 토양오염도 검사와 농작물에 대한 중금속 검사를 함께 실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매년 구·군에서 새로 조성한 도시 텃밭을 우선 선정해 중금속 오염도를 조사하고 있다. 부적합한 텃밭이 확인될 경우 해당 구·군에 신속히 통보해 텃밭을 폐쇄하고 재배된 작물을 수거해 오염 토양 정화 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마재일 기자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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