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일 외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입니다”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문, 어른들을 위한 꿈의 놀이터

열정 가득…사회에 환원도, 올 가을엔 자선공연도 계획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쩌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쿨한 우리네 인생. 그래서 때론 멋진 ‘일상 탈출’을 꿈꾼다. 취미 하나 없이 무료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삶은 재미없다. 다양하고 유쾌한 세대가 모였다. 어린아이처럼 신이 나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모인 곳. 그랑브루.



매주 수요일 저녁 신기동에 있는 음악실은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얼굴의 어른들을 만날 수 있다. ‘둥둥따~ 둥둥따~’ ‘틱틱틱~’ ‘딩딩딩~’ ‘쿵~쿵~’. ‘어른들을 위한 꿈의 놀이터’가 펼쳐진다.



드럼 김재완(치과의사), 키보드 김영옥(피부관리실), 베이스 박태호(피부성형외과), 리드 기타 문우주(실용음악학원), 기타·보컬 김경환(산적식당), 기타·보컬 강영배(LG화학), 색소폰 이기흥(서경카롤라이즈 대표)씨 등 7명이 그들이다. 30대 후반에서 6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그랑브루는 마냥 음악을 좋아하고 학창시절 음악활동을 했던 사람들이 모여 2005년 결성된 밴드다. 대부분의 멤버들은 어려서부터 음악을 했거나 어느 정도 음악경력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나이들어 열정 하나만으로 악기를 배워 합류한 이도 있다.



그랑블루는 큰 파랑(넓은바다, 깊은바다)를 가리키는 프랑스어이다. 남부 지방에서는 지중해를 가리키는 상징어이기도 하다. 바다 도시 여수에 걸맞게 그랑브루로 바꿨다.



직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밴드를 하려면 서로에 대한 배려와 기다림의 미덕이 필요하다. 밴드는 하모니가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직장인이며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기 때문. 무엇보다 서로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이 돈독하다.



또, 밴드의 특성상 오래 유지되는 경우가 드물다. 7~8명의 멤버들이 모이다보니 의견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멤버들 각자가 개성이 강하고 색깔이 뚜렷하기 때문. 밴드는 하모니가 생명이다. 하나의 소리를 내야 한다. 그 바탕엔 보이지 않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다.



그랑브루는 7년동안 개인사정으로 2명의 멤버교체가 있었을 뿐이다.

연습은 매주 수요일 저녁 신기동에 있는 음악실에서 한다. 매주 일요일 사곡 모리아 찻집에서 오후 3시에 통키타 공연을 2년째 해오고 있다.



또, 아마추어와 실용음악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지도해 무대경험을 쌓게 하는 기회도 제공하기도 한다.



기타·보컬을 맡고 있는 강영배(56)씨는 “연습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죠. 지역의 공연문화가 열악한 현실에서 멤버들이 사회에 공헌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배우면서 자신감을 갖는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만족감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무료한 삶에 활기를 줄 수 있고,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해 냈다는 성취감도 굉장히 크다고 말한다.



음악은 일 외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식이다. 평생 나만의 취미도 될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도 된다. 함께하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장애인시설이나 착한 사회단체 행사에 참여해 무료봉사 공연을 하기도 한다. 부수적으로 수익금이 생기면 시설이나 단체에 전액 기부한다. 2009년에는 가수 유익종씨와 공연도 했다. 올 가을에는 자선공연을 할 계획이다.



이들에게 음악은 내부의 열정을 분출하고 자칫 무료할 수 있는 삶속에서 도전하고 탈출하는 세상의 문이다.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문을 향해 당차게 열어 나가고 있다.







서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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