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로에서] 여수시 보건소, 간부공무원 반말 "머여, 머야, 뭐" 흐트러진 공직 기강
“머여, 머야, 뭐”
전남 여수시 보건소 간부 공무원이 민원인을 향해 던지는 말투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시민과 소통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공무원은 도리어 몸에 밴 반말로 민원인을 상대하고 있어 낯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7일 오전 10시경 여수시 보건소 보건행정과. 최모 과장은 의자에 앉아 연신 직원에게 업무와 관련된 설명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혹시나 업무에 방해를 염려한 민원인은 몇 분 동안 인사를 나누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고개는 든 그는 난데없이 “머여, 머야. 뭐”란 반말로 눈꼬리가 올라간 얼굴이 민원인을 향했다. 그의 이같은 말투는 평상시 몸에 밴 일상적인 어투라는 인식을 짐작하게 만드는 시간은 '찰나'였다.
이에 “평상시에도 민원인들에게 이같이 반말로 응대하냐”는 지적에 더욱 심각한 것은 “안경을 벗고 있었다. 직원인 줄 알았다”는 해명이 되돌아왔다. 그의 말에 동의를 한다고 해도 직원에게는 반말로 해도 된다는 공직자의 윤리 개념이 얼마나 부족한 것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공직 기강이 봄 눈녹듯 흐물거려 염려스럽다.
전남 22개 시군 중 유일하게 여수시만 의사 출신이 보건소장을 맡고 있다. 보건소 업무 특성상 행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행정 파악이 미진할 수밖에 없는 소장으로서는 중간 간부 공무원을 의지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무를 장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직원들 또한 기강이 무너지고 결국은 보건 행정의 신뢰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모양새다.
민선 8기 정기명 시장 취임 이후 대다수 공무원은 권오봉 전 시장 시절처럼 까탈스러운 결재도 없어 편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김종기 부시장이 부임하면서 꼼꼼한 스타일로 업무를 챙기는 모습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분위기다.
공직자의 편함이 시민의 불편함으로 다가와서는 안 될 일이다. 결국 이날 최모 과장의 반말 어투는 여수 시정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단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상황을 전해 들은 일부 시의원은 “이런 행동은 몸에 배지 않으면 나오기 쉽지 않은 행동”이라며 “평상시에도 민원인과 직원을 상대할 때 모습이 그려진다. 결국 정기명 시장의 책임이다"고 꼬집었다.
김종호 기자 newstop21@dbl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