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시장 "지역 정치권 사활 걸고 있는 지역 현안, 먼 산 불구경으로"
취임 이후 갈등과 논란 현장 외면하고, 행사장 위주 시민 접촉
지역과 시민이 두 쪽으로 갈리는데 여수시 입장은 전무
소탈한 이미지 좋지만, 일부 시민들 "이게 진정한 소통인가 의문 제기"

정기명 여수시장이 취임 9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시민과의 소통을 시정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지만 지역 현안의 입장은 보이지 않는다. 그사이 지역은 두 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정기명 시장 취임 9개월을 몇차례에 이야기한다. (편집자주)

▲민선 8기 정기명 여수시장이 지난해 7월 취임식을 갖고 있다.
▲민선 8기 정기명 여수시장이 지난해 7월 취임식을 갖고 있다.

●정기명 시장, '형님·동생' 스킨쉽 부각됐지만, 스스로 한계 드러내

정기명 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과 동시에 각종 행사장을 찾아다니고 있다. 시민과 소통을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정 시장은 그동안 역대 시장이 보여준 행보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시민과의 격의 없는 대화와 행동으로 ’소탈하고 동네 아저씨‘같은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공무원에게도 소탈한 이미지로 다가섰다.

조금이라도 일면식이 있는 시민에게는 나이가 많으면 ’형님‘ 아래면 ’동생‘으로 대하고 있다. 일단 시장직에 오르면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그동안 전임 시장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민선7기 권오봉 전 여수시장의 권의적인 이미지에 소탈이라는 이미지를 덧칠하면서 시민들에게 먹혀들었다.

▲정기명 여수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도 의원, 기관장 등 30여 명, 특히 여성 정치인들도 모두 장군 복장을 입고 등장한 것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사진=여수시)
▲정기명 여수시장이 지난해 진남제 행사에서 두 팔을 벌리고 시민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사진=여수시)

하지만 정 시장의 한계는 서서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여수시장직은 이미지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자리다. 특히 행정 경험이 전무한 정 시장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배우면서 가면된다"는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러나 행정이라는 종합 예술 운영의 능력치를 한순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이 가운데 갈등과 논란이 일고 있는 각종 지역 현안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소통을 중시한다는 정 시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정 시장의 입장은 곧 여수시의 정책이다. 시장의 뚜렷한 입장이 있어야만 공무원이 키를 잡고 가는 것이지만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정 시장은 지역 정치권에서 치열하다 보다 정치적 생명을 걸고 벌이고 있는 지역 현안에 전혀 입장을 내지 않고 '먼 산 불구경하는 모양새' 다. 심하게 지적하면 '이런 갈등 국면을 정치적으로 즐기는 듯한 태도다'.  양 국회의원과 정치권은 대학병원 건립을 두고 치열한 갈등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 시장…지역 현안 논란과 갈등으로 지역 두 쪽 나지만, '먼 산 불구경'

 여수시 구체적인 입장 내놓지 않고 '눈치만'

또 여수시 청사 운영 계획도 양청사로 추진한다는 계획만 세우고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이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현안을 당정협의회에서는 ”두 분 국회의원이 협의를 하면 거기에 따르겠다“는 소신없는 발언으로 한계를 드러냈다. 여기에 최근 웅천 레지던스 법적 논란에 대해서도 어떤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사이 지역사회의 논란이 증폭됐고 급기야 입주민들은  민주당 입당 원서까지 단체로 작성해 절차적인 행정이 아닌 정치적인 압력에 나서는 형국까지 만들고 있다. 입주민들은 "여수시가 어떠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출신인 정기명 시장을 압력하기 위해 단체로 입당원서를 내고 권리당원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며 "모든 결과는 여수시와 정기명 시장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도 정 시장은 여전히 시민과의 소통을 내세워 각종 행사장과 자신이 가고 싶은 곳만 찾아다니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갈등과 논란의 현장은 외면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도대체 정기명 시장의 역할이 무엇이냐"며 "모든 사안을 정치적 입장으로 보고 소탈적인 이미지 뒤에 숨기고 있는 정치적 얼굴이 점점 나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정기명 여수시장이 여수시장 선거 과정에서  전남대 여수캠퍼스 신문사와 본지가 공동으로 진행한 자리에서 만약 시장이 되면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행정을 기필코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탑전남)
▲지난해 5월 정기명 여수시장이 여수시장 선거 과정에서  전남대 여수캠퍼스 신문사와 본지가 공동으로 진행한 자리에서 만약 시장이 되면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행정을 기필코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탑전남)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 "도대체 시장 역할이 뭐냐" 비판

정기명 시장이 말하고 있는 '소통'은 행사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손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시장의 역할 중의 하나는 갈등과 논란의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설득하고 협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을 하나로 묶어 미래 발전의 사회적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일부 시민들은 "9개월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소탈한 이미지는 좋다. 하지만 지역이 갈등으로 두 쪽으로 쪼개지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읺는 것은 시장의 역할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이제는 갈등과 논란 중에 있는 지역 현안에 분명한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정기명 시장은  지금은 시장 선거 후보자가 아니다. 진정성 있게 시민들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갈등의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지역 갈등 현안에 대해서 시청 안밖에서 들리는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까지 기다린다"는 설이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김종호 기자 newstop21@dbl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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