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 여수공항기상실장
▲장길수 여수공항기상실장

“봄추위가 장독 깬다”는 속담이 있다. 따뜻한 봄날 북서풍이 강해져 꽃샘추위가 올 때 장독이 깨질 정도로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다는 얘기다.

이처럼 봄에는 널뛰기하는 기온 탓에 추위와 더위를 같이 느끼고 우리의 생활 방식에 많은 영향을 주곤 하는데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항공기 운항성능에도 기온 변화는 많은 영향을 준다.

안개가 짙어 시정이 안 좋거나, 바람의 속도나 방향이 갑자기 변하는 급변풍이 발생하면 항공기가 지연이나 결항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기온은 어떨까? 따뜻한 공기는 가볍기 때문에 위로 올라가고 반대로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오기 때문에 기온에 따라 공기의 밀도가 달라진다. 기온이 낮으면 밀도가 높고 기온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다.

항공기는 활주로를 달려 떠오르게 하는 힘인 ‘양력’을 만들어서 중력을 이겨내고 하늘로 날아오르기 때문에 공기의 밀도가 매우 중요하다. 기온이 낮아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으면 양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짧은 거리를 달려도 항공기의 이륙이 가능해 연료의 사용 효율이 높은 반면, 기온이 높으면 밀도가 낮고 양력이 감소해 더 긴 활주로를 달려야 한다.

이륙거리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다면 항공기 탑재중량을 제한해야 한다. 탑재량은 1℃당 수십에서 수백 kg 차이가 나는데 고지대에 위치한 공항일수록 기온에 따른 탑재량 변화폭이 크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의 기온이 30~38℃ 사이에서 변한다고 한다면 비행기 기종에 따라 1℃당 400kg의 탑재량 차이가 발생한다.

이처럼 기온이 직접적으로 항공기 이륙거리, 탑재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낮은 기온이 항공기 운항에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기온 변화는 다양한 기상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해가 지고 낮 동안 데워진 지면이 차가워지는 복사냉각이 일어나면 지면에 가까운 공기가 상층보다 더 차가워져 기온역전이 발생한다.

이러한 기온역전 현상은 안개나 스모그 같은 시정장애 현상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이런 경우 항공기가 이착륙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또 다른 예로는 육지와 바다의 비열 차이로 발생하는 해륙풍이 있다. 낮에는 육지가 바다보다 따뜻해 해풍이 불고 밤에는 육지가 더 빨리 식고 바다가 따뜻해 육지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인 육풍이 불게 되는데, 인천공항, 제주공항과 같이 바다 옆에 위치한 공항들은 해륙풍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항공기는 바람을 앞에서 받으며 이동할 때 양력 형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풍향이 바뀌면 양력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이착륙에 사용하는 활주로도 바꾸어 사용하게 된다.

이처럼 기온은 항공기 운항성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상요소이다. 여수공항기상실에서는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지원하기 위해 매정시 여수공항의 기온 관측값과 향후 12시간까지의 기온을 예보한다. 여수공항 기상정보는 항공기상청 누리집(amo.kma.go.kr)과 모바일 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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