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여수 모형.
▲조선시대 여수 모형.

성주(城主)는 성의 주인이자, 성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지도자를 일컫는다.

여수시라는 성(城)은 원래 3개 성이었던 것이 하나로 되었다. 여수가 하나의 큰 성이 되면서 인근 성을 압도해왔다. 성안에 있는 백성들도 코로나19라는 역병에도 잘 버티면서 일상을 지내왔다. 그런 여수성이 둘로 쪼개지려고 하면서 백성들의 한숨이 날로 커지고 있다.

성주(城主)를 자처하는 두 명의 주철현, 김회재 국회의원과 그 가운데 자신이 성주이면서도 이들의 눈치만을 요리조리 살피고 있는 정기명 시장이 있다. 성주 자리를 차지한지 벌써 열 달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성주 놀이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성주라는 자리의 책임과 백성이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 모르는 듯하다. 여기에 성의 곳간을 지키는 관리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성주의 눈과 귀를 막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야 관리들 마음대로 곳간과 수하 관리들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칭 두 성주는 내년 큰 전쟁을 앞두고 있다. 벌써 사활을 걸고 상대방을 향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치의 물러섬도 없다. 백성들의 고통과 피로감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전쟁에서 패할 경우 자신의 정치적 생명과 터전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심정이야 오직 하겠는가. 성주들은 전쟁의 사전 승기를 잡기 위해 아래에 두고 있는 시의원이란 장수들을 앞세워 공세에 나서고 있다. 장수들은 뒤를 돌아보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돌격을 감행한다. 상대 성주의 장수들과 치열한 공방을 벌인다.

승자와 패자는 없다. 성주의 말은 곧 장수의 정치적 목숨과 같은 명령이다. 성주에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단축할 수 있는 ‘공천’이라는 시퍼런 칼이 있다. 칼이 칼집에서 나와 자신에게 향하면 곧 정치적 생명을 연장할 수 없다. 지난 장수들의 전쟁터에서 보여준 성주 칼의 힘이 어떤 것인지 장수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성주를 위해 사생결단으로 상대 진영으로 돌격을 감행해야 한다.

장수가 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성주의 눈밖에 나기도 한다. 내년 전쟁에서 자신의 성주가 돌아오지 못하면 장수들의 미래를 보장받기 힘들다. 성주와 장수는 한배를 타고 있다. 물론 자신의 성주를 배신하고 상대에게 백기 투항하는 장수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벌써 성주 아래에 일부 장수들은 내년 전쟁의 결과를 예측하면서 상대 진영에 다리를 걸치는 듯한 모습을 띠기도 한다. 자신의 정치적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하지만 이런 장수는 곧 내 처지게 된다. 어느 성주가 자신이 모셨던 성주를 배신하고 온 장수를 곁에 둘 리 만무하다. 두 성주의 전쟁 가운데 서 있는 장수들도 힘겨움을 토로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여기에 더해 자칭 두 명의 성주와 자신이 진짜 성주인지를 알면서도 전쟁에서 승리하는 성주의 편에 서야 하는 정기명 시장은 고도의 전략을 펴고 있다. 진짜 성주인 자신은 뒤로 몸을 숨긴 채 눈치만 살피고, 자칭 두 명의 성주는 오로지 내년 전쟁을 위해 백성의 한숨과 눈물은 살피지 않고 있다.

이런 사이 성(城)안은 혼란스러움과 안타까움의 숨소리로 가득 차고 있다. 성주는 백성을 보살피고 생명과 안전을 위한 자리인데 무엇을 위해 전쟁을 벌이는지 백성들은 묻고 있다. 성주들의 눈에는 인근 순천성(城)에 주도권이 넘어가고 성을 떠나는 백성들의 행렬이 보이지 않는지 궁금하다.

김종호 기자 newstop21@dbl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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