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시내버스, 여수시·사측·노조...각자 본인들의 입장만
정책이라는 명분으로 '둔갑한 지원금'
민영화가 되면 "서비스의 질이 한층 올라갈 것이다" 말하는 사측
"제때 임금을 받고 싶다"고 외치는 운전원들
해결 방안에 대한 진솔한 대화 '절실'

▲여수 시내버스가&nbsp; 적자 경영난으로 임금 체불과 유류비 연체 등 고질적인 문제들로 위기에 놓여 있다. (사진=김수 기자)<br>
▲여수 시내버스가  적자 경영난으로 임금 체불과 유류비 연체 등 고질적인 문제들로 위기에 놓여 있다. (사진=김수 기자)

전남 여수시 시내버스가 임금체불, 유류비 연체 등 고질적인 문제들로 인해 위기에 놓인 지 수년이 지났어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여수시청 교통과는 '경영 진단' 이라는 특단의 결정을 통해 사태를 바로 잡아보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대 반 걱정 반의 시선이 역력하다.

여수지역은 현재 동양교통, 오동운수, 여수여객 3곳으로 운행에 나선지 70여 년이 넘었다. 처음 시작은 민영제로 시작해서 현재는 지자체 지원금을 받는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자체 수입에 시 지원금까지 받지만 계속적으로 운전원들 임금체불과 유류비 연체가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의문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대책마련 없이 문제점만 들추기에 바쁘고 본질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 

시내버스는 시민의 발로 회사와 운전 노동자들의 겪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요구된다.

시내버스 회사가 위기에 놓이기 시작한 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장 대표적인 대중교통 이용자 감소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 사측이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약 50~70억원이 감소했다. 자체 수입이 감소한 만큼 여수시 지원금이 충당되는 게 아니다 보니 회사는 은행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융통해 왔다.

매년 여수시에서 지원하는 재정지원금은 조금씩 인상되지만 임금과 유류비 인상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지원금은 분기별로 사측의 요청에 따라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여유가 없는 사측은 지원금 요청 시점이 항상 빨라진다.

1분기 지원금을 1월에 사용하고 나면 2분기 지원금을 앞당겨서 사용하게 되고 결국 4분기가 되면 더 이상 끌어올 지원금이 없어 임금과 유류비 연체로 이어진다. 지난해도 이런 악순환이 이어져 10월 임금 지급이 늦춰지면서 그 여파가 최근까지도 지속되어 운전원들의 생계가 위협받기도 했다.

임금 지급이 늦춰지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이어져 왔다. 하지만 회사가 적자 운영에 놓여 있다 보니 제때 지급하고 싶지만 지급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여수시도 노력했지만 버스 회사의 적자 운영 누적으로 발생 된 손실금을 채우기에는 예산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쌓여서 곪아있는 상태다.

현재 상황이 여수시가 무관심해서도 아니고 회사가 경영을 잘못했다고 할 수도 없다.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겹쳐서 생겨난 부분이 크다. 일각에서는 누군가의 잘못으로 떠넘기기보다 서로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수시는 버스 회사가 적자 운영에 시달리고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더 이상 임금 및 유류비 연체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올해 2억 원 예산을 투입해 '경영 진단'를 시행한다. 경영 진단을 통해 불필요한 지출은 없는지, 임금과 유류비 등 연체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한 필요 예산은 얼마인지 등 재정지원금이 집행된 이후 처음으로 시행하는 용역이다.

시내버스를 담당하고 있는 여수시청 교통과는 이번 경영 진단 용역을 통해 시내버스 문제점에 대한 개선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현재 시내버스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사측은 "여수시가 재정지원금으로 지난해는 약 250억원, 올해는 280억여 원 정도 되는데, 자체 수입에 막대한 예산까지 쏟아부었는데도 임금 체불, 유류비 연체 등 적자 경영은 회사의 문제점으로만 보고 있다"며 "하지만 시민들이 알고 있는 재정지원금 중 순수하게 회사가 받는 지원금은 올해 기준으로 약 36억원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체 수입이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는 이용자 감소와 함께 시에서 시행되는 정책도 한몫한다고 전했다. 청소년의 경우 1200원 요금이 '청소년 100원 버스' 정책이 도입되면서 교통카드로 100원에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결국 회사에는 자체 수입이 1200원이 아닌 100원만 잡히고 1100원은 재정지원금으로 둔갑시켜 분기별로 지원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교통카드 할인, 75세 이상 무료 버스 등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면서 지원금액은 상승하는 반면 사측 입장에서는 원래 자체 수입을 시를 거쳐 분기별로 나눠서 받는 형국이라며 여수시의 모순된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시내버스 운전원들이 바라는 건 한가지. 급여가 제때 지급되어서 더 이상 생계가 위협받지 않길 바라는 것이다.

운전원들의 바램과 사측이 안고 있는 적자 경영난 해소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 방치할 수도 없는 일이다.

올해 시행되는 '경영 진단' 용역을 통해 문제 요소와 해결 방안이 제시되길 바란다. 처음으로 시행되는 용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만큼 제대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여수시청 교통과의 책무가 막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 기자 newstop23@dbl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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