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정책을 결정하는 공무원들의 마인드 중요”

- 원도심 활성화 등 기존 도심 재생 사업
- 순천시... 건물 임대료·문화행사비 지원

- 상가 빈 점포.일반 주택 개조
- 공방, 미술작품 전시실, 염색, 카페 등
- 문화예술 관련 업종 입점
 

순천시의 원도심 지역인 향동(행동, 영동, 금곡동)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문화의 거리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기존 도심 재생 사업을 통해 옛 이야기가 살아있는 장소, 지역 문화 예술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2020년까지 장기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2004년 문화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시작, 2005년 순천 문화도시 만들기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현재까지 총 사업비 30억원(국비 15억, 시비 15억)이 투입됐다.

2009년 ‘1000년의 역사 문화가 숨쉬는 거리 만들기’ 사업이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이 일대에는 상가 빈 점포나 일반 주택을 개조해 공방, 미술작품 전시실, 고서화 및 서예 골동품 취급 가게, 염색, 카페, 전통찻집, 갤러리, 한옥글방, 낙안읍성 가야금병창 보존회 등 이른바 문화예술 관련 업종이 입점해 있다.

순천시의 문화의 거리 조성 사업은 문화마당 조성사업, 거리 디자인 개선사업, 흙담장 설치, 주민참여사업 등 사업 분야와 문화예술업종 지원, 도심탐방프로그램, 청소년 축제 및 체험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 분야로 나누어 추진되고 있다.

초·중·고교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천연염색이나 갤러리 견학 등 체험 프로그램과 청소년수련관의 목요 열린무대, 한옥글방 내·외국인의 음악 동호인을 중심으로 한 야외공연, 실험적으로 실시하는 서양화 길거리 전시회 등이 열리고 있다.

순천시의 문화의 거리는 단순히 거리나 광장 등의 물리적 시설만을 조성하는데 그치지 않고 ‘문화의 거리 조성과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입점한 지역문화 예술 종사자들의 공간 입주와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100미터 남짓한 문화의 거리 한 가운데는 한옥으로 지은 ‘한옥글방 도서관’이 넓은 마당을 품은채 들어서 있다. 한옥글방에는 도서 5000여권이 비치돼 있어 월~토요일까지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 도서관은 참돌 봉사회가 운영, 학술, 국악, 예술 분야 등 일반 시민을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한복 인형공예 작품 전시, 판소리 마당극, 지역 문화예술 작가 전시회 등 각종 문화예술강좌를 열고 있다.

건너편에는 최근 개관한 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이 있다. 25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미디어센터는 영상편집실과 촬영 및 편집 교육이 가능한 스튜디오, 디지털편집실, 디지털 캠코더 등 최신 미디어 장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촬영, 편집교육 등 다양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한다. 특히 청소년들이 다양하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문화의 거리에서 도예공방 ‘토닮’을 운영하는 주인은 “시에서 3년간 임대료를 지원하고, 문화예술과 관련한 업종이 몰려 있어 가게를 운영하는데 장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서동 문화의 거리에 대해 충고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여서동에서 살다 순천으로 이사를 와 이곳에 가게를 열게 됐다”며 “여문 문화의 거리는 순천시보다 두 배의 예산을 들인 것으로 안다. 거의 음식점·술집이 대부분인 거리가 말 그대로 문화의 거리답게 변화하지 않을까 기대도 많이 했다”며 아쉬워했다.

미술 작업실 ‘제갈 아틀리에’와 ‘가로수길’이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은 “현재 자기 주변 문화예술인만 하더라도 5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하지만 순천시의 문화의 거리 또한 난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남편이 설치조형예술가로 남편과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LUK’의 주인은 “작가들은 지원되는 임대료 얼마가 중요한게 아닌데 공무원들의 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이 가게를 시작하면서 적잖은 마찰도 있었지만 큰 틀에서 동참하게 됐다”며 “시와 상인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문화의 거리를 살릴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사무실에 앉아서 문화예술인들을 이래라 저래라 지시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함께 발로 뛰는 문화와 예술을 진정 사랑하고 열정있는 시 행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좀 더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업종과 먹거리, 주차장 확보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건물 임대료와 일부 문화행사의 경비를 지원하고 있다. 단기적인 사업이 아닌 2020년까지 계획된 장기사업이니 만큼 시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직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도 있지만올해 팔마문화제를 문화의 거리 일대를 중심으로 치렀다”며 “시와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을 개발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수시의 여문 문화의 거리는 1차 구간 30억원, 2차 구간 30억원 등 총 60억원이 투입됐지만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한채 인근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갤러리의 한 주인은 “순천시가 문화의 거리 사업을 시작하지 얼마되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고 있기는 하지만 상인들과 잘 풀어나갈 거라고 생각한다”며 “여수시도 타 지자체를 벤치마킹해서라도 문화의 거리답게 조성해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도시를 이끌고 있는 공무원들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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