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끼 발산하며 학업 스트레스 훌훌

▲ 부영여고 댄스동아리 비걸스. △앞줄=문예지(1년), 김해빈(1년), 유지수(1년), 조아람(1년), 이어소(1년), △뒷줄=고효정(2년), 송세영(3년), 정효재(2년), 차혜지(3년), 김진아(2년), 진찬미(2년).

“춤은 저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어요. 인문계 학생들은 평소에 잠이 부족한 탓에 학교에서 잠이 많이 오는데 잠깐씩 연습한 후엔 정신이 말짱해져요. 공부에 오히려 집중이 더 잘되는 것 같아요.”

부영여고 댄스동아리 ‘비걸스(B-girls)’에서 활동 중인 조아람(1년) 양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얻는 보람을 이같이 말했다.

또 평소 춤에 관심이 많았지만 소극적인 성격 탓에 남들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은 꿈도 못 꿨지만 댄스 동아리를 접하면서부터 크게 달라졌다. 이들은 “춤은 남들 앞에 보이려는 멋있는 행위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실제 춰보니 노력하는 만큼 내 것이 된다는 걸 알게 됐다”며 “덕분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취미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영여고 댄스동아리 비걸스(B-girls). B는 부영여고의 영문 이니셜이다. 그저 춤을 좋아하고 학창 시절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픈 순수한 마음들이 모여 탄생했다. 9기째 변함없이 활동을 이어오면서 춤 실력뿐만 아니라 선·후배간 끈끈한 정까지, 비걸스만의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의 열정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동아리 운영 노하우와 전통도 탄탄하게 전수되고 있다.

연습은 점심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머지 시간에 이루어진다. 대회나 공연이 있을 때에는 주말에도 연습한다. 시끌벅적한 음악소리와 함께 부산한 움직임들로 열기가 넘친다. 13명의 학생들이 음악소리에 맞춰 거울을 보며 자신의 춤사위에 한껏 취한다.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는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게 어때’라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선·후배간 춤을 가르쳐 준다.

박람회장서 주 2회 공연
학교 홍보 역할 톡톡

학업 외 시간 짬짬이 연습
각종 대회 입상… ‘실력 탄탄’

김진아(2년) 양은 “선·후배간 친목도모는 물론 학교생활에 서로 많은 힘이 된다”고 말했다.

멤버는 오디션을 통해 공개모집한다. 팀의 리더 차혜지(3) 양은 “개인적으로 청탁(?) 전화를 받기도 한다”면서 “선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김해빈(1년) 양은 “인문계 고등학생은 현실적으로 운동이 절대 부족해 살이 찌기 쉽다. 점심, 저녁 시간에 짬을 내 춤을 출 수 있어 건강과 다이어트 등 이중효과가 있다. 학업 스트레스를 푸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효재(2년) 양은 “점심·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기 쉬운데 뜻 깊게 보낼 수 있어 좋고, 행복지수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어소(1년) 양은 “공부만 하다 보내는 학창시절보다 좋은 선후배를 만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차혜지 양은 “박람회 기간 동안 1주일에 2회씩 디지털갤러리에서 공연을 했다. 졸업한 선배들도 함께 참여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우리 비걸스 뿐만 아니라 학교 홍보 역할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전라남도 대표 청소년 문화존, 2012전남청소년뮤직댄스 경연대회 인기상, KBS주최 순천청소년축제 댄스대회 금상, 진도생활체조대회 금상, 함평생활체조대회 동상, 목포 동아리경연대회 표창 등 실력을 인정받는 등 교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순수하게 춤이 좋아 결성된 비걸스지만, 학교 폭력이다 탈선행위다 해서 청소년들의 문제가 적잖이 일어나고 있는 요즘, 일부 어른들은 학생들이 공부는 소홀한 채 춤만 추는 것 아니냐는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이 힘들 때도 있다.

김진아(2년) 양은 “댄스 동아리라고 해서 공부안하고 춤만 춘다는 고정관념을 버렸으면 좋겠다. 특히 유투브에 올린 동영상에 악성 댓글과 심지어 성적인 댓글까지 남겨 속이 상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 양은 이어 “재정 지원이 넉넉지 않아 간식비, 의상 등의 비용을 개인이 부담할 때도 많지만 순수하게 춤이 좋아 하고 있다”며 “오히려 행동도 조심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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