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동 마늘시장 인근 등 6곳 영업
관련법 허점 이용…상품공급점 계약방식

롯데수퍼 입점 당시와는 다른 분위기
상인들, 반대 세력화 구심점 없어

▲ 여서동 부영7단지에 인근에 들어선 이마트 에브리데이 상품공급점.

지난 6월말경 기업형 수퍼마켓(SSM)인 ‘이마트 에브리데이’가 상품 공급점 형식으로 여수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영업점이 확산되고 있지만 지역사회는 속수무책이다.

현재 여수지역의 이마트 에브리데이 상품공급점은 봉계동 아파트 단지와 국동 주택단지, 부영7단지, 선원동, 학동 등 6곳이다. 대부분 기존 마트 업체가 상호를 바꿔 재개업하고 있다.

마트들은 상호에 ‘emartevery day(이마트에브리데이)’라는 글자를 크게 해서 강조하고 상품 공급점이라는 글씨는 작게 붙이고, 그 옆에 조그맣게 OO마트라고 표기하고 있다.

상호만 보면 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사업장으로 볼 수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 상품만 공급받는 곳이며 자본도 지역슈퍼업자가 전액 소유하고 있어 유통산업발전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더욱이 국동 주택단지 ‘이마트에브리데이 상품공급점’은 전통시장인 ‘봉산동 마늘시장’과 반경 1㎞ 안에 있지만 단속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서는 전통시장과 1㎞이내에서는 신고를 하게 되어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상품공급점’은 이마트가 개인마트를 상대로 물건을 공급하는 도매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규모는 슈퍼마켓과 비슷하지만, 상호나 상품 구성, 매점 운영은 대형마트 형식을 따라가는 소형매장 형태이다. 상품 60% 정도를 이마트의 수퍼사업부분인 ‘에브리데이’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일부 농수산물 등은 지역 유통업자들로부터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대리점보다 이마트 에브리데이에서는 20%가량 저렴하게 상품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대형마트 상호를 내세우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더 끌 수 있다는 장점 등으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지역에서는 지난 6월말경부터 벌써 6곳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기업형 수퍼마켓인 롯데수퍼가 여수에 입점할 당시 지역의 중소상인들과 유통업자, 시민사회단체가 집회를 벌이며 강력하게 반대하는 등 지역에 큰 파장을 몰고 온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역 상인들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 움직임이 전혀 없다.

그러는 사이 이마트 에브리데이 상품공급점 점포가 늘어나면서 지역 상권을 지키려는 중소상인들과 지자체의 노력을 무색케하고 있다.

중소상인들이 지난해처럼 선뜻 집단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롯데수퍼 입점에 강력 반발했던 상인들이 이마트에브리데이 상품공급점 간판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생존경쟁 논리에 밀려 자구책을 선택한 상인들을 마냥 비난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상인들간 연대가 거의 무너졌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여서동 한 마트 상인은 “생존이 불안정할수록 지역 상인들이 뭉쳐야 하는데 그런 구심점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경제 논리가 그렇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외부로부터 달콤한 손짓에 밀리면 지역 상권이 더욱 악화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고 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런 운영 형태가 호응을 얻으면서 여수지역 전체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수시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상생법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편법 진출에 제동을 걸만한 뾰족한 수가 없어 안타까운 실정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