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완규 동부매일신문 대표
시장 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인지 벌써 우리 도시의 여기저기서 시장이 되겠다고 손을 들고 나온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아니 당신도?”하는 사람도 시장이 되겠다고 합니다. 대충 손에 꼽아도 10명도 넘어 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적어도 한 도시의 시장이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이라면 입으로만 좋은 세상을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걸어온 삶도 좋은 삶을 살았던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 혼자 잘 먹고 잘 살기에 바빴던 사람이 시장이 되겠다고 한다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욕이나 얻어먹고 다니는 사람이 시장이 되겠다고 한다든지, 그러한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시민들을 심하게 모욕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모든 정치인들에게 감동이 고픕니다. 시장도 국회의원도 대통령도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 시민들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정치를 해야하는 까닭입니다.

시장이 실패하면 도시가 실패하고 대통령이 실패하면 나라가 실패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도시에 필요한 것은 지도자의 분발입니다.

우리 시민들은 이미 충분히 성실하며 충분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지도자의 역량이자 의무인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성공한 정치인보다 실패한 정치인을 더 많이 봐왔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실패한 지도자를 만들겠습니까?

정치학자들은 보통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부패와 미숙함입니다. 지도자가 부패하거나 미숙하면 그만큼 그 조직이 부패하고 어수룩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지도자를 만나면 세상이 좋아지고, 미숙한 지도자를 만나면 세상까지 어수선해 지고, 나쁜 지도자를 만나면 세상은 더욱 악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강도와 강간과 같은 악질 범죄가 판을 치고, 자살자가 늘어나고, 세상을 향해 악을 쓰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세상이 악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누구 탓입니까? 감동 없는 세상 탓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시장의 실력은 도시의 실력이 되고, 대통령의 실력은 나라의 실력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도시와 나라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리더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입니다.

이처럼 지도자의 자질은 도시와 나라의 운명에 대단히 중요합니다. 왜냐면, 그의 관심사가 곧 나라와 도시의 주요 관심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눈앞에 닥친 긴급하고 중요한 수많은 일 중에서 지도자가 무엇을 우선 하느냐에 따라서 나라와 도시의 우선순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MB는 삽질에 대단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임기 동안 20조가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삽질하는데 사용했습니다.

그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일은 앞으로 이것들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지금까지 투자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예산은 제로섬 게임입니다. 어느 것을 쓰기 위해서는 다른 것을 줄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돈으로 해야 하는 교육개혁, 경제개혁, 사회개혁 등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결국 MB 한 사람의 생각과 의지가 나라의 흐름을 바꾼 것입니다. 도시라고 이와 다를 것이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 도시는 지금 시장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서로 시장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고마운 일입니다.

그들 모두가 옥 같은 사람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그 중에는 돌 같은 사람도 없지 않으니 그것이 문제지요.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과감히 키울 생각입니다. 뻔히 아닌 사람을, 당 공천을 받았다고, 어디 출신이라고 연고에 따라서 시장을 만들어 줄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지금부터 세상의 인연에서 벗어나 우리도 제대로 된 지도자를 볼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를 소홀히 하여 뒤늦은 후회를 한 일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지도자는 부정과 부패에서 초연한 것만 가지고서 지도자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착각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을 다하지 않는 것도 부정부패와 똑같이 시민들에게 죄를 짓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도 못하면서 자리를 지키는 행위를 옛 선인들은 절위(竊位)라고 했습니다.

절위는 말 그대로 ‘자리를 훔치는’ 행위입니다. 그것은 마치 용변도 보지 않으면서 화장실만 차지하고 있어 다른 사람에게 용변 볼 기회를 주지 않는 행위와 다를 것이 없는 행위입니다.

앞으로 시장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미리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지역에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도시의 어떠한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지. 지금 왜 그것을 준비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가능한 것인지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질문에 분명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냥 학교 동문이니까, 그냥 한 동네에 사니까, 행사장에서 얼굴 많이 비췄으니까, 찍어달라고 말하는 사람은 단지 시장이 되는 것이 목표인 사람이지 도시를 위하고 시민을 위하는 사람이라고 어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시민들은 지역의 보스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겸손한 지도자를 원하고, 비전을 가진 지도자를 원하고, 시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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