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작물을 재배하는 땅속은 지금 전쟁 중이다.

식물에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병원성 미생물이라 하고 병을 억제하는 미생물을 유용미생물이라 한다. 땅속에는 100만종도 넘을 우리가 모르는 미생물이 존재하지만 정작 우리가 알고 이용하고 있는 토양미생물은 1%도 안되며 99%의 미생물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흙 1g에는 얼마나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을까? 적은 곳은 몇 마리부터 많은 곳은 100억 마리이상이 살고 있는데 흙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미생물 숫자를 좌우하는 것이다. 흙속의 미생물 숫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병원성 미생물 보다 유용미생물이 많이 살고 있어야 작물에 해를 끼치지 않고 좋은 작물을 키워낼 수 있는 것이다. 즉 유기농업을 하려면 적어도 1억 마리 이상이 있어야 가능하다. 살아있는 땅은 미생물이 1억 마리 이상, 죽어있는 땅은 20만 마리 이하인 땅을 의미한다.

이런 땅속 미생물이 봄의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여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면 미생물 한 마리가 반나절에 백만마리 이상 증식이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즉 평균기온이 15℃ 이상 올라 25~30℃가 되면 증식 최적온도가 되는 것이고, 봄비가 오기 시작하여 습도가 70% 넘어 95%가 유지되고,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단백질성분 비료(요소)를 시용하기 시작하면 땅속의 미생물은 몸집을 불리기 위해 요동을 치기 시작하는 것이다. 땅속에서 유용미생물과 병원성 미생물이 경쟁을 하여 병원성 미생물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게 되면 식물에 병을 일으키게 되기 때문에, 봄에 토양 속에 들어 있는 미생물 관리를 잘하여 유용미생물이 많은 땅을 확보하도록 우리가 도와줘야 건전하고 맛있는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농업에서 봄은 중요한 시기일 수밖에 없다. 한해 농사를 좌우하는.

이렇게 흙을 좌우하는 미생물이란 무엇인가?
미생물은 육안으로 볼 수 없는 크기의 생명체로 바이러스, 세균, 조류, 원생동물로 분류될 수 있다. 생명체가 살기 어려웠던 지구에 가장 먼저 출현하여 CO2와 태양광에서부터 산소를 만들어 지구 환경을 변화시켰고, 직접 동식물로 발전되어 현재와 같은 지구를 만든 것이 바로 미생물이다. 미생물은 다양한 발효식품을 만들어 인류 음식을 풍부하게 하였으며, 다양한 산업공정 촉매로 활용되고, 이제는 인류의 병을 고치는 백신 등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농작물을 재배함에 있어 작물의 모든 부위는 미생물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모든 종자의 표면에는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병원성 미생물이 묻어 있는 종자를 그대로 파종하게 되면 발아장애가 생기거나 병에 걸려 작물을 제대로 생산할 수 없게 되고, 종자가 발아하여 뻗는 뿌리 주위에는 뿌리에서 흘러나오는 영양분 때문에 뿌리표면에 미생물 수가 특히 많아 흙속의 미생물 관리가 더욱더 중요할 뿐이다. 작물의 잎과 줄기에는 엽권 미생물이라고 하는 미생물 집단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들의 대부분은 바람에 날라온 미생물의 씨앗(포자)이 번식한 것이다. 작물을 키우면서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잎에 생기는 곰팡이병인데, 이는 바람에 날려온 병원성 곰팡이의 포자가 잎에 붙어 있다가 온습도가 적당한 조건이 되면서 잎 속으로 침입 및 번식함으로써 생기는 현상이 곰팡이 병이다. 또 과실 표면에도 항상 미생물이 붙어 있으며, 특히 당도가 높은 포도, 딸기 등은 이들 미생물에 의해 피해를 볼 우려가 높다. 수확기전 온습도가 높을 때, 농약을 자주 살포하는 것도 바로 이들 병원성 미생물을 죽이기 위함이다.

일반농업에서는 이들 병원성 미생물을 죽이기 위해 주기적으로 농약을 살포하였으나 농약은 우리들의 건강을 해칠 수가 있기 때문에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가가 늘어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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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미생물을 이용한 유기농업은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첫째 땅속에 있는 미생물(근권 미생물)은 병원성 미생물의 증식이 이루워지는 초기 즉 봄에 미생물의 밀도를 낮춰주는 토양관리가 중요하고, 그 외 엽권 미생물 등은 유용미생물을 관주해 주거나 살포함으로서 유용미생물 숫자가 병원성 미생물 숫자보다 많게 관리하는 방법이 아주 중요할 것이다.

둘째 병원성 미생물을 잡아먹거나 또는 번식을 억제하는 천적 미생물을 활용하여 병원균 또는 해충이 농작물을 가해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이런 미생물 농법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생산하고 있는 유용미생물(고초균, 광합성균, 유산균, 효모균)이나 산속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토착미생물(부엽토 속에 햐얀 곰팡이)을 이용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면 생산비를 크게 절약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농업기술센터 생산 미생물은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가에는 무료로 공급하고, 일반 농가는 유료로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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