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일정 일방 연기, 경선 일정 설명도 없어
후보자도 모르는 컷오프용 여론조사 불만 폭발

[수정]도지사와 시장·군수, 도의원과 시·군의원, 그리고 교육감을 선출하게 될 선거일이 바짝 다가오고 있다.

이번 6·4지방선거를 통해 향후 4년간 전남과 여수를 이끌어갈 인물들을 뽑는다. 지금 여수는 최대의 전환기적 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의 의미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무공천 논란 등 중앙정치권의 이기적 행태와 무책임으로 선거 초반을 허송세월로 보낸 지역 정치권은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선거는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불가피하게 후보자와 유권자 간의 활발한 소통의 기회가 차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후보자와 공약을 알릴 시간과 기회 절대 부족, 공천 싸움에 매몰되다보니 이러다가는 ‘묻지마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기간이 매우 중요하지만 아직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은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경선 룰과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채 오락가락 경선 행태를 보여 후보들만 극심한 불편과 혼란을 감내하고 있다. 혼란스럽기는 지역민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옛 민주당계와 안철수계간 내홍이 심화되면서 ‘도로 민주당’ ‘헌정치’라는 말을 듣고 있다.

먼저, 새정치 실현을 위한 전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30여 명은 지난 4일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 앞 복도에서 침묵 연좌농성을 벌이며 “구 민주계측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들이 합의도 없이 경선일정과 방식 등을 제멋대로 하고 있다”면서 “공정한 공천을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전남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당초 이날 오후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었던 면접을 취소했다.

앞서 전남도당은 위원장 임용 철회 갈등에 이어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공관위) 구성 비율을 놓고 옛 민주당계와 안철수계간 ‘밥그릇 싸움’을 거듭하다 지난 3일에서야 공관위 및 재심위,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 선거관리위를 구성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이러는 사이 후보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여수지역 정가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은 지난 3일 저녁 늦게 다음날인 4일 오후 3시 30분부터 기초단체장, 오후 5시부터 광역의원 면접심사 일정을 각 후보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수의 후보자들이 일정을 통보 받지 못했다. 더욱이 도당은 면접 당일인 4일 오전 11시께 갑작스럽게 예정됐던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면접심사가 취소됐다고 통보해 후보들의 반발을 샀다. 도당은 지난 5일 오후 2시 기초단체장과 5시 광역의원 면접을 진행했다.

여기에다 지난 4일~5일 이틀간(오전10시~저녁10시) 진행된 여수 시장과 도·시의원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도당이 공천 심사에 활용할 컷오프용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거주지역 ▲성별 ▲연령대 ▲지지정당 ▲지지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여수시장 후보 ▲지지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광역·기초의원 후보 등을 물었다.

예비후보들은 일제히 “지금 여론조사가 실시 중이니 반드시 지지해 달라”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호소했고, 유권자들은 황금연휴 기간에 쏟아지는 지지 호소 문자에 시달려야 했다.

문제는 일부 후보들이 사전에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고,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음모론’과 ‘졸속 공천’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여수지역 새정치민주연합 A예비후보(기초)는 “세월호 참사로 잠정 중단했던 선거운동이 공천까지 겹치면서 멘붕 상태에 빠져 있는데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오락가락 경선 일정 관리로 새정치를 염원하는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역민에게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공약을 놓고 고심을 해도 모자랄 판에 당내 선거환경이 자꾸 변하면서 공천에만 목매고 있는 꼴이다”고 답답해했다. 다른 한 예비후보(기초)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를 치르는 것도 아닌데 제1야당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시민 박모(45, 신기동)씨는 “온갖 비난과 질책에도 귀 막고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이를 따르는 후보에게 시민의 애정은 멀어지고 있다”면서 “특정 당이라면 무조건 지지하는 지역주의를 버리고 여수를 위한 일꾼이 진정 누구인가를 선택해야 한다”고 유권자들에게 주문했다.

한편 전남도당 공관위는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은 서류심사 50%+여론조사 30%+면접 20%로, 기초의원은 서류심사 50%+여론조사 50%로 1차 컷오프 한 후 주말께 본경선 방식 확정과 함께 곧바로 경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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