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6·4지방선거 여수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충석 시장이 최근 유보를 결정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주철현 여수시장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지역 정치권이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현재 여러 후보가 나와서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지금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명확한 비전 제시와 건강한 리더십입니다.

그래서 각 후보들께서는 여수의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금 시민들은 5년 뒤에, 10년 뒤에, 그리고 20년 뒤에 여수가 어떤 도시로 발전해 나갈 것인지 몹시 궁금해 합니다. 각 후보는 이에 대한 강력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수는 다른 도시가 갖고 있지 않은 수많은 섬과 해안 절경과 바다와 산과 관광지를 가지고 있는 도시입니다. 여기에 동양 최대의 석유화학 단지와 고급호텔과 3개의 골프장과 비행장과 크루즈 선착장과 세계박람회장과 다양한 도로 인프라까지 갖춘 도시입니다.

거기에 덧붙여서 도시와 농산어촌이 적당히 균형을 이루고 있는, 참으로 보기 드문 도시입니다. 이처럼 매력적인 여수만의 도시 특성을 잘 디자인해서 살기 좋고, 일하기 좋고, 생활이 쾌적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해 주시면 참 고맙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 도시가 지금보다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일자리는 기업인들이 만듭니다. 아쉽게도 지금 여수의 지역경제는 대단히 좋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은커녕 있는 일자리를 지키기에도 버거운 모습입니다. 근로자는 일을 찾아 여수를 떠나고 있고, 일감이 없는 중소기업 또한 죽을 맛입니다. 말 한 마디 못하고 숨을 죽이며 사는 영세 기업인도 많습니다.

저는 우리 여수가 기업이 행복한 도시면 좋겠습니다. 여수는 공장용지의 땅값이 다른 지역보다 비싼 도시입니다. 그래서 떠나려는 기업은 붙잡고,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인허가를 비롯한 행정절차와 각종 지원책을 빨리빨리 처리하는 효율적인 행정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기업인들을 오라 가라 할 것이 아니라, 산업현장을 직접 누비면서 기업의 가려운 곳을 팍팍 긁어주는 창의적인 공무원들이 지금보다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도시는 공무원들이 고생을 더하면 시민들이 그만큼 행복해지는 것이고, 공무원들이 고압적이고 무능하면 시민들은 그만큼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 도시가 거친 도시이미지에서 벗어나, 착한 시민과 착한 기업이 더욱 많아지는 도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시민들은 착한 기업과 성실한 기업인을 더 존중해 주고, 기업인들 역시 나눔의 미덕을 마음껏 발휘하는 건강한 도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그 다음은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교육입니다. 그런데 여수의 교육은 지금 행복하지 않습니다.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저 같으면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앞으로 3년만, 도시의 모든 역량을 교육에 올인 하겠다는 선언을 하겠습니다.

앞으로 3년 동안 간선 도로를 새로 만들지 않아도 시민들이 생활하는데 큰 문제없습니다. 수십억 예산 들여서 동사무소 개축하지 않아도 문제없습니다. 1조가 넘는 1년 예산 중에서 정말 시급하지 않은 예산만 대충 모아도 500억 원은 충분히 모아질 것입니다.

저 같으면 이 500억 원을 교육에 몽땅 쏟아 부어 보겠습니다. 이 예산은 지금 순수하게 여수교육에 들어가는 예산의 5배가 넘는 금액입니다. 눈 딱 감고 이 돈을 3년만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사용해 보는 것입니다. 확신하건데 여수 교육에 일대 혁명이 일어날 것입니다.

3년만 우리 어른이 고생해 주면 지금처럼 수백 명의 우리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 매년 부모 품을 떠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돈이 없어서 자신의 꿈을 펼쳐보지 못하는 수많은 아이들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에 반대하는 시민이 있거든 시장이 직접 나서서 이분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른들이 조금 힘들어도 우리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리가 기꺼이 참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우리 손자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워보겠다는데 어느 어른이 그것에 반대하겠습니까. 그리고 실제 그 예산을 아이들 교육을 위해 제대로, 그리고 멋있게 사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육이 안정되면 도시 자체가 안정될 것입니다.

지금처럼 자식들을 떠나보내지 않아도 되고, 자식 따라서 아내까지 떠나보내지 않아도 되고, 나아가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여수로 올 것이고, 자녀 교육을 위해 여수로 이사 오는 학부모들도 늘어날 것입니다.

여수시장이 되면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간단히 경제와 교육문제만 얼핏 얘기해도 이렇게 할 일이 많은데 복지, 해양, 항만, 물류, 산업, 농업, 어업, 축산, 문화, 관광 등 쌓인 현안만 가지고도 산더미 같을 것입니다.

이것을 시장 혼자서 어떻게 다한답니까?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주고, 공무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책임은 시장이 져주고, 의견이 대립하거든 조율해주고, 아픈 시민들 보듬어주고,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이 시장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시장 선거에 나오신 후보님들은 한 분 한 분 모두가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어려운 결단 끝에 여수시장에 출마하신 만큼 도시문화와 도시 분위기를 확 바꿔서 꿈과 희망이 넘쳐나는 도시로 이끌어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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