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장 경선 방식 등 수차례 번복…막판까지 오락가락

새정치민주연합이 여수시장과 도·시의원 후보 경선 방식을 놓고 막판까지 오락가락하면서 지역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초등학교 반장 선거보다 못하다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이번 주 후보 등록일(15∼16일)을 눈앞에 두고 지난 9일 ‘전략공천은 없다’는 공문을 내려 보내 김영규·주철현 예비후보간 100%여론조사 경선을 하기한 한 전남도당이 11일 갑작스레 주철현 여수시장 후보를 사실상 전략공천인 단수추천했다.

경쟁 후보인 김영규 예비후보가 강력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자 12일 주철현 단수 추천을 없던 일로 하고 기존대로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13일 오전 또 느닷없이 김영규 예비후보를 제외하고 주철현 예비후보와 이미 컷오프로 탈락시킨 김동채 예비후보 간 경선을 한다는 내용을 도당 누리집에 공고해 또 한 번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

김영규 후보 측의 반발이 이어지자 이날 오전 10시께 ‘경선후보 확인 후 게재’로 변경한 도당은 이날 오후 중앙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예비후보를 포함해 3명의 후보가 참여하는 경선을 치르기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김동채 예비후보는 도당에 여수시장 경선 참여 접수를 하지 않았다.

혼란에 빠진 각 후보 지지층은 물론 시민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무원칙한 경선 관리에 비판을 쏟아내는 등 며칠간 여수지역 선거판은 큰 혼란에 빠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김성곤 의원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어 “최근 여수시장 경선후보 결정 과정에서 극심한 혼선이 있음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특히 경선 후보자 결정 과정에서 이름이 빠져 본의 아니게 큰 피해를 본 김영규 후보와 지지자에게 당을 대신해 깊은 사과를 드리며 다른 후보자 측에도 혼선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진화에 나섰다.

김 의원은 “구 민주계와 구 새정치계의 전격적인 통합, 그리고 무공천결정의 번복 등으로 당 공천 자체가 매우 늦었다”면서 “여기에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구 민주계와 구 새정치계 사이의 갈등으로 계속적인 파행이 생기면서 여수시장 경선 대상 및 방법이 여러 차례 번복이 됐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13일 오전엔 전날 자정 결정된 여수시장 후보 경선자 발표에 대해 실무자의 착오까지 있었다”며 혼란을 야기 시킨 실수를 인정했다.

김 의원은 “일관되게 여수시장 후보 경선을 주장했으며 시장후보의 단수추천 또는 전략공천에 대해 반대했다는 것이 분명히 기록으로 남아 있다”며 지난 11일 3차 전남도당 집행위에서 자신이 서명했다는 악소문은 회의 때 마다 작성하는 출석자명단에 서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무원칙한 경선은 도의원 선거도 마찬가지
기초비례대표 선정도 ‘나눠먹기·밀실’ 비판
1차 컷오프서 탈락한 후보자 50명 중 1명

무원칙한 경선 과정은 여수시장 선거뿐만 아니라 도·시의원 경선에서도 벌어졌다.

전남도당은 도의원 여수시제6선거구에 대해 1차 컷오프에서 4명의 예비후보 중 2명을 탈락시켰다. 하지만 후보들이 반발하자 탈락했던 2명을 다시 살리고, 경선 방식도 바꿨다.

여수지역의 6개 선거구 가운데 5개 선거구는 국민여론조사100%를 적용키로 한 반면 유일하게 6선거구만 국민여론조사50%에다 권리당원선거인단투표50%를 적용키로 해 공정성·투명성 논란이 일었다.

컷오프를 통과한 새정치계 천중근 예비후보가 권리당원(당비납부 당원)이 없는 새정치계 후보에게 권리당원선거인단투표 방식을 적용한 것은 탈당하라는 것 밖에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여수시의회 의원 비례대표도 말썽이 일고 있다.

7명이 참여한 1차 컷오프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조차 실시하지 않아 나눠먹기를 위한 밀실·졸속 공천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도당은 지난 6일 광역 및 기초비례대표 후보 공모를 밝히며 후보자들에게 선거인단을 모집해 명단을 제출하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9일 ‘추천선거인단에 의한 국민선거인단’ 모집은 철회됐으며 도당은 등록서류를 제출할 것을 공지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기초 비례대표 공모자 A씨는 “도당이 국민여론조사나 권리당원여론조사로 한다며 추천선거인단은 필요 없다는 일방적인 통보에 허탈했다”고 말했다.

다른 기초 비례대표 공모자 B씨는 “정견발표나 면접절차 등 최소한의 후보 검증 절차도 없이 서류만 보고 후보를 결정했다. 탈락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었다”며 나눠먹기식·밀실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의 무원칙한 오락가락 경선 관리로 지역 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컷오프(예비경선)를 통해 후보 검증을 철저히 하겠다던 당의 방침은 메아리에 그쳤다. 결론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여수시장과 도·시의원 후보자 50명 중 1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후보는 한영래 여수시장 예비후보 단 1명에 그쳐 개혁공천을 무색케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남지역에선 여당이랄 수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후보자간 인물, 정책, 공약 대결을 통한 검증 경선보다 상호 비방, 의혹 제기 등의 내거티브와 경선 룰을 놓고 집안 싸움을 하면서 시민의 정치혐오를 더욱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리고 시민의 몫인 경선 과정을 생략하고 여수시장을 단수추천한 것은 시민의 선택권을 박탈한 것이라는 비판의 시각도 많다.

이와 함께 후보 선정을 위한 주민여론조사도 한꺼번에 몰리면서 유권자들의 응답 기피 현상을 초래, 민심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출범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부갈등을 봉합하기에 급급, 결국 시간에 쫓겨 편의성만을 따진 경선방식을 선택하면서 정책과 인물선거를 요구하는 민심을 팽개쳤다는 따가운 질책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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