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여수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깊은 혈흔의 상처만 남기고 끝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 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오전 여론조사 경선 결과 주철현 후보가 53.25%를 기록해 김영규 후보(46.76%)를 누르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김영규 후보가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경선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한다 해도 오늘과 내일(15~16일)이 후보 등록기간이어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주철현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여수시장 후보로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여수시청 브리핑 룸에서 후보 수락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경선을 치른 김영규·주철현 두 후보 모두 득보다는 실이 컸다는 시각이 많다.

본선 레이스에 올라가기도 전에 두 후보는 상호 비방과 고소·고발 등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서 적잖은 상처를 입고 또 입혔다는 지적이다.

옛 민주계와 새정치계로 나뉘어 완전한 화학적 결합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두 후보의 경선 과정은 인물·정책·공약 대결의 정정당당한 모습의 새정치는커녕 구태 정치를 반복, 시민의 정치혐오를 더욱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이 여수시장 선거에 대해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경선 방식 등을 수차례 번복하면서 초등학교 반장 선거만도 못하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도당은 지난 9일 ‘전략공천은 없다’는 공문을 통해 김영규·주철현 예비후보간 100%여론조사 경선을 하기로 했으나 11일 갑작스레 주철현 여수시장 후보를 사실상 전략공천인 단수추천했다.

후폭풍이 거세지자 12일 주철현 단수추천을 없던 일로 하고 기존대로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13일 오전 또 느닷없이 김영규 예비후보를 제외하고 주철현 예비후보와 이미 컷오프로 탈락시킨 김동채 예비후보 간 경선을 한다는 내용을 도당 홈페이지에 공고해 또 한 번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

더욱이 컷오프에서 탈락한 후보까지 경선에 참여시킨 것을 두고 당에 경선 원칙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도당의 오락가락한 경선 관리에 대해 각 후보 진영도 불만을 드러냈다.

김영규 예비후보 측은 “김한길·안철수 지도부는 낙하산 전략공천을 즉각 철회하고 여수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천막농성에 돌입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그는 ‘호남 땅 여수에는 아무나 공천해도 당선된다’는 오만과 독선에 사로잡혀 여수 시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김한길·안철수 지도부의 밀실야합, 전략공천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국민적 배신행위요, 여수시민을 배신하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철현 예비후보 측도 “전남도당의 단수추천은 중앙당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내려지는 전략공천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며, 단수추천은 옛 민주계에 의해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중앙당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단수추천에서 시작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혀 개입한 바가 없는데도 경선 대상자 선정에서 김영규·김동채 예비후보 두 후보가 경선대상자로 번갈아 거론되면서 생각지도 못한 오해들을 받는 등 피해가 크다”며 “중앙당과 도당은 그 간의 과정을 납득이 가도록 언론 등을 통해 투명하게 설명하라”고 성토했다.

김동채 예비후보는 14일 중앙당의 오락가락 입장 번복과 변칙 및 반칙이 난무하는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인정할 수 없다며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예비후보는 “왜곡과 반칙, 무원칙, 몰상식, 공천이면 당선이라는 오만을 숱하게 겪으면서 남은 결단은 탈당밖에 없었다”며 “작금의 현실정치가 여수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고 허탈과 좌절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득권 확보를 위한 이전투구에 혈안이 된 ‘새정치민주연합’에 맡기지 않고 진정한 새정치를 바라는 시민에게 직접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불과 닷새 사이 경선 계획을 수차례 번복하고 후보자를 경선 대상에서 누락하는 등 새정치민주연합의 여수지역 경선이 밀실공천, 정략공천, 나눠먹기, 자기사람 심기라는 거센 비난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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