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후보 “경선과정 논란 시민에게 송구스럽다”
김영규 후보 “경선 결과 승복…많은 상처 남겨”

주 후보, 경선 과정에서 잃은 당의 신뢰와
김 후보와의 관계 회복이 시장 선거 변수

치열했던 6·4지방선거 새정치민주연합의 여수시장 경선이 끝나고 15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선거가 본격적인 경주에 들어갔다.

여수시장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 주철현, 통합진보당 김상일, 무소속 김충석, 김동채, 한창진, 정정균 등 6명의 후보가 치열한 선거전을 치를 전망이다.

여기에 재출마를 선언한 김충석 시장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김동채 후보가 무소속 연대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새정치민주연합과 무소속 연대의 격돌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김충석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시장 선거에 다소 유리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왔지만 김 시장이 14일 재출마를 하면서 선거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여수시장 경선 과정에서 벌어진 주철현·김영규 두 후보간의 고발과 상호 비방으로 생긴 앙금과 오락가락 경선 관리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려 향후 여수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경선에서 치열한 경합을 펼쳤던 주철현·김영규 후보는 15일 오전 여론조사결과 주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자 이날 오후 각각 2시, 3시에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2개 기관의 여론조사 합산방식으로 13~14일 진행된 경선에서 주철현 후보(53.25%)가 김영규 후보(46.76%)를 제치고 선출됐다.

두 후보는 이 자리에서 경선 과정에 대해 불만과 서운함을 나타냈다.

주 후보는 “지지자와 시민께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도 경선 상대가 수차례 바뀌는 과정서 혼란스러웠다”며 “선거를 처음 해봐서 본인뿐만 아니라 선거캠프도 힘들었고 지지자들도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경선 후보간 비방전에 대해 “선거는 후보자에 대한 자질을 검증하고 또 정책을 보는 것이다”며 “네거티브가 아니라 후보자 자질을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공안검사 출신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검사 25~30년 하면 모든 검사는 공안을 담당하게 된다. 공안검사라는 말의 배경에는 사건조작, 인권침해가 도사리고 있는데 단 한 번도 사건을 조작하거나 인권침해를 한 사실이 없다”며 “대한민국 인권부문 법률 대상을 받은 바도 있다”고 해명했다.

주 후보는 김 후보 측이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고발장을 접수 한 사실에 대해서는 “무고로 맞고발 하려 했으나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는 생각에 그만 뒀다”면서 “김 후보 측의 금품 살포자가 선거총괄책임자라는 언론보도를 보고 보도자료를 썼고 사실 책임자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알지 않냐”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에게 오늘 아침(15일) 전화 통화를 통해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드렸다”며 “오랫동안 공당에 몸담았던 공인인만큼 저를 지지해주리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곧이어 3시에 기자회견을 가진 김영규 후보는 “경선과정이 어떻든 간에 결과에 승복하고 깨끗이 잊겠다. 밤낮없이 끼니를 거르면서 힘을 보태주신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길 없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은 ‘훈계의 채찍질로’로 교훈 삼겠다”며 “경선과정이 어떻든 간에 결과에 따라 깨끗이 잊겠으며 16년 동안 의원직을 유지하며 지켰던 생활정치의 경험으로 지역발전에 정진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당원 동지 여러분이 언제든지 필요하다고 불러주면 맨발로 달려가 시름을 덮어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하지만 “큰 어려움 속에 치러진 당내 경선은 저에게도 많은 상처를 남겼으며 시민여러분의 아쉬움도 컸을 것”이라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 후보는 향후 주철현 후보의 선거 승리를 위해 도울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동안 경선 준비에 여념이 없어 향후 정치적 행보는 아직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 후보 측의 선거대책본부장에 대해서도 “생각을 안 해봤으며, 경선 결과 발표 후 주 후보의 전화를 받긴 했지만 대화는 없었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두 후보가 같은 당적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당초 옛 민주계와 새정치계로 나눠져 완전한 결합은 기대하기 어려웠던 만큼 김 후보가 주 후보를 드러내놓고 도와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는 시각이 많다.

김 후보 측 선거캠프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김 후보의 지자들의 감정이 상당히 격앙돼 있다고 전했다. 특히 김 후보의 측근이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감정이 격해져 있는데 오락가락 경선 방식이 이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고 했다.

그는 “지지자들은 측근의 구속이 상대 후보의 함정에 말려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략공천은 없으며, 김영규·주철현 후보를 경선하겠다’고 통보한 당이 느닷없이 주철현 후보를 단수추천한 것과 13일 오전 김 후보를 제외하고 컷오프에서 탈락한 김동채 후보와 주철현 후보를 경선 대상으로 발표한 것은 당이 김 후보를 죽이기 위한 의도적인 술수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당이 룰을 무시하고 주 후보를 단수추천한 것은 당원의 권리나 시민의 권익은 생각하지 않고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한 타 후보의 무리한 욕심이 만든 정치적 참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경선은 끝났고, 김 후보가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의 앙금을 털어내고 주 후보를 지지한다면 주철현 후보는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김 후보가 다른 후보를 도울 경우 여수시장 선거 판세는 예측하기 어려워 김 후보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철현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잃은 당의 신뢰와 옛 민주계인 김영규 후보와의 관계를 얼마만큼 빨리 회복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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