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품격을 높이는 문화예술 브랜드 될 것”

제5회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이 ‘새로운 필요 A new necessity’ 주제로 4일부터 21일까지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와 전남대 아트센터, 전남대 갤러리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올해 아트페스티벌에서는 4일 오후 4시 개막식으로 시작으로 15개국 30여명의 초청작가와 국내 213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종열 작가를 만나 이번 페스티벌의 의미와 지향점, 준비 과정 등에 대해 들었다.

▲ 제5회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종열 작가를 만나 이번 페스티벌의 의미와 지향점, 준비 과정 등에 대해 들었다.

- 올해 아트페스티벌의 의미는.
이번 아트페스티벌에는 세계적인 젊은 유명 작가들과 국내 유명·원로 작가들이 대거 참가한다.

이들은 이번 아트페스티벌의 주제인 ‘새로운 필요 A new necessity’, 부제 ‘지역사회와 영토 Community & Territory’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과 인간, 미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작품을 통해 보여줄 것이다.

인간이 감지를 못할 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계속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술을 어떻게 접목시켜 나아갈 것인지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내가, 우리가 살고 있는 여수에 주목했다. 여수는 엑스포를 치르면서 도시의 지형적인 변화는 물론 시민 삶의 질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앞으로 여수 시민들이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아가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을 통해 시민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예술가들이 그 변화의 선두에 서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번 아트페스티벌을 통해 우리 지역의 젊은 작가들에게 창작활동 활성화 동기를 부여하고 다양한 면모를 갖춘 예술가로의 성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은 회를 거듭할수록 인간과 자연, 미술이 조화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이와 함께 여수의 품격을 높이는 문화예술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18일 동안 열리는 프로그램은.
여수 예울마루에는 국내 원로 작가와 유명 작가들, 여수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국동에 있는 전남대아트센터에서는 15개국 30여명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젊은 외국 작가들의 현대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각, 서예, 도예 등 다양한 미술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조각 작품은 많은 시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예울마루 야외 잔디광장에 전시한다. 바다와 어우러진 조각 작품은 시민에게 정서적 안정감과 편안함을 줄 것이다.

특히 오는 19일 오후 5시 예울마루 소극장에서는 여수 최초로 한국화, 서양화, 조각, 문인화, 서예, 서각, 도예 등 예술적 역량과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 30점을 선정해 경매하는 행사도 갖는다.

미술 작품 경매는 어떻게 하는지도 보고, 좋은 작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런 기회를 접하기 쉽지 않은 만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 이번 아트페스티벌에 전시되는 작품은.
15개국 30여명의 초청작가와 국내 213명 작가들의 개성이 넘치고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전시된다.

부제인 ‘지역사회와 영토’를 예술성 있게 잘 표현한 작품과 그리스 신화를 통해 현대의 인간을 재해석한 작품 등 실험성이 강한 외국 작가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국내 작가들의 경우 평생을 순수하게 작품 활동에만 몰두해온 작가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창의성과 예술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아트페스티벌과 소통하려면.
아무래도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일반 시민에게는 낯설기 마련이다. 늘 강조하지만 예술 작품은 특별한 사람들만 감상하는 향유물이 아니다.

동네 슈퍼 가는 것처럼 미술관이나 전시관도 자주 가보라고 권한다. 억지로 해석하려고 할 필요도 없다. 그냥 가서 보고 느끼면 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몸으로, 마음으로 습득하게 된다.

사실적인 그림이 많이 전시되는 예울마루에서 그림과 친해진 후 전남대아트센터, 전남대 갤러리로 가 새로운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 이번 아트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하지만 모든 행사가 그렇듯이 충분한 예산과 하드웨적인 기반이 일정 부분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사의 포인트가 약해져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예술가들이 ‘아름다운 도시 여수’에서 아트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을 미리 알고 무료라도 참가하겠다고 할 정도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기반을 다져놓아야 한다.

광주비엔날레의 경우 예산이 70~80억원에 이른다.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의 올해 예산은 2억원이다. 예산이 부족해 안타깝지만 열심히 준비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경우 서구 문화와 동방 문화를 잇는 해상 거점 도시로 지중해 무역의 중심 도시였다. 이런 배경에는 베네치아인들의 개방성과 수용성이 있었다. 동방 문화와 서구 문화를 균형 있게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면서 나름대로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시켰는데 좁은 골목거리나 산마르코 광장의 여유가 대표적이다.

베네치아인들의 이런 저력은 베네치아를 세계적인 부의 도시로 만들었다. 인재와 자본이 몰려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덩달아 비엔날레(국제 미술 전람회), 화랑이나 아트페어(미술시장) 등도 활성화되면서 전 세계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거래되고 있다. 지역 작가들도 분발할 수밖에 없고 자부심 또한 상당하다.

- 격년마다 개최되다보니 인지도가 떨어진다. 보완점이 있다면.
개최 시기도 들쑥날쑥해 홍보하는 데 있어 애로가 많다. 개최 시기를 9월이나 10월에 구체적으로 확정지어 여수에서 아트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사실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여수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콘텐츠로써 세계적인 아트페스티벌이 우리 지역에서 열린다는 것에 시민도 자부심을 갖게 해야 한다. 여수 전체가 축제 분위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관광도 하고 문화예술도 즐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요즘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관광과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곳을 찾지 않나.

국제해양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여수가 실제 갈만한 곳이 몇 군데나 있나. 박람회장, 향일암, 오동도, 야경 둘러보고, 맛있는 음식 먹고 그 다음은 어딘가. 문화예술 콘텐츠가 이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이젠 관광의 질을 높여야 한다.

부산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부산국제영화제’를 보자. 1996년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부산 경기는 침체됐고, 지역의 많은 작가들도 부산을 떠났다. 하지만 영화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사람과 자본이 몰리기 시작했다. 영화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예술 분야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도 컸다. 영화가 부산의 문화예술 품격을 높이고 있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한 몫 하고 있다.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도 단순 전시 수준에 그칠 것이 아니라 관광과의 연계가 절실하다. 여수는 매력 있는 도시다. 여기에다 차별화된 콘텐츠가 가미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특히 문화예술 행사를 효율성만 따져 예산낭비라고 보는 시각이 만연하다. 단순히 먹고 노는 수준의 관광도시는 관광객 유인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관광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

문화예술은 우리가 매일 밥을 먹듯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 프랑스, 영국 등이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이유는 긴 역사와 문화, 유구한 인문학 정신을 현대에 맞게 살려내 자랑스러운 가치로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멀리, 길게 보고 꾸준히 투자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이게 몸에 배어 있다. 물질적인 부족은 인문학적 소양으로 채울 줄 아는 여유가 있다.

아트페스티벌에 여수 정신을 담아내야 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몫이다.

◈ 국제아트페스티벌의 그동안 성과라면.
국내 미술인들에게는 꽤 알려져 있다. 올해도 많은 작가들이 참여를 희망했지만 예산과 장소 등의 한계로 제한할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 이젠 작가 개인에게도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참가는 중요한 타이틀이 되고 있다.

다시 번 강조하지만 아트페스티벌을 단순 문화예술 행사로 치부해선 안 된다.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상시 체제로 운영하면서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명실공히 세계적인 아트페스티벌로 도약할 발판을 다져야 한다.

◈ 시민에게 당부할 말은.
예전에 여수는 ‘밀수 도시’ ‘문화불모지’로 무시를 당했다. ‘여수 와서 돈 자랑 하지 말라’고 하는데 실제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 소문이 그렇게 난 것 같다.

이제 이런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화예술 행정의 변화와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품격이 높은 도시는 시민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가운데 문화와 예술이 있다.

문화와 예술은 또 세계와 삶을 바라보는 자세다. 인간의 삶과 생활의 질을 향상하고, 여러 가지 시스템과 관계를 맺으며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런 의미에서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이 여수의 품격을 높이고, 시민에게 가을의 정취와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행사 문의 010-7675-5565 www.yia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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