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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여수는 어떤 도시입니까?
발행인 박완규  |  pawg3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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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10  17: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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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을 통해서 저는 뭔가 아쉽고 아프고 애달픈 여수의 이런저런 문제에 대해 얘기를 하곤 합니다.

오늘은 이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여수는 어떤 도시인가?” 이 질문은 그동안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수도 없이 던졌던 질문입니다. 해양의 도시, 엑스포의 도시, 관광의 도시, 산업의 도시 등등 여러 가지 대답이 많았습니다.

사람을 향해 “너는 어떤 사람이냐?”하고 묻는 것은 “너의 정체성이 뭐냐?”하고 묻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우리 도시에 똑같은 질문을 자주 던지는 까닭은 도시의 정체성에 대해서 자주 물어보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도시의 정체성에 대해 자주 물어야 하는 까닭은 도시의 중심을 잡아가는데 있어 이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한 때는 여수의 입간판마다 ‘국제 해양 관광 레저 스포츠 교육 문화 수도’라는 구호가 붙어있었습니다.

이렇게 구호가 다양하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구호가 이렇게 나열식이다 보니 시민들이 생각하기에 실속보다는 말 그대로 구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지금 여수는 대한민국 기초 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박람회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말에는 호텔에 방이 없을 정도입니다. 찾아주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이분들이 이렇게 방문하고 돌아갔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도시를 다시 방문하고 싶어 할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 도시를 방문할 것을 추천해줄까? 그것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정작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이 도시에 살고 있는 것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최근에 인근 순천에 신도시 하나가 생겼습니다. 신대지구입니다. 그곳에 있는 학교에서 지금처럼 새 학기가 되면 신입생들을 받는데 그 신입생 중에 약 30% 정도가 여수에서 전학을 온 학생들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전학을 왔다는 것은 가족 모두가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재학생까지 합하면 그 인구만 해도 4인 가족 기준으로 수천 명이 넘을 것입니다. 왜 이 사람들은 이렇게 여수를 떠나 그곳으로 이사를 갔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여수를 빠져나간 인구의 50%가 20~30대라는 사실이 우리를 더 슬프게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한 번 물어야 합니다. 도시의 젊은 사람들은 왜 이 도시를 떠나갈까요? 어린 자녀를 가진 젊은 부모들이 왜 이 도시를 떠나갈까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어쩌면 아주 간단하고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도시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취해서 내실을 기하지 못하면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동안 여수를 지배해 왔던 정치와 행정이 주로 관심을 가졌던 것은 밖으로 보여지는 수치와 구호들이 많았습니다. 그것이 마치 시민의 행복을 보장하고 시민들의 자부심을 갖게 하는 원천이나 되는 것처럼 강조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가 빨리 자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아들딸들은 왜 우리 지역에 있는 기업들에 취직을 하지 못합니까? 우리의 근로자들은 왜 울산, 대산 등으로 일을 찾아 떠나가야 합니까? 우리의 중소기업들은 왜 자꾸만 일감이 줄어듭니까? 수도 없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라도 보여주기 식의 집단주의적인 지역 담론에서 벗어나 시민 개개인의 솔직한 욕망을 이해하는 것에서 이 도시가 다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도시의 구호가 아무리 화려하다해도 그 도시에서 시민이 떠나가면 그것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이 도시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 꿈이 현실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치와 행정이 이 도시에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안전하고, 건강하고, 쾌적하고, 특성 있고, 그러면서도 모두가 더불어서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도시일 것입니다. 동네마다 도서관을 세우고 배고파서 우는 사람이 없는 도시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도시일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10년 뒤에 도시가 이랬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그 계획이 시청의 캐비닛 속에서 잠자고 있는 계획이 아니라, 시민 개개인의 가슴 속에 살아 꿈틀댈 수 있는 계획이고 꿈이어야 할 것입니다.

도시는 한 나라의 경쟁력이자 후대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입니다. 그러하기에 짜임새 있는 도시, 깨끗한 도시,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도시를 만들 책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에 대해 우리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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